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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노벨경제학상수상자]애컬로프 George A. Akerlof

애컬로프

George A. Akerlof

1940. 6. 17 미국 코네티컷 뉴헤이번~.

미국의 경제학자.

스웨덴 왕립 아카데미는 2001년 노벨 경제학상(스웨덴 리크스방크에서 제정하여 리크스방크 경제학상으로 불리기도 함)의 공동 수상자로, "1970년대 정보의 비대칭성이 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현대 정보경제학(The Economics of Information) 이론의 핵심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이바지한 공로"를 들어, 미국의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조지 A. 애컬로프 교수와 스탠퍼드대학교 A. 마이클 스펜스 교수, 컬럼비아대학교 조지프 E. 스티글리츠 교수 등 3인을 선정했다.

스웨덴 왕립 아카데미는 "시장에서의 정보의 비대칭성에 관한 이론은 지난 20여 년 간 경제학에서 활발히 연구되어온 분야이며, 오늘날 개발도상국의 전통적 농업시장에서부터 선진국의 금융시장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폭넓게 응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이론은, 모든 경제주체가 동등한 수준의 정보를 지닌 상태에서 움직인다고 본 전통적 경제이론의 입장이 실제의 경제현실에는 들어맞지 않는다는 점으로부터 출발한다.

애컬로프는 '정보 비대칭 이론'의 창시자로 일컬어진다. 그는 1970년 〈레몬 시장 The Markets for Lemons〉이라는 기념비적인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 논문에서 비로소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와 시장의 관계에 대한 분석을 공식적으로 시도했다.

애컬로프가 예로 든 중고차 시장에서는 중고차를 사려는 사람에 비해 파는 사람이 차의 결함 등에 관해 훨씬 더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중고차 구입자는 빛 좋은 개살구처럼 겉만 멀쩡한 '레몬'(lemon : 흠이 있는 낡은 차를 가리키는 구어)을 비싼 값에 속아 사는 낭패를 겪기 일쑤이다. 속아 산 적이 있는 사람들은 중고차 시장을 찾지 않고 아는 사람을 통해 품질이 담보되는 중고차를 사려 들고, 좋은 차량의 소유자는 제값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아는 사람을 통해 팔려고 든다. 결국 중고차 시장에 양질의 매물은 사라지고 질이 낮은 매물들만 남아 있게 된다.

이처럼 정보의 격차가 존재하는 시장에서는 도리어 품질이 낮은 상품이 선택되는 가격 왜곡 현상, 곧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 이루어지거나 전체 시장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애컬로프의 '레몬 원리'이다. 그러나 애컬로프는 이 논문에서 단지 비대칭성 문제가 시장에 미치는 역효과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 해결의 가능성까지 예측한다. 곧 경제주체들 스스로 그 역효과를 상쇄하고자 하는 동기가 강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전망이었다. 이를테면 중고차상들이 판매한 차량에 대해 일정 기간 수리를 보증하는 제도를 도입한 사례라든지 브랜드 유지를 위해 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계약형태가 등장하는 경향 따위도 그 예측의 타당성을 입증한다.

또 애컬로프는 이 같은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특히 개발도상국 경제권에서 만연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제3세계 지방금융시장에서 엄청난 고금리의 대출이 빚어지는 까닭도 이를 통해 해명한다. 그는 오늘날 이른바 '닷컴사'들의 상장가가 추락을 거듭하면서 주식시장의 'IT 거품'이 터져 버린 이유도, 정보가 부족한 '개미군단'이 부실한 닷컴사가 남발하는 주식의 수익성을 과대 평가하게 되고 그런 닷컴사들이 외형상 급성장함에 따라 '역선택'이 이루어지면서 '레몬' 주식이 주식시장을 지배하게 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경제 이론가들은 기록에 없는 일정한 규칙의 테두리 안에 있는 요소만을 써서 양식화된 모델을 발전시켜 왔다. 마치 프랑스 주방장이 요리에 해초나 회를 쓰지 않듯이, 신고전주의 모델에서는 심리학·인류학·사회학 등에서 비롯되는 가설들은 아예 세우지 않는다. 나는 경제 모델의 구성 요소의 성격에 제한을 두는 어떤 규칙도 수긍할 수 없다." 애컬로프는 이러한 자신의 지론을 실천에 옮기듯, 정보의 비대칭성에 관한 연구 이외에도 노사간 또는 노동자 상호간 사회심리적 요인이 노동시장의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이라든지 종래의 낡은 사회 관습이 경제 효율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등을 자신의 연구 영역으로 삼는 등, 사회학·사회인류학의 관점에서 경제이론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며 여타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저명한 연구 업적을 남겼다.

애컬로프는 1940년 6월 17일 미국 코네티컷 주 뉴헤이번에서 태어났다. 1962년 예일대학교를 졸업하고, 1966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 조교수(1966~70)·부교수(1970~77)·교수(1977~78)로 재직했고, 1980년부터 다시 같은 학교에서 경제학부 교수로 있다. 또한 인도통계연구소 객원교수(1967~68)·런던경제대학 교수(1978~80)로 있었으며, 하버드대학교 연구원(1969)·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선임위원(1973~74)·연방준비제도이사회 객원 연구위원(1977~78)으로도 일했다.

현재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위원(1994~) 겸 고문, 미국경제학회 부회장, 계간 <아메리칸 이코노믹 리뷰 American Economic Review> 부주필 등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