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에 이어 현대그룹도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였고, 오늘 대통령이 주재하는 정·재계 간담회가 열린다. 이로써, 대기업그룹에 대한 개혁이 일단 논의 차원에서는 일단락될 것이다. 그동안 소모적이었던 정부와 재계의 줄다리기가 마무리되어, 정부와 대기업간의 관계가 미래지향적 관계로 재설정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5대 대기업그룹의 구조조정 방안은 불과 1년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을 획기적인 내용들이다. 계획대로라면, 수년내에 우리나라 기업풍토와 경제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발표된 대기업 구조조정 방안은 기본적으로 계열 기업들을 매각해서 그 대금으로 은행빚을 갚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매각 계열사들을 매입할 수 있는 투자자들은 외국인들뿐이기 때문에, 이들 기업의 대부분은 외국인들에게 경영권이 넘어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구조조정 계획에서 가정하고 있는 수십조원의 매각대금은, 아직 원매자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저 파는 사람이 받고 싶은 가격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계획이 현실화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고, 상당한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다.
당초 정부가 추진한 대기업그룹의 사업교환이나 구조조정은 대기업들의 중복과잉투자를 해소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대기업들의 중복과잉투자는 별로 해소된 것이 없다. 자동차, 선박, 반도체 등 중복과잉 설비들은 주인들만 바뀌었지, 생산설비 그 자체는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기아자동차, 삼성자동차가 지금도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들의 부채규모도 아직 줄어들지 않고 있다.
자산매각-외자유치 당면과제
오히려 약간 늘었다는 것이 얼마전 정부의 발표이다. 자산 매각과 외자유치를 통한 부채비율의 감소는 앞으로 하겠다는 계획일 뿐이다. 따라서 실물적으로는 사실 별로 달라진 것은 없고, 오히려 지금까지 한 일보다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지난 1년여동안 정부가 재벌개혁을 한다면서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가. 먼저 대기업그룹들이 손해를 보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외환위기 직후 대기업그룹들이 어떤 형태로든지 사업규모와 부채규모를 줄이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비록 몇 개의 아까운 알짜 기업들을 다른 기업에 넘겨주어야만 했고, 이 과정에서 정부와 고위층의 거듭된 압력에 굴복하는 모양새를 갖추기는 했지만, 어차피 했어야만 하는 일이었다. 오히려 이번에 구조조정 계획을 확정발표함으로써 정부와 국민의 압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되었고, 어느 정도 시간을 벌게 되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정부의 재벌개혁 과정의 최대 승자는 단연 현 정부와 집권세력이다. 이들은 누가 이 경제를 움직이는 실권자인지, 누가 기업의 생살여탈권을 가지고 있는지, 국민과 온세계에 의문의 여지 없이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현 집권세력은 지금 자기들이 행사하고 있는 경제적 영향력에 대해 스스로도 놀라고 있을 것이다.
얼마전 대통령 말 한마디에 민간기업 대한항공의 회장과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야만 했던 것이 바로 이런 영향력의 절정이다. 과거 어느 정권도 은행과 기업에 대해 지금처럼 무소불위의 권한과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었다. 역설적으로 경제위기가 기업활동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영향력을 더 강화시켜준 셈이다.
정치논리 벗어나 경제원리로
그렇다면 지난 1년동안 정부의 재벌개혁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었는가. 그것은 한국시장경제의 순수성이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한국경제는 더 이상 시장경제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시장기능과 자율능력을 상실했다. 지난 1년여, 우리는 급한 마음에 원칙에서 벗어난 편법으로 모양갖추기식 구조조정을 강행하였다. 그 결과, 지금 우리 경제는 경제활동의 모든 영역이 정치인과 관료에 의해 지배되는 중앙집권적 관치경제가 되고 말았다. 아마 경제활동에 대한 정부의 간섭과 규제의 정도를 국제적으로 비교한다면, 지난 1년간 한국의 상황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한국경제를 정치논리와 관료가 지배했던 것이 경제위기의 원인이라면, 지금 우리 상황은 오히려 더 악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그동안 정치적 색채가 강했던 재벌개혁 논란이 일단락되었다. 이것을 계기로 경제문제를 경제원리로 해결하는 지혜를 되찾게 되기를 바란다.
발표된 대기업 구조조정 방안은 기본적으로 계열 기업들을 매각해서 그 대금으로 은행빚을 갚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매각 계열사들을 매입할 수 있는 투자자들은 외국인들뿐이기 때문에, 이들 기업의 대부분은 외국인들에게 경영권이 넘어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구조조정 계획에서 가정하고 있는 수십조원의 매각대금은, 아직 원매자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저 파는 사람이 받고 싶은 가격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계획이 현실화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고, 상당한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다.
당초 정부가 추진한 대기업그룹의 사업교환이나 구조조정은 대기업들의 중복과잉투자를 해소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대기업들의 중복과잉투자는 별로 해소된 것이 없다. 자동차, 선박, 반도체 등 중복과잉 설비들은 주인들만 바뀌었지, 생산설비 그 자체는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기아자동차, 삼성자동차가 지금도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들의 부채규모도 아직 줄어들지 않고 있다.
자산매각-외자유치 당면과제
오히려 약간 늘었다는 것이 얼마전 정부의 발표이다. 자산 매각과 외자유치를 통한 부채비율의 감소는 앞으로 하겠다는 계획일 뿐이다. 따라서 실물적으로는 사실 별로 달라진 것은 없고, 오히려 지금까지 한 일보다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지난 1년여동안 정부가 재벌개혁을 한다면서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가. 먼저 대기업그룹들이 손해를 보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외환위기 직후 대기업그룹들이 어떤 형태로든지 사업규모와 부채규모를 줄이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비록 몇 개의 아까운 알짜 기업들을 다른 기업에 넘겨주어야만 했고, 이 과정에서 정부와 고위층의 거듭된 압력에 굴복하는 모양새를 갖추기는 했지만, 어차피 했어야만 하는 일이었다. 오히려 이번에 구조조정 계획을 확정발표함으로써 정부와 국민의 압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되었고, 어느 정도 시간을 벌게 되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정부의 재벌개혁 과정의 최대 승자는 단연 현 정부와 집권세력이다. 이들은 누가 이 경제를 움직이는 실권자인지, 누가 기업의 생살여탈권을 가지고 있는지, 국민과 온세계에 의문의 여지 없이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현 집권세력은 지금 자기들이 행사하고 있는 경제적 영향력에 대해 스스로도 놀라고 있을 것이다.
얼마전 대통령 말 한마디에 민간기업 대한항공의 회장과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야만 했던 것이 바로 이런 영향력의 절정이다. 과거 어느 정권도 은행과 기업에 대해 지금처럼 무소불위의 권한과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었다. 역설적으로 경제위기가 기업활동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영향력을 더 강화시켜준 셈이다.
정치논리 벗어나 경제원리로
그렇다면 지난 1년동안 정부의 재벌개혁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었는가. 그것은 한국시장경제의 순수성이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한국경제는 더 이상 시장경제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시장기능과 자율능력을 상실했다. 지난 1년여, 우리는 급한 마음에 원칙에서 벗어난 편법으로 모양갖추기식 구조조정을 강행하였다. 그 결과, 지금 우리 경제는 경제활동의 모든 영역이 정치인과 관료에 의해 지배되는 중앙집권적 관치경제가 되고 말았다. 아마 경제활동에 대한 정부의 간섭과 규제의 정도를 국제적으로 비교한다면, 지난 1년간 한국의 상황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한국경제를 정치논리와 관료가 지배했던 것이 경제위기의 원인이라면, 지금 우리 상황은 오히려 더 악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그동안 정치적 색채가 강했던 재벌개혁 논란이 일단락되었다. 이것을 계기로 경제문제를 경제원리로 해결하는 지혜를 되찾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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