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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정치적 제도, 민주주의 그리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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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제도, 민주주의 그리고 개발
(Economic Institutions, Democracy, and Development)

밍신페이(Minxin Pei)
프린스턴대 교수, 정치학


Summary

정부형태(forms of government), 경제개발, 그리고 내면을 흐르는 정치적 경제적 가치들 사이의 복잡한 관계는 과거 100년 이상 동안 학문적 연구의 대상이었다. 보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통치구조의 문제점들, 공공정책 그리고 경제적 성과들이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이러한 3각 관계에 관련된 문제들이 정책입안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논문은 그 수수께끼의 중심에 있는 핵심적인 문제를 다룬다: 즉 민주주의와 경제 개발이 서로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가? 이 논문은 시장과 민주주의의 관계보다는, 정치시스템, 경제개발, 그리고 가치들이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 연구의 성과(발견)는 몇 가지 정책적 시사점들을 갖는다. 첫째, 통치구조를 개선시키는데 富의 증가가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미약하다면, 경제개발을 가속화시키는 것만으로는 훌륭한 통치구조를 달성할 수 없다. 둘째, 민주화만으로는 즉각적인 통치구조의 개선을 달성할 수 없다. 훌륭한 통치구조(good governance)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경제활동을 지배하며 경제적 자유를 확대해주는 제도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가장 심각한 도전은 정치적이다.- 즉 비민주적 요소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이제 새로이 민주화로 나아가고 있는 많은 국가들의 비우호적인 환경 속에서 어떤 방법으로 경제 제도를 구축할 것인가?
많은 개발도상국가들에 있어서 민주주의와 심각한 수준의 부패가 공존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민주화는 경제발전을 위한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면전략(two-pronged strategy)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새로이 민주화된 국가들에 있어서는, 거시 경제적인 안정(macro-economic stability), 재산권의 보장 (security of property right), 및 자유 무역(free trade)에 가장 즉각적이고 직접적이며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경제제도들을 확립하고 공고히 하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둘째, 아직 민주화가 되지 않은 국가들에 있어서는, 직접적인 민주화 추진보다는 앞에 얘기한 경제제도들을 확립하고 공고히 하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민주주의와 경제개발
지속적인 경제발전이 민주적 제도들(democratic institutions)을 가져오게 되며, 경제 발전이 가져오는 여러 요소들을 통해 궁극적으로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게 된다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그러나 서베이를 분석해 볼 때 富와 민주주의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이 둘 사이의 관계는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의 연구들은 민주주의의 탄생과 지속성에 경제발전이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많은 시사점들을 제공한다. 한 연구는 특히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에 경제수준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만, 민주주의의 탄생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른 연구들은 경제수준이 민주주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만 그 정도는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연구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경제발전의 정확한 영향력의 정도에 대해서는 상이한 결론을 보이지만, 경제발전이 민주주의에 도움이 된다는 중요한 사실에 대해서는 일치하고 있다.
정부형태 (통치구조)가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독재 정권은 종종 민주주의와 관련된 것으로 인식되는 불리한 점들 (부자들의 재산권의 불안전성, 높은 소비와 낮은 저축율, 및 집단이익 추구 등)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경제개발에 있어서 利點을 가지고 있다는 견해는 한 때 대단히 유행하였다. 하지만 민주주의 하에서의 개방적인 정치적 과정들이 그런 불리한 점들을 초래할 수 있겠지만, 똑같은 문제점들이 독재정권 하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만한 근거는 없다.
이러한 이론적 및 실증적 분석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중요한 문제들이 미해결로 남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법에 의한 지배(the rule of law)와 정치형태의 복잡한 관계이다. 법에 의한 지배는 민주주의의 불가분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어 왔다. 현실적으로 볼 때, 민주적 제도들이 법에 의한 지배를 강화하거나 방어하기도 하겠지만, 그 똑같은 제도들이 법에 의한 지배를 약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민주주의가 법에 의한 지배의 선결조건인지의 여부도 불명확하다. 많은 비민주적 정권들도 법에 의한 지배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법에 의한 지배는 민주적으로 선출되었든 그렇지 않든 통치자가 일정한 정치적 제약 속에 위치할 때에만 그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최우선 과제는 공식적인 민주주의를 장려하기보다는, 중간단계로서 정치적, 제도적 다원주의 (pluralism)를 촉구하는 것이다.

민주주의, 개발, 경제적 자유, 및 부패: 최근의 몇 가지 연구 결과
최근의 연구자료에 대하 간단한 분석을 해 보면, 민주주의가 향유하고 있는 경제개발에 있어서 제도적 이점들이 가난한 국가에서는 왜 찾아보기 어려운지에 대해 몇 가지 시사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자료를 분석해 보면 민주주의와 경제수준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진다. 회귀분석에 의하면 일인당 소득수준은 민주주의와 경제적 자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인당 소득, 정치 형태, 경제적 자유, 지각된 부패수준(corruption perceptions)들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다룬 연구도 존재한다. 연구결과를 보면, 경제수준, 민주주의, 경제적 자유는 모두 통치구조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경제적 자유가 부패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독재정권은 부패할 가능성이 더 높다. 제도들은 바람직한 정치형태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제사회의 최우선 과제는 즉각적인 민주적 개혁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고, 경제적 자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경제제도에 있어서의 개혁을 촉구하는 것이다.

통치구조와 경제개발: 중국의 기적은 신기루로 변해버릴 것인가?
지난 20년간의 중국 경제발전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 그러나 중국의 통치구조가 개선되었느냐에 대해서는 공감도가 훨씬 낮으며, 나아가서, 정치제도에 있어서의 개혁과 통치구조의 개선이 없이 중국의 경제적 발전이 앞으로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선 이론이 분분하다.
중국에 있어서는 "세번째 혁명"이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중국의 과거의 성공은 상대적으로 낮은 출발점 덕분이며, 미래의 성공을 보장한다고 볼 수 없고, 통치구조에 있어서의 개선 성과가 미약했기 때문이다. 제도적 취약점들은 통치구조의 악화를 초래하며 중국의 경제적 성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