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의 미래
최근 대우자동차가 어려움에 빠졌다. 기아자동차가 부도나면서부터 시작된 자동차 산업의 붕괴는 쌍용자동차에 이어 삼성자동차도 문을 닫게된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물론 대우자동차가 흔들리는 이유에는 모기업 그룹의 자금사정이 악화되었다는 등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때 반도체와 더불어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가는 양대 축을 이루어왔던 자동차 산업이 여지없이 몰락하게된 원인에 대해 각별히 주목해야만, 우리는 대우자동차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산업은 한때 우리경제의 커다란 자랑거리중의 하나였다. 현대자동차가 우리의 첫 고유모델인 포니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1976년부터였다 불과 20년 남짓의 짧은 기간 동안 우리의 자동차산업은 세계 유수 자동차업체들과 수출경쟁을 벌이면서 생산 능력면에서 영국, 이탈리아 등을 따돌리고 세계 5위국으로 우뚝 솟았던 것이다. 그러나 90년대 중반부터 전 세계 자동차시장은 극심한 공급초과 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세계적으로 7천만대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수요는 4천만대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3분의 1 정도의 공장은 놀릴 수밖에 없는 형편에 처해 있었다. 그러다 보니 경쟁력이 떨어지는 회사들부터 경영난에 봉착한 것이다.
이 때문에 세계 각지의 많은 자동차 공장들이 문을 닫거나 주인이 바꾸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극명히 드러난 것은 기술력을 갖춘 공장과 그렇지 못한 공장과의 차이이다.
경영위기로 말하자면, 10년 연속 위기를 맞은 일본의 닛산자동차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일본 내수시장의 부동의 2위 자리를 고수해 오던 닛산이 위기를 맞은 것은 90년대 초반부터였다. 당시 레저용자동차(RV)차 붐이 일었을 때 닛산은 경영진의 판단 잘못으로 판매 시기를 놓쳐 내수시장을 잃었다. 여기에 95년경 일본의 엔화가치가 80엔대로 일시에 급등하자 해외시장에서마저 가격경쟁력을 잃고 말았다. 그러자 닛산은 많은 로얄티를 받고 한국의 삼성자동차에 자동차 생산기술을 팔아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그러나 97년 아시아의 통화위기 바람이 거세지자 닛산은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80년대부터 해외투자를 늘려 온 것이 닛산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이다. 여기에 새로운 환경기술을 둘러싸고 대형 자동차업체간의 제휴·합병이 줄을 잇자, 닛산의 위기감은 절정에 달했다. 닛산은 연비성능이 우수하고 질소산화물(NOx)을 대폭 감소시킨 디젤엔진 기술과 하이브리드카 등 환경차 분야 및 안정성 분야의 기술력을 내세워 협력회사를 찾아 나섰다. 닛산은 금년 봄 프랑스 르노(Reault)의 자본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함으로서 마침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재편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
연이은 위기 속에서 닛산이 간판을 내리지 않고 연명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력 때문이었다. 닛산은 '기술의 닛산'이라 불릴 정도로 기술 축적에 온 힘을 기울였던 까닭에 닛산의 자금사정이 심각하다는 소문이 장안에 널리 퍼져 있을 때도 기술을 팔아 자금을 확보하고 외국의 투자가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닛산에 투자해 사세를 크게 확장시킨 프랑스의 르노 역시 과거 극심한 경영위기를 겪었던 기업이다. 프랑스는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의 자동차 강국이다. 그러나 프랑스도 70년대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 일본자동차들이 유럽시장에 물밀듯이 들어올 때 프랑스 자동차업계가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 결과였다. 그 결과 3위 업체인 시트로엔(Citröen)사는 푸조(Peugeot)에 흡수되었고 르노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제조라인들을 폐쇄시켜야 했다. 그럼에도 이들 회사들이 극적으로 회생할 수 있었던 것은 기계설계와 디자인 분야의 고급인력을 계속 유지시키고 키워왔기 때문이다. 결국 르노도 디자인, 자동차 안전성에 대한 독보적인 기술력이 있었기에 화려한 재기가 가능했던 것이다.
지금 세계의 경영 환경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소비자의 기호는 수시로 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은 날로 심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생산·판매·재무구조 등 어느 한 분야가 뒤떨어지면 금방 위기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독자적인 기술력을 가진 기업은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더라도 이를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대우자동차의 궁극적인 미래도 기술력에 달려있다. 대우자동차가 자금난에 빠져 있다 하더라도 경차 생산 등을 통해 얻은 기술력을 얼마나 집약시켜 세계시장에 어필하느냐가 재기의 관건이 될 것이다. 회사가 어렵더라도 자본을 끌어들여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길은 독자적인 기술력에 있다는 사실을 닛산과 르노의 경험을 통해 직시해야 할 것이다.
최근 대우자동차가 어려움에 빠졌다. 기아자동차가 부도나면서부터 시작된 자동차 산업의 붕괴는 쌍용자동차에 이어 삼성자동차도 문을 닫게된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물론 대우자동차가 흔들리는 이유에는 모기업 그룹의 자금사정이 악화되었다는 등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때 반도체와 더불어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가는 양대 축을 이루어왔던 자동차 산업이 여지없이 몰락하게된 원인에 대해 각별히 주목해야만, 우리는 대우자동차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산업은 한때 우리경제의 커다란 자랑거리중의 하나였다. 현대자동차가 우리의 첫 고유모델인 포니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1976년부터였다 불과 20년 남짓의 짧은 기간 동안 우리의 자동차산업은 세계 유수 자동차업체들과 수출경쟁을 벌이면서 생산 능력면에서 영국, 이탈리아 등을 따돌리고 세계 5위국으로 우뚝 솟았던 것이다. 그러나 90년대 중반부터 전 세계 자동차시장은 극심한 공급초과 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세계적으로 7천만대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수요는 4천만대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3분의 1 정도의 공장은 놀릴 수밖에 없는 형편에 처해 있었다. 그러다 보니 경쟁력이 떨어지는 회사들부터 경영난에 봉착한 것이다.
이 때문에 세계 각지의 많은 자동차 공장들이 문을 닫거나 주인이 바꾸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극명히 드러난 것은 기술력을 갖춘 공장과 그렇지 못한 공장과의 차이이다.
경영위기로 말하자면, 10년 연속 위기를 맞은 일본의 닛산자동차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일본 내수시장의 부동의 2위 자리를 고수해 오던 닛산이 위기를 맞은 것은 90년대 초반부터였다. 당시 레저용자동차(RV)차 붐이 일었을 때 닛산은 경영진의 판단 잘못으로 판매 시기를 놓쳐 내수시장을 잃었다. 여기에 95년경 일본의 엔화가치가 80엔대로 일시에 급등하자 해외시장에서마저 가격경쟁력을 잃고 말았다. 그러자 닛산은 많은 로얄티를 받고 한국의 삼성자동차에 자동차 생산기술을 팔아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그러나 97년 아시아의 통화위기 바람이 거세지자 닛산은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80년대부터 해외투자를 늘려 온 것이 닛산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이다. 여기에 새로운 환경기술을 둘러싸고 대형 자동차업체간의 제휴·합병이 줄을 잇자, 닛산의 위기감은 절정에 달했다. 닛산은 연비성능이 우수하고 질소산화물(NOx)을 대폭 감소시킨 디젤엔진 기술과 하이브리드카 등 환경차 분야 및 안정성 분야의 기술력을 내세워 협력회사를 찾아 나섰다. 닛산은 금년 봄 프랑스 르노(Reault)의 자본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함으로서 마침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재편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
연이은 위기 속에서 닛산이 간판을 내리지 않고 연명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력 때문이었다. 닛산은 '기술의 닛산'이라 불릴 정도로 기술 축적에 온 힘을 기울였던 까닭에 닛산의 자금사정이 심각하다는 소문이 장안에 널리 퍼져 있을 때도 기술을 팔아 자금을 확보하고 외국의 투자가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닛산에 투자해 사세를 크게 확장시킨 프랑스의 르노 역시 과거 극심한 경영위기를 겪었던 기업이다. 프랑스는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의 자동차 강국이다. 그러나 프랑스도 70년대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 일본자동차들이 유럽시장에 물밀듯이 들어올 때 프랑스 자동차업계가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 결과였다. 그 결과 3위 업체인 시트로엔(Citröen)사는 푸조(Peugeot)에 흡수되었고 르노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제조라인들을 폐쇄시켜야 했다. 그럼에도 이들 회사들이 극적으로 회생할 수 있었던 것은 기계설계와 디자인 분야의 고급인력을 계속 유지시키고 키워왔기 때문이다. 결국 르노도 디자인, 자동차 안전성에 대한 독보적인 기술력이 있었기에 화려한 재기가 가능했던 것이다.
지금 세계의 경영 환경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소비자의 기호는 수시로 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은 날로 심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생산·판매·재무구조 등 어느 한 분야가 뒤떨어지면 금방 위기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독자적인 기술력을 가진 기업은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더라도 이를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대우자동차의 궁극적인 미래도 기술력에 달려있다. 대우자동차가 자금난에 빠져 있다 하더라도 경차 생산 등을 통해 얻은 기술력을 얼마나 집약시켜 세계시장에 어필하느냐가 재기의 관건이 될 것이다. 회사가 어렵더라도 자본을 끌어들여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길은 독자적인 기술력에 있다는 사실을 닛산과 르노의 경험을 통해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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