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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취업

어디선가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야 할 사람








나는 홍반장?

아주 최근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교적 최근 영화 중에 <어디선가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이란 꽤 길고 황당한 제목을 가진 영화가 있었다. 내용인즉슨, 한 시골 마을에 홍반장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은 어디 간섭안하는 데가 없었다.

아침이면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동네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고장난 간판도 고치며 행여나 동네에 불량배라도 나타날라치면 뛰어난 무술실력으로 이들을 쫓아 보내는 등 하여간 모든 동네일이 곧 자기 일이며 마을 사람들 또한 무슨 일만 생기면 홍반장부터 찾기에 바쁘다. 뿐만 아니라 자장면 배달,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 직업도 가지가지다.

물론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기야 하겠냐만 홍반장 같은 사람이 있으면 주위 사람들이 참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조건 열심히 하면 안 된다
본격적인 하반기 취업시즌이 개막되었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유명 대기업에서부터 요즘 과 같은 불황에 가장 각광받는다는 공무원, 공사, 공기업 등의 공채가 속속 시작되고 있다.

비록 예년에 비해 채용규모가 다소 줄었다고는 하지만 구직자들에게 이번 가을은 ‘가을의 전설’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도 있듯이 좁디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일단 자신이 목표로 하고 있는 기업과 분야에서 구직자에게 어떤 능력과 자격을 요구하고 있는지부터 분명히 파악하는 것이 순서다. 또한 취업시장 전반을 아우르고 있는 취업동향, 채용동향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참 열심히 하는데 입사시험에서 매번 미역국을 마시는 친구들이 주위에 한두 명 쯤은 있을 것이다. 무조건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시대가 아니다. 지금은 ‘전략’적으로 ‘계획’적으로 ‘치밀’하게 그리고 ‘열심히’ 해야 하는 때다.










인·적성 검사가 트렌드
그렇다면 최근의 취업시험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있는 특징은 무엇일까? 아마 최근 취업시험의 특징을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는 ‘면접’과 ‘인·적성 검사’가 아닌가 한다. 면접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인·적성 검사의 강화는 다소 색다른 소식이다. 하지만 그 색다름 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기업의 주요 전형과정으로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 인터넷 취업사이트가 237개 상장·등록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10개 회사 중 8개 회사가 ‘적성검사 결과가 채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했다. 실제 얼마 전부터 채용을 진행 중인 S사의 경우 별도의 필기시험 없이 서류전형과 직무적성검사만을 시행하기 때문에 직무적성검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최종면접으로 가는 관건이 된다. 또 다른 S사 역시 지난 80년부터 자체 개발해 도입했던 인적성검사의 신뢰도가 검증되었다고 판단, 최근 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C사의 경우는 BIJ라고 하는 인·적성 테스트가 전형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아직 자체적으로 이런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기업의 경우는 채용전문 업체에 아웃소싱을 맡기고 있는데 최근 들어 아웃소싱의 횟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공부벌레는 NO
기업들이 이렇게 앞 다투어 인·적성검사를 강화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인재채용에 관한 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즉, 지식만을 테스트하는 필기시험으로는 필요한 인재를 뽑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 하에 무언가 새로운 평가 기준의 필요성이 적극 제기된 것이다.

그 사람의 개인적 가치관이 회사의 가치관과 부합하는지, 직장생활 도중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한 위기대처능력이 어떠한지,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구성원들과 끈끈한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는지 등 조직생활 전반에 대한 적응력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한 인재 선발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즉, ‘공부벌레형’ 인재보다는 ‘사회형’ 인재를 뽑기 위함이 인·적성검사 강화의 이유의 핵심이다.

이러한 변화가 구직자의 부담을 덜어줄지, 더해줄지, 다행일지, 불행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제 인·적성검사에 대한 준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문제는 인·적성검사 준비라는 것이 일정한 공부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단기간에 이루어지지도 않는다는 데에 있다. 그러하기에 학창시절부터 혹은 본격적인 구직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 주의할 것은 다양하다는 말이 곧 무차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자면, 광고회사에서 요구하는 인재상과 게임개발회사에서 요구하는 인재상과 행정관청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은 각기 다 다르다. 따라서 다양한 경험 역시 자신이 취업하고자 하는 업·직종과 관련된 분야에서 하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다. 광고회사 입사를 꿈꾸는 사람은 창의성과 독창성을 익힐 수 있는 경험을, 게임개발회사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은 밤을 새가며 프로젝트를 완성해보는 경험을, 행정관청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은 행정업무의 순서와 꼼꼼함을 익힐 수 있는 경험을 해 보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즉, 자신이 일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요구되는 인성, 적성을 키울 수 있고 그러한 분위기를 미리 느껴볼 수 있는 경험을 최대한 많이 하는 것이 좋다.










홍반장이 되자
물론, 오해는 없길 바란다. 비유가 다소 거창하기는 하지만 새가 좌우의 양 날개로 날듯이 이러한 인·적성 검사에 대비한 능력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전문지식을 쌓는 것 또한 필수적이다. 시대는 점점 구직자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 듯하다. 전문지식도 뛰어나고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도 갖췄으며 조직 적응력도 높은 준비된 인재. 마치 홍반장처럼 말이다. 좌절하지 말고 다들 힘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처: 사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