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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취업

직장인들이여, 자기계발 하지 말자?!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사오정, 오륙도로 표현되던 체감정년이 이제 삼팔선으로까지 내려왔다. 게다가 청년실업의 어두운 터널은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처음 등장했을 때 다소 재치 있게 까지 느껴졌던 ‘이태백’이란 말조차 이젠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결국 이렇게 살아남기 힘든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경쟁력을 키워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인간세상이 마치 동물의 세계를 보는 듯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자는 도태되는 것 같아 마음 한켠이 씁쓸하기 그지없지만 현실은 현실이고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무한경쟁’이란 말이 나온 것이 아주 한참 전이지만 지금이야말로 ‘무한경쟁’의 시대임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자기계발, 또 자기계발
그래서일까?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겠지만 요즘 학원가는 직장인들로 북적댄다고 한다. 이제 영어공부 하는 걸 가지고 자기계발 한다고 말하기가 머쓱할 정도다. 중국어에, 일본어에, 컴퓨터에, 무슨 무슨 자격증에 끊임없이 자기 계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아니 올려야만 하는 것이 요즘 직장인들의 모습이다. 부정적인 현상이 아님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현실의 삶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은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하다.
하지만 짚고 넘어갈 것은 분명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우린 정말 자기 계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










자기계발의 방향을 바꿀 때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자기 계발의 목표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쟁력을 갖춘다는 말은 또 어떤 의미일까? 그냥 뭔가를 잘 하는 것? 물론, 일면 타당성이 있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경쟁력의 핵심은 결국 남들과 비교했을 때 나의 가치가 얼마나 되느냐에 달렸다. 즉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하는 것이다.

영어? 잘 하면 좋겠지만 세상엔 영어 잘 하는 사람 너무나 많다. 컴퓨터? 이 역시 잘 하면 좋겠지만 세상엔 영어 잘 하는 사람만큼이나 컴퓨터 잘 하는 사람도 많다. 오해 없길 바란다. 영어공부, 컴퓨터 공부 하지 말란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 다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자신이 일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공부가 먼저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서론이 길었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과연 얼만큼의 열정을 가지고 미친 듯이 연구하고 부딪히고 깨지고 했을까?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면 홍보에 관한 기본 서적은 몇 권이나 읽었는지 생각해보자.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구를 했는지, 소위 영업의 달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찾아가 조언이라도 한 번 구해보려는 마음을 먹었었는지 생각해보자.
자기계발에도 순서가 있는 법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자신의 분야에 대한 노력은 게을 리한 채 애꿎은 영어나 컴퓨터를 찾을 일이 아닌 것이다.










나 하나 없으면 회사가 마비되도록 만들자
요즘 TV를 보면 프로게이머들이 나와 게임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예전엔 오락실에서나 하는 것인 줄 알았던 게임이 이제 TV중계까지 되는 걸 보면 참 세상 변하긴 많이 변했나 보다. 그런데 그 프로게이머의 연봉이 억대를 오간다고 한다. 물론, 프로게이머들이 저녁에 영어 학원을 다녔을 리는 당연히 없을 것이다.

일단 당장 내일 직업을 바꿀 생각이 아니라면,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앞으로 최소 1년 이상 계속 할 생각이라면 자기계발의 순서를 바꿔보자. 우선 자신의 분야에 대해서는 회사의 그 어떤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의 실력과 능력을 쌓는 데 집중하자. 그해서 만약 나 하나 없으면 회사 전체가 마비되도록 만들어 버리자. 그렇게만 되면 절대 영어 못 한다고, 컴퓨터 못 한다고 쫓겨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진정한 자기계발의 시작 아닐까?

 


출처: 사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