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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취업

주 5일제와 시간관리








주 5일 시대 개막 한 달

주 5일 근무제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처음 시작할 때의 떠들썩함과는 달리 우리의 실생활에 있어 눈에 띌만한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속도의 문제일 뿐, 변화가 시작된 것만은 분명하다.

학교란 곳에 처음 발을 들여놓던 날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하고, 실내에선 꼭 실내화를 신어야 하며, 가슴엔 항상 이름표를 달아야 하고, 오락실은 가면 안 되고 등등의 셀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종류의 훈화말씀을 들었던 것처럼 주 5일제의 실시와 함께 매스컴에는 ‘이러이러하게 살아야 한다, 저러저러하게 사는 것이 좋지 않겠냐’류의 훈화말씀이 홍수를 이루었다.

사회저명인사를 비롯해 대부분 한 가닥씩 한다는 전문가들이 해 주는 조언들이라 그 중에서 맘에 드는 하나만 골라서 그대로 실천해도 될 것 같은데 그게 또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영어공부를 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취미를 하나 배워야 할 것 같기도 하다가 조그만 부업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결국 선택은 자기 스스로의 몫이겠지만 무작정 선택을 강요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요한 것은 선택에도 기준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최선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우선 이거 해볼까, 저거 해볼까 뜬구름 잡기 식의 접근은 곤란하다. 무엇을 할 지 결정하기 전에, 그보다 앞서 꼭 먼저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바로 지금 나 자신의 모습에 대해 진지하게 되돌아보는 시간을 한 번 가져보는 것이다. 물론, 되돌아본다는 것의 내용과 의미는 정해져 있지 않다. 영어가 많이 부족하구나,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구나, 더 늦기 전에 악기 하나는 꼭 배워보고 싶은데 같은 아주 구체적인 것에서부터 가족과의 관계는 돈독한가,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나는 지금 행복한가,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사는가와 같은 아주 추상적인 것까지 모두 포함된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매겨보자.

주 5일 근무와 함께 우리는 하루를 더 얻었다. 일주일의 1/7을 더 얻은 것이다. 토요일엔 반나절 근무만 했다손 치더라도 1/14을 더 얻은 셈이다.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다. 아니 꽤 많은 시간이다.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그냥 보내서야 되겠는가. 그래서 우선순위를 한 번 매겨보자고 한 것이었다. 지금 당장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영어라면 그 시간에 당연히 영어공부를 해야 할 것이고, 그 동안 업무로 인해 가족들과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면 그 시간은 당연히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다면 그 시간에 운동을 해야 할 것이며, 삶에 활력소가 없다면 그 시간엔 새로운 취미를 하나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시선과 행동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10명 중 9명이 영어 학원에 가도 지금 당장 나에게 영어가 별 필요 없다면 가지 않아도 그만이다. 좀 더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10명 중 9명이 잠을 너무 많이 자는 것은 좋지 않고 오히려 더 심한 월요병을 불러온다고 이야기해도 그것이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피로회복 방법이면 그렇게 해도 무방한 것이다.










선택은 결국 스스로의 몫
제 아무리 유명한 신문이나 방송에 제 아무리 유명한 인사나, 시간관리 전문가가 나와서 “주 5일제 근무 시대에는 이러이러하게 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라고 말을 해도 그것은 결국 일반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다시 말해 나에게 딱 맞는 옷, 내 입에 딱 맞는 음식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주 5일 시대, 정답은 없다. 주어진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가장 꽉 차게 보내는 방법은 현재 자신의 모습에 대한 철저한 성찰을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을 하나하나씩 채워가는 것이 아닐까?

 


출처: 사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