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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취업

취업의 적








구직 스트레스

얼마 전 모 취업사이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직자 10명 중 7명이 취업실패로 인한 스트레스성 질환에 시달린 적이 있다고 한다. 뭐 좋다. 취업실패로 스트레스 좀 받는 거야 어쩌면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조사결과를 접하는 순간 다소 심각해지기 시작한다. 구직자의 60%, 그러니까 무려 10명 중 6명이 취업실패를 비관해 자살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태백, 낙바생이란 말이 생겨나고 유행할 만큼 취업하기 힘든 건 이제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도대체 그게 얼마나 대단한 거라고 자살충동마저 느끼게 되는 건지….


그런데 이런 구직자의 스트레스가 단순히 심리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정신건강이 직장을 구한 젊은이들의 그것보다 좋지 못하다는 사실이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되었다.


성신여대 심리학과 장재윤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청년실업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종단 연구’라는 논문에 따르면 6개월을 간격으로 ‘미취업-미취업’ 집단과 ‘미취업-취업’ 집단의 정신건강을 정신측정 방법 GHQ(General Health Questionnaire)를 이용하여 측정해 본 결과, ‘우울· 불안’ 항목에서 ‘미취업-취업’ 집단은 7.76을 기록했으나 ‘미취업-미취업’ 집단은 무려 9.08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GHQ 총점 항목에서도 ‘미취업-미취업’ 집단은 16.83을 기록해 ‘미취업-취업’ 집단의 14.55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었다.(수치가 높을수록 정신건강이 좋지 않다고 한다)











지배할 것인가, 지배당할 것인가

상황이 이 쯤 되고 보니 이 ‘스트레스’란 녀석을 무심코 방치해서는 안 될 듯하다. 우리 몸 속의 병균이 그러하듯 원래 좋지 못한 것일수록 무서운 속도로 자라나고 퍼지는 법이다. 취업 실패로 인해 생겨난 스트레스가 개인을 피폐하게 만들뿐 아니라 취업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로 자리 잡을 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스트레스에게 지배당할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지배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스트레스를 지배할 수 있을까?


우선 생활리듬을 규칙적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 번 깨진 생활리듬을 다시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낮밤이 뒤바뀐 불규칙적인 생활은 몸에 무리를 가져다줄 뿐 아니라 정신마저 갉아먹는다. 해가 중천을 넘어 서쪽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3시, 4시쯤에 일어났을 때의 결코 유쾌하지 않았던 기분을 떠올려보자. 나 자신에 대한 한없는 회의, 자신감 상실은 취업의 최대 적이다.


다음으로 ‘뭐’든 하는 것이 좋다. 당장 취업하기가 힘들다면 일단 아르바이트라도 하자. 아르바이트는 나중에 이력서를 채워주는 좋은 경력이 될 뿐더러 일정한 시간에 어디론가 갈 곳이 있다는 사실,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칫 지쳐 버리기 쉬운 구직기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하나의 전환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는 멘토를 꼭 만들자. 사람은 지극히 나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여서 혼자의 힘으로는 결코 이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없다. 하루에도 몇 번씩 좌절감을 맛보고 심해지면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며 극단적인 경우엔 자살충동까지도 느낄 수 있다.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비 올 때 우산을 씌워주는 친구가 아니라 같이 비를 맞아줄 수 있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도 있듯이 꼭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순간의 우울한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멘토가 있다면 힘든 구직생활을 나기에 훨씬 좋을 것이다.


사실 누구나 알고 있는 빤한 이야기다. 하지만 빤해도 한 번 해보자. 스트레스성 질환에 시달리는 것보다야 낫지 않을까?


 


출처: 사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