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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취업

자신감과 자만심 사이








과대평가된 선수 혹은 과소평가된 선수

축구 경기를 즐겨보는 편이다. 특히 월드컵이나 올림픽, 한·일전의 경우는 빼놓지 않고 보는데 우리나라 선수들이 잘 하면 다행이지만 시종일관 답답한 플레이만 펼쳐 안 보느니만 못할 때도 많다. 그 중에서도 경기 흐름을 저해하는, 그러니까 저 선수는 왜 들어갔지 할 정도로 경기력이 떨어지는 선수가 간혹 있는데 그럴 땐 친구와 함께 육두문자를 써가며 그 선수에 대한 욕을 퍼붓는다.(그 선수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도 없고 경기가 끝나면 새까맣게 잊어버리지만 당시엔 꼭 그렇게 흥분을 한다.)

반면 정반대의 경우도 있는데 좋아하는 선수가 출전기회를 못 얻고 벤치에만 앉아 있으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다. 그 선수만 있었으면 수비가 저렇게 허술하지 않았을 텐데, 공격도 훨씬 원활하게 돌아갔을 텐데 하면서…. 마치 축구 전문가인양 감독의 선수기용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평가를 늘어놓는다. 저 선수는 감독이 너무 과대평가했어, 저 선수는 저 감독 밑에서 너무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등등.











여기서 일하기엔 내 능력이 아깝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힘들고 답답한 경우가 어디 한두 가지겠냐만 가장 미쳐 돌아버리고 싶을 때는 아마 자신의 능력이 제대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고 느낄 때일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런 직장에서 썩기에는 내 능력이 너무 아까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다들 한두 번씩은 해봤을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 발표된 설문조사를 보면 이러한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한 온라인 취업사이트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설문 참여자의 45.1%가 ‘현재 직장에 근무하기엔 자신의 능력이 아깝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또한 68.1%는 스스로를 핵심인재 또는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인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자신의 업무능력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뜬구름 잡는 몽상가
물론, 자신감은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야 백배는 더 낫다. 그런데 항상 이런 자신감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단어가 하나 있으니 바로 자만심이 그 주인공이다. 문제는 이러한 자만심이 자칫 구직활동에도, 직장생활에도 엄청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능력, 역량, 위치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뒷받침되지 않은 자만심은 눈높이차를 불러올 뿐이다. 연봉도 많고, 사원복지도 좋고, 사회적 인지도도 높은 그런 회사에 취직하고 싶은데 지원할 때 마다 쓰라린 실패의 경험만 맛봤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중소기업은 자존심이 허락지 않아 취업하기가 싫다면 스스로의 자신감, 아니 자만심에 대해 다시 한 번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운’이 없어서가 아니라 ‘실력’이 없어서 취업에 실패한 것일 수도 있다. 좀 더 핵심적인 업무를 수행하면 훨씬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 그만큼 이 회사에 있긴 아까운 존재인데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자신에게 핵심적인 업무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면 그것은 회사가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가 아니라 당신에게 ‘그만큼의 능력’이 없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근거’ 있는 자신감
긍정적인 삶의 자세와 자신감은 자기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그 앞에 ‘근거’라는 하나의 단어가 덧붙여져야 한다. 지금 당장, 주관적인 느낌이 아니라 객관적인 잣대로 나를 평가해 보자.

나는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어떤 전문 지식을 지니고 있는가? 나의 업무 역량은 어느 정도이며 대인 관계 능력은 또 얼마나 발달되어 있는가? 자신감 없는 인재는 발전하기 힘들지만 자신감이 넘쳐 자만심에 이른 인재는 발전은커녕 퇴보를 향해 질주만 거듭 할 뿐이다.

 


출처: 사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