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형설지공/경제경영

[노벨경제학상수상자]로버트 알렉산더 먼델 Robert Alexander Mundell

노벨 경제학상은 수상자의 연구성과를 국제적으로 인정해 준다. 그 연구성과는 이전에 널리 받아들여진 것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통화동태론과 최적통화지역에 관한 연구로 1999년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캐나다 출신의 로버트 알렉산더 먼델(Robert Alexander Mundell)은 국제통화경제학 부문에서 이미 국제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었다. 그는 각국마다 고정환율제와 변동환율제 등 환율체계가 다른 상황에서 정부 정책이 국제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으며, 바람직한 통화정책을 제시했다. 이러한 그의 연구는 개방 경제를 위한 거시경제학 이론의 방향을 전환시켰으며, 이 분야에 대한 국제적 연구를 고취시켰다.

먼델이 환율과 환율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거시경제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한 시기는 1960년대 초반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조사부(1961~63)에서 일하고 있던 그는 노동과 통상이 자유로운 경제지역, 즉 최적통화지역에서는 단일통화가 성립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무엇보다도 단일통화의 장점은 통상에 드는 거래 비용을 줄이고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었다. 반면 2개국 이상이 단일통화를 사용할 경우 불리한 점은 수요가 하락한 지역에서도 일정한 고용과 임금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먼델의 초기 연구는 캐나다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고정환율제를 실시해야 하는가, 변동환율제를 실시해야 하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대부분의 국가가 고정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었고 자체 통화를 가지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던 당시, 먼델의 연구는 정통이론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는 변동환율제가 시장의 힘에 미치는 영향을 최초로 연구한 경제학자였다.

이전까지는 경제학자들이 주로 국내 경제에 입각한 이론 모델만을 전개했다. 그 경향은 특히 미국의 경제학자들에게 해당되었는데, 미국 국내 시장이 워낙 컸기 때문이었다. 먼델은 이러한 초기의 폐쇄적 경제 모델에 대외무역과 자본이동의 요소들을 도입함으로써 국제적 자본 이동성의 정도에 의해 정책의 안정성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규명했다. 그의 결론은, 자본시장 속에서 한 나라의 환율은 그 국민이 자체 통화를 소유하려는 의지와 욕구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었다. 또한 그 같은 의지와 욕구는 그 국민이 자국 경제의 전망, 인플레이션, 통화 정책 등에 대해 얼마나 인지하고 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았다.

먼델의 주창 이후 30년 이상 연구가 진행된 결과, 먼델의 이론은 실제 적용을 통해 타당성이 입증되었다. 그의 이론은 1999년 1월 1일 유럽 연합(EU) 15개 회원국 가운데 11개국이 단일통화인 유로(Euro)를 도입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유럽이 먼델의 정의에 따른 최적통화지역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유로화의 도입은 아직 논쟁의 대상이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많은 기업과 국가가 경제적 생존과 경쟁성 확보를 위해 세계화를 필수적인 요소로 인식했고, 환율의 불안정성이 세계화를 가로막는 장애요인이라고 간주했다. 먼델이 증명한 바에 따르면, 중앙은행이 한 나라의 통화공급량을 통제하는 통화정책은 고정환율제를 취하는 경제, 즉 중앙은행이 통화시장에 개입할 권한을 가지지 못하는 경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변동환율제를 취하는 경제에 자극을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국경을 넘어 자유로운 자본이동을 허용하는 것이다.

먼델은 1932년 10월 24일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킹스턴에서 태어나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1953년 학사), 워싱턴대학교(1954년 석사), 런던경제학대학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1956년 박사) 등에서 수학했다. 이후 그는 시카고대학교 정치경제학 연구원(1956~57)으로 일했고 나중에는 경제학과 교수(1966~71)를 지냈으며 〈저널 오브 폴리티컬 이코노미 Journal of Political Economy〉지의 편집장을 맡기도 했다. 그 밖에 그가 맡았던 학술적 직책으로는 제네바 국제관계대학원연구소의 여름학기 교수(1965~75) 등이 있다. 1974년부터 그는 뉴욕시티의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또한 여러 국제기구에서 중책을 수행했고, 몇몇 정부의 경제자문역을 맡기도 했다. 먼델은 〈인간과 경제학 Man and Economics〉(1968), 〈통화이론: 개방경제하에서의 이자, 물가, 성장 Monetary Theory: Interest, Inflation and Growth in the World Economy〉(1971) 등을 비롯해 많은 저서와 논문을 집필했다.

먼델은 구겐하임상(1971), 자크 뢰프상(1983) 등을 수상했고 파리대학교 명예박사학위(1992)를 받았다. 1998년 9월 그는 올린(무역의 역학적 원리에 관한 근대적 이론을 세워 197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스웨덴의 경제학자로 헤크셰르-올린 이론의 창시자) 이론에 관한 강연을 했으며, 그 직후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임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