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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취업

취업에도 리허설이 필요하다








대기업보다 대학 교직원이 좋아?!

얼마 전 신문 한 귀퉁이에서 ‘부럽다 부러워 대학 교직원’이란 제목의 기사를 봤다. 내용인즉슨, 요즘 대학 교직원의 인기가 그야말로 하늘을 찌른다는 것이다. 과연 진짜 하늘을 찌르고 있을까? 지난 9월 고려대에서 재무파트 교직원 선발 공고를 내자 한국도로공사, 코오롱건설, LG화학 등 국내 유명 대기업 직원들뿐만 아니라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 이른바 전문직이라 불리는 곳에 종사하는 사람들까지 대거 지원했다고 한다.

고려대가 이러하니 어디 연세대라고 가만히 있겠는가! 연세대 역시 7월에 신입 교직원 7명을 선발했는데 그 중 4명이 포스코, 한화종합화학, 웅진닷컴, 한국마사회 등 소위 끗발 날리는 기업체에서 2~3년간 근무한 이력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언뜻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남들은 못 들어가서 안달인, 그 이름만으로도 자존심 세울 수 있는 기업에 어렵게 들어가서는 왜 그 자리를 박차고 대학 교직원이 되려 하는 것일까?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그들의 선택이 충분히 이해가고도 남는다.

대학 교직원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여유로운 생활. 대기업 직원들이 피 말리는 경쟁 속에서 하루하루 외줄을 타고 있을 때 대학 교직원은 칼퇴근에 정년이 보장된 비교적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다. 급여 또한 그리 적지만은 않다. 물론, 모든 직업이 다 장단점이 있고 나름의 애환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단편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다소 무리가 있긴 하지만 밖에서 바라봤을 때 어느 정도 이러한 모습이 존재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취업만 된다면, 정말 취업만 된다면….

이제 하반기 공채 시즌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수십 대 일, 수백 대 일씩 하는 경쟁률을 보고 있노라면 한숨부터 나오게 된다. 그런 살인적인 경쟁률을 접하고 나면 다른 걸 다 떠나서 일단 합격부터 했으면 하는 바람이 드는 건 인지상정일 것이다. 마치 고등학생 때 대학생만 되면 무궁무진한 캠퍼스의 낭만이 펼쳐질 것이라 기대했던 것처럼 오직 취업에만 성공한다면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 기대하면서….

하지만 대학생활이 낭만만으로 가득 차 있지 않음을 알고 있듯이 우리 국민 5,000만 중 4,999만이 다 알고 있는 최고의 기업에 들어간다 할지라도 미처 생각지 못했던 고민, 회의감에 휩싸일 때가 분명 있을 것이다. 그리고 위에서 본 것처럼 남들 다 부러워하는 직장을 박차고 새로운 삶의 가치를 추구하며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아이스크림만 골라서 먹지 말고 직장도 골라서 가자
‘취업’ 그 자체가 가장 큰 가치가 되어 버린 요즘,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다소 현실감각 없어 보이겠지만 ‘골라서 가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물론 고르는 데에는 기준, 그것도 남이 설정해 준 것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이 우선 필요하다. 예를 들어, 종교 활동이나 취미생활을 삶의 중심으로 여기는 사람에게 업무량이 많은 기업은 그리 좋은 직장이 되지 못할 것 같다. 비록 연봉은 많이 받을 수 있을지 모르나 자신에게 가장 주된 가치인 종교 활동, 취미생활에 쏟아 부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게 마련이고 삶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직장생활에 올인 하고 그 속에서 성취감을 찾는 사람이라면 안정되었지만 변화 없는 직장보다는 모험과 도전이 많은 분야가 어울릴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태생적으로 치열한 경쟁보다는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을 좋아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이 아무리 연봉이 높다 한들 치열한 생존 경쟁을 피할 수 없는 대기업에 들어갔을 때 과연 행복해 할 수 있을까?
자신에게 어떤 직장이 가장 잘 어울리는지는 스스로가 가장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오직 ‘취업’을 향해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자칫 자신이 무엇을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망각하기 십상이다. 아무리 취업이 어렵다지만 중간 중간 ‘나는 왜 취업하려고 하는가?, 내가 직장생활을 하며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직장생활이 내 삶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몇 %인가?’하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되물어야 한다.

그리고 직장선택의 중요 기준으로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연봉, 근무조건, 사회적 지위 등도 물론 직장 선택의 중요 기준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것들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아르바이트, 인턴십은 취업으로 가는 리허설
그래서 아르바이트가 됐던, 인턴십이 됐던 미리 다양한 경험을 해 보라고 적극 권하는 바이다. 명품 옷을 입는다고 해서 다 잘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딱 맞는 스타일, 자신에게 딱 맞는 크기, 자신에게 딱 맞는 색상의 옷만 고른다면 굳이 명품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나를 한층 더 빛내줄 수 있다.

아르바이트, 인턴십 등을 통해 나에게 딱 맞는 일, 나에게 딱 맞는 직장 문화 등을 찾는 시도를 한 번 해 보자. 물론 단기간에 찾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 취업할 때 도움이 될 거라는 소극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좀 더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위한 시행착오의 장이라는 적극적인 관점에서 말이다.

 


출처: 사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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