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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한국의 가치, 문화 그리고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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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가치, 문화 그리고 민주주의
(VALUES, CULTURE AND DEMOCRACY IN KOREA)
유종근(You Jong-Keun)
전북지사 겸 대통령 경제고문

Summary

-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요인들이 아시아 문화에 내재한다는 주장은 아시아의 가치라는 개념을 무리하게 단순화한 것이다. 그보다는, 대가족 제도와 건전한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법치에 대한 존중의 결여가 민주주의 실현에 핵심적인 장애물이었다.

- 아시아의 가치와 문화가 민주적인 통치구조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느냐의 문제는 금융위기의 시작과 함께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 한 때 이 지역의 경제적 성공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던 아시아의 가치가 이제 경제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비난받게 되는 커다란 상황변화가 일어났다. 아시아의 기업문화에 존재해 왔던 정경유착과 같은 한가지 특징이 아시아적 가치로 명명될 때 무리한 단순화가 발생한다.

- 김대중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의 개혁은 책임, 공정한 경쟁 및 투명성에 기본을 두고 있으며, 이들은 민주적 질서와 공공부문 및 사기업 문제들을 관리하는 근본적인 원칙들이다.

- 싱가포르의 리관유(Lee Kwan Yew)와 말레이시아의 수상 마하티르(Mahathir)는 민주주의라는 개념이 아시아에 이질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러한 견해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서구와 아시아 사회가 구현하고자 하는 가치 측면에서 볼 때 근본적인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 예를 들면, 아시아에도 선거가 존재하며, 선거는 시장에서의 경쟁과 유사하다. 왜냐하면 이 둘은 모두 소비자의 복지를 증진시키기 때문이다. 비록 아시아에서 선거의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사회적 지위를 시험이나 그와 비슷한 메커니즘을 통해 결정하는 아시아에서 존재했던 전통들은 혈통을 대단히 중시했던 유럽보다도 오히려 민주적이었다.

- 아시아 사회들은 비록 엄격하게 지켜지지는 않았지만 민주적 가치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이러한 실패의 원인은 법치(rule of law) 대신에 인치(rule of man)를 주장했던 유교의 교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 대가족 문화는 아시아의 취약한 민주적 구조의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의 전환은 서구에서는 수 세대에 걸쳐서 진행되었다. 그러한 과정에서 사고구조, 관습 및 행동이 거기에 맞추어서 변화하였다. 한국은 한 세대만에 산업화가 이루어졌고 농경사회의 대가족 문화로부터 (탈피하여 새로운 사회로)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하였다.

- 시장 경제처럼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 이러한 상호의존관계는 양측에 모두 혜택을 증가시킨다. 공정성, 정직 그리고 책임을 지는 거래가 확립되어감에 따라 신뢰와 협조의 관행이 만들어진다.

- 농경사회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동일인이며, 상호의존에 대한 필요의 결핍은 대가족처럼 특정집단에게만 신뢰관계를 구축하게 되는 결과를 유발한다. 그리하여, 책임(accountability), 공정한 경쟁(fair competition) 그리고 투명성(transparency)에 대한 관심은 가족구성원에 대한 우선적인 관심 때문에 부차적인 것들로 전락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