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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취업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인가?!








일류대는 대기업?! 이삼류대는 중소기업?!

며 칠 전 신문에 재미있는(?) 기사 하나가 나왔다. “서울대생은 중소기업 가면 안 되나?”는 제목의 기사로 대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난 14일 서울대에서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라 자부하며 그 간판만으로도 취업이 가능했던 서울대 역시 작금의 극심한 취업난은 피해갈 수 없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이제 학벌 지상주의도 조금씩 무너져 내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채용박람회의 현장 풍경이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눠서 열린 채용박람회에서 대기업 부스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던 반면 중소기업 부스는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사람 그림자 하나 구경하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 모습을 본 네티즌들이 가만있을 리 없었다.

‘자신이 중소기업을 대기업으로 키울 야망을 가지고 취업하면 안 되나’, ‘취업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거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모습’, ‘서울대 나왔다고 무조건 대기업 가야하면 지방대 나왔으면 무조건 중소기업 가야하나’ 등의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그 반대의견 역시 만만치 않았다. ‘멀쩡하게 대학 나와 아르바이트만 해도 한 달에 150만 원은 버는데 초봉이 80만 원인 곳에 들어가려면 당연히 막막하다’, ‘모험과 도전도 좋긴 하지만 어느 정도 안정화 된 단계에 들어간 회사를 첫 직장으로 잡고 싶은 게 본심’이라며 서울대생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일편단심 대기업이냐 중소기업도 사랑하느냐
누가 옳다 누가 그르다를 말하고 싶어 꺼낸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취업 시 항상 고민되는 문제 즉, 대기업에 취직할 것인가 중소기업에 취직할 것인가를 말하고 싶어 서두가 다소 장황했다. 물론, 대기업 가기 싫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연봉 높지, 사원 복지 잘 되어 있지, 사람들이 알아주지. 역으로 생각하면 누구나 다 대기업에 취직하기를 바란다는 뜻이고 그만큼 취직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여기서 고민지점이 발생한다. 유명 대기업에 한 번에 떡하니 붙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안 될 때, 될 때 까지 도전할 것인가 아니면 일단 중소기업에 취업해서 경력을 쌓을 것인가 하는 갈등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중소기업은 누구나 맘만 먹으면 취업할 수 있다는 그런 중소기업 비하의 뜻은 절대 없다. 다만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그래도 중소기업이 취업하기가 좀 더 쉬운 게 사실이다)

신입보다는 경력을 훨씬 우대하는 요즘엔 처음부터 대기업의 문을 두드리기보다는 일단 중소기업에 취직해서 경력을 쌓은 후 이를 바탕으로 대기업을 노리는 것이 현명한 구직태도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현실을 정확히 꿰뚫은 분석이다. 그리고 또한 지극히 ‘일반론적’인 분석이다. ‘일반론적’이란 말 속엔 대부분의 사람에게 해당된다는 뜻이 담겨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다 해당되는 것은 아니란 뜻도 동시에 담겨있다.

대기업을 목표로 삼을 것인가, 중소기업을 목표로 삼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과제는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아닌가 한다. 이 분석은 전공, 학점, 토익 점수, 경력 등 비단 외적 조건뿐만 아니라 성격, 인생목표, 가치관 등 내적 조건에 대해서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나를 뜯어보자
우선 객관적인 자신의 위치가 대기업에 입사하기 힘들다면 더 이상 미련을 가지지 말고 과감히 중소기업으로 타깃을 돌리는 것이 좋다. 혹시나 하는 맘에 지원해봤자 역시나 하는 낙방의 결과만 돌아올 뿐이다. 객관적인 조건이 한 번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 때, 혹은 이 정도면 안정권이라는 생각이 들 때는 내적 조건에 대한 분석에 들어가야 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고 사회적 지위를 꽤나 중요하게 생각하며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대기업을 목표로 구직활동을 벌이는 것이 좋다. 이런 사람들은 당장 급한 맘에 중소기업에 취직해도 곧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데 직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 리 없는 것이다. 간혹 이런 사람들을 보고 지나치게 명성만 좇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명성이 직장생활 만족도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면 과감히 명성을 좇아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와는 반대로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 자기 만족감이 우선인 사람, 모험심이 강한 사람, 일을 주도해 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대기업을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아무래도 사람 수가 적다보니 승진의 기회도 빨리 찾아오고 업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되는 시기도 대기업보다 빠를 수밖에 없다. 연봉이나 기업 이름보다는 업무 자체,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 등에서 더 만족감을 찾는 사람이라면 중소기업 취업을 적극 권해보고 싶다.

이 밖에 삶의 중심을 직장생활 자체에 두는지 아니면 퇴근 후 개인생활에 둘 것인지도 직장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퇴근 후 개인생활을 더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라면 연봉이 좀 적더라도 정시출근, 정시퇴근이 보장되는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직장생활의 만족도
직장생활의 만족도는 어느 특정 요인 하나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연봉이라든지, 업무라든지, 기업의 명성이라든지 어느 하나만 가지고 직장을 선택했을 경우 예상치 못한 여러 가지 암초를 만나기가 쉽다. 아무리 취업하기가 힘든 시대라고는 하지만 ‘묻지마 취업’이 그 돌파구가 될 수는 없다. 객관적인 조건과 주관적인 조건을 다 펼쳐 놓고 가장 많은 항목을 만족시켜주는 회사를 목표로 삼는 것이 그래도 가장 합리적인 구직 태도가 아닐까?


출처: 사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