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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규율과 국제화(Discipline and International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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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율과 국제화(Discipline and Internationalization)

폴 슐루터
덴마크 전수상

SUMMARY

- 나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이라는 김대중 대통령의 원칙에 강한 지지를 표명합니다. 자본주의 혹은 시장경제의 몇 가지 측면들은 (예; 무분별한 기업확장과 부패) 투명성과 법치에 근거한 민주주의의 견제를 필요로 하는 반면, 경제적 성장은 사회적 응집력을 유지시킬 수 있는 정치적 선택의 여지를 제공해 줍니다.

- 유럽국가들의 경험에 의하면 사회적 응집력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국내 및 국제적 규율(discipline)을 필요로 합니다. 규율이란 성문화되어 있든 그렇지 않든 사회적 규칙들이 존중되어야 된다는 국민들의 인식을 말합니다. 사회적 규칙에 대한 존중이 가능한 이유는 규칙을 존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각 개인에게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유익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결국 깨닫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규율은 국가 구성원들로 하여금 서로를 신뢰하게 하고, 그들이 가진 지식을 공유하며 그럼으로써 생산성 증가를 가능하게 합니다.

- 국제적 무대에서의 규율은 특히 중요합니다. 많은 국가들에 있어서 대략 30%정도의 GNP가 국제시장에서 획득되며 다국적기업들이 상당한 양의 고용과 생산을 떠맡고 있는 오늘날 국내적으로만 적용되는 규칙은 별 의미가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국제적 규칙들이 지켜져야 합니다.

- 이것이 바로 EU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EU에 속한 어떤 국가도 무책임한 경제행위를 추구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덴마크는 1982년 재정적자가 9.2%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슐루터 정부는 집권 4년만에 3.4%의 흑자로 반전시켰습니다. 덴마크가 이러한 업적을 이룩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제적 투자가들과 다국적 기업들이 덴마크에 불리한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덴마크가 국제적 경제환경에 맞추어 국제적 규칙을 기꺼이 수용했기 때문입니다.

- 또 다른 국제적 제도의 사례는 1970년대와 80년대 유럽에서 대단히 효과적이었던 '유럽환율 메카니즘' (ERM: European Exchange Rate Mechanism)입니다. ERM하에서는 환율이 고정되어 있으나 조정이 가능하며 중앙은행들에 의해서 관리되는 신용시스템으로서 당시의 유럽에 필요했던 규율과 융통성을 적절하게 제공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 아시아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발전 중에 있습니다. 이 지역의 발전 도중에 있던 민주주의가 세계경제의 무거운 충격에 갑자기 습격을 받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 지역에 팽배했었던 정경유착, 부패 그리고 보조금 지급이 금융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경제의 왜곡된 부분을 시정하기 위해서는 국내적 규율과 국제적 규율이 모두 필요합니다.

-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국제적 협력은 유럽에서 시행되어 왔던 방법에 아시아 지역의 특수성이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조직화되어야 합니다. 규율은 국제적 규칙과 법을 통해서 도입될 수 있습니다. 국내법과 규칙들은 국제적 법과 규칙에 의해 일정 수준까지 대체되거나 보완될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국가 경제는 경제를 왜곡시키는 무절제한 지출과 불규칙성을 유발하는 무책임한 경제정책들을 회피할 수 있으며 사람들 사이에 신뢰를 심을 수 있습니다. 그러한 국제적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개개의 국가들이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사회적 응집력을 동시에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