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기술이 세계를 지배함에 따라 미국의 영향력이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경제뿐만 아니라 언어와 문화에서도 미국의 생활양식이 세계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생태계도 이런 추세에 편승하고 있다. 서구 문명을 모방하는 경제발전이 빚어내는
생태계의 파괴는 차치하고라도 미국의 종(種)이 토속적인 종자를 말살시키는 사태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황소개구리와 청개구리다.
이름 그대로 울음소리가 황소와 같은 그 개구리는 우리 고유의 청개구리와 참개구리보다
각각 10배에서 3배까지 크다고 한다. 식욕도 왕성하여 양서류와 파충류까지 잡아먹어 고유의
개구리는 곧 멸종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작은 연못에서 작은 몸집으로 분수를 즐겼던 고유의 참개구리들은 이제 거와(巨蛙)의
위세에 눌려 생존을 위협받게 된 셈이다. 자기 몸집은 종전과 같은데, 저보다 큰 침입자로
인해 일순간 왜소한 존재로 전락한 것이다.
황소개구리가 없는 작은 연못을 제대로 찾는다면 얼마나 행복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제게 맞는 바른 연못’(R. H. Frank, 'Choosing the Right Pond’
(Oxford,1985)의 제목)을 골라야만 한다.
개구리에게만 연못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 인간에게도 나 자신의 절대적인 기준보다는
남과 비교되는 상대적 잣대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은 특히 소비에서 많이
나타난다.
옆집에서 어제 산 최신 유행물을 구입해야만 마음이 평안하고, 고소득 국가의 상류층이
즐기는 소비를 흉내내야만 문화인 같고, 동창회에서 만난 그 친구네보다는 우리 남편의 소득이
더 많아야만 만족하는 경우가 우리 일상에 비일비재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존스네를 따라가야’(Keeping up with the Joneses)만 하고, 우리
사회에서는‘사돈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한다. 동질성과 형평성이 강한 우리 사회에서는
특히 고소득계층의 과소비가 널리 파급된다.
이와 같이 후진국이 선진국을 흉내내고, 사치스런 이웃의 행태를 모방하며, 내 소득보다는
남의 소비수준을 따르는 현상을 듀젠베리(J. S. Dusenberry)의‘전시효과’(demonstration effect)
라고 한다. 경제학에서 효용으로 표시되는 사람들의 만족감이 소비의 절대량뿐만 아니라 남과
비교해서 상대적 소비수준이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비록 나의 소득이 적고 마음대로 쓰지 못해도, 내 이웃보다 많으면 만족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작은 연못에 사는 개구리는 쉽게 행복해질 수 있지만, 큰 연못에서 황소개구리와
함께 사는 개구리는 오히려 상대적 빈곤만 늘어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전시효과를 불러오는 소비의 상대성이다. 어려운 때에도 세월 좋았던 시절의
소비습관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되며, 지난주에 소개했던 과시소비도
전시효과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소비가 부족한 선진국에서는 전시효과가 경기부양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저축이 중요한
후진국에서는 오히려 반대현상이 나타난다. 소비의 상대성 가설을 믿는다면 큰 이웃의 소비만
기웃거리는 사람은 영원히 행복할 수 없다.
경제뿐만 아니라 언어와 문화에서도 미국의 생활양식이 세계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생태계도 이런 추세에 편승하고 있다. 서구 문명을 모방하는 경제발전이 빚어내는
생태계의 파괴는 차치하고라도 미국의 종(種)이 토속적인 종자를 말살시키는 사태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황소개구리와 청개구리다.
이름 그대로 울음소리가 황소와 같은 그 개구리는 우리 고유의 청개구리와 참개구리보다
각각 10배에서 3배까지 크다고 한다. 식욕도 왕성하여 양서류와 파충류까지 잡아먹어 고유의
개구리는 곧 멸종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작은 연못에서 작은 몸집으로 분수를 즐겼던 고유의 참개구리들은 이제 거와(巨蛙)의
위세에 눌려 생존을 위협받게 된 셈이다. 자기 몸집은 종전과 같은데, 저보다 큰 침입자로
인해 일순간 왜소한 존재로 전락한 것이다.
황소개구리가 없는 작은 연못을 제대로 찾는다면 얼마나 행복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제게 맞는 바른 연못’(R. H. Frank, 'Choosing the Right Pond’
(Oxford,1985)의 제목)을 골라야만 한다.
개구리에게만 연못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 인간에게도 나 자신의 절대적인 기준보다는
남과 비교되는 상대적 잣대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은 특히 소비에서 많이
나타난다.
옆집에서 어제 산 최신 유행물을 구입해야만 마음이 평안하고, 고소득 국가의 상류층이
즐기는 소비를 흉내내야만 문화인 같고, 동창회에서 만난 그 친구네보다는 우리 남편의 소득이
더 많아야만 만족하는 경우가 우리 일상에 비일비재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존스네를 따라가야’(Keeping up with the Joneses)만 하고, 우리
사회에서는‘사돈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한다. 동질성과 형평성이 강한 우리 사회에서는
특히 고소득계층의 과소비가 널리 파급된다.
이와 같이 후진국이 선진국을 흉내내고, 사치스런 이웃의 행태를 모방하며, 내 소득보다는
남의 소비수준을 따르는 현상을 듀젠베리(J. S. Dusenberry)의‘전시효과’(demonstration effect)
라고 한다. 경제학에서 효용으로 표시되는 사람들의 만족감이 소비의 절대량뿐만 아니라 남과
비교해서 상대적 소비수준이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비록 나의 소득이 적고 마음대로 쓰지 못해도, 내 이웃보다 많으면 만족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작은 연못에 사는 개구리는 쉽게 행복해질 수 있지만, 큰 연못에서 황소개구리와
함께 사는 개구리는 오히려 상대적 빈곤만 늘어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전시효과를 불러오는 소비의 상대성이다. 어려운 때에도 세월 좋았던 시절의
소비습관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되며, 지난주에 소개했던 과시소비도
전시효과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소비가 부족한 선진국에서는 전시효과가 경기부양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저축이 중요한
후진국에서는 오히려 반대현상이 나타난다. 소비의 상대성 가설을 믿는다면 큰 이웃의 소비만
기웃거리는 사람은 영원히 행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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