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화폐 이론
- 앞에서 생산물 시장과 생산요소 시장을 순환하는 실물의 흐름이 있고 그 이면에는 반대방향으로 흐르는 화폐의 흐름이 있다고 배운 바 있다.
ㅇ 화폐의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또 화폐변수와 실물변수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등을 고찰하는 것이 화폐이론이다.
ㅇ 고전학파는 화폐흐름이란 실물흐름의 반대급부이므로 실물변수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연구할 필요가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 그러나 현대 경제는 실물이 화폐부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믿고 있다.
- 새로운 종류의 화폐가 계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경제학에서는 화폐의 정의를 직접 내리기보다는 화폐의 기능을 설명하고 그 기능을 충족시키는 것을 화폐라 정의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ㅇ 돈(① 소득, ② 부를 의미함) ≠ 화폐(경제학에서는 교환의 매개체를 의미함)
2. 화폐의 기능
- 화폐의 기능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1) 지불수단(means of payment)
- 화폐는 교환의 매개수단(medium of exchange)이다.
ㅇ 물물교환을 할 때에는 거래가 이루어지기까지 막대한 거래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교환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화폐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 일반적으로 어떤 재화가 지불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유동성(liquidity)이 높아야 한다.
ㅇ 유동성: 어떤 자산이 그 가치의 감소없이 즉시 현금으로 교환될 수 있는 가능성의 정도를 말한다.
- 따라서 현금은 그 자체가 유동성으로 불린다.
ㅇ 보통예금은 유동성이 매우 높으며 저축예금은 보통예금에 비해 유동성이 낮다.
ㅇ 주식 > 부동산: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의 경기에 따라 유동성이 좌우된다.
(2) 가치의 저장수단(store of value)
- 실물을 팔아 화폐로 보유함으로써 가치를 저장한다는 면에서 화폐는 가치의 저장수단 기능을 한다.
ㅇ 저장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화폐가치가 안정적이어야 한다(즉, 물가안정이 필수적).
ㅇ 물가상승이 예상되는 경우 화폐보다는 부동산이나 실물자산이 훨씬 유리한 가치 저장수단이 된다.
- 안전성과 이자를 동시에 가져다 주는 새로운 금융자산이 계속 등장하면서 가치의 저장수단으로서의 화폐의 기능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3) 회계의 단위(unit of account) / 가치의 척도
- 가치가 화폐단위로 통일되어 표시되며 계산도 화폐단위로 이루어진다.
ㅇ "책 한 권은 빵 10개의 가치를 지닌다."가 아니라 "책 한 권은 10,000원, 빵 한 개는 1,000원"으로 표현한다.
- 이상의 세 가지 기능 가운데 현재 교환의 매개체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다른 기능은 그 중요성을 점차 잃고 있다.
3. 화폐의 발달
- 화폐: 이상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화폐라고 하는데 이런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하고 그렇기만 하다면 어떤 것이든 화폐로서 간주될 수 있다.
ㅇ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그것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ㅇ 태평양의 Yap 군도라는 곳에서는 석회암 돌바퀴를 화폐로 쓰고 있다.
- 즉 화폐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에 대한 신뢰이며 오늘날 각 중앙은행이 금만큼 신용이 있다는 신뢰만으로 우리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를 받아들인다.
- 화폐의 발달
① 상품화폐(물품화폐, Commodity Money): 쌀, 밀가루, 소금 등과 같은 상품이 화폐의 역할을 수행했다.
ㅇ 이들 상품화폐의 공통점은 질이 균일하고 변하지 않고 잘게 쪼갤 수 있는 것이다.
② 금속: 상품화폐가 무겁고 부피가 커 보관이나 운반이 어렵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던 차에 금을 발견하고 금 세공기술이 발달하면서 질이 균일하고 변하지 않는 금, 은을 사용했다.
③ 금속화폐: 금과 은도 운반이 불편하고 거래할 때마다 무게를 달고 쪼개야 하는 등 불편해지자 금이나 은을 일정한 무게의 주화로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
ㅇ 영국의 파운드처럼 무게 단위가 화폐 단위로 쓰이는 것도 이러한 돈의 역사 때문이다.
④ 태환지폐: 사람들이 금화에서 금을 긁어내면서 금속화폐의 순도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금의 부존량이 부족하기 시작했다. 또한 일부 주조권자는 자신의 권위를 무기로 금의 순도가 다소 떨어지는 주화를 만들어 유통시키기 시작했는데 그러한 주화도 시중에서 유통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ㅇ Gresham's Law: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일부에서 무거운 금속화폐를 들고 다니지 않고 보관되어 있는 곳의 보관증만 거래하는 사람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ㅇ 주조비용이 싼 지폐를 고안하여 18세기부터 널리 보급시켰다.
- 단 초기에는 지폐가 화폐로 유통되도록 하기 위해 지폐를 금이나 은으로 교환해주는 태환지폐로 발행해야만 했다.
⑤ 불태환지폐
- 금으로의 교환요구가 점차 줄어들고 금의 부존량이 실물 경제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졌다.
ㅇ 금과 연동해 화폐를 발행하다 보니 불경기에도 (경제대공황) 화폐를 새로 발행해 경제를 부양할 수가 없었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 이에 따라 금으로 교환해주지 않는 불태환지폐 발행하기 시작했다.
- 다만 지폐가 표면에 적힌 크기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이를 발행한 중앙은행을 믿을 것을 요구해야 했다.
- 오늘날의 지폐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가치가 그 표시된 가치보다 작은데 이 경우데도 지폐가 받아들여질 것을 정부가 선언하였기 때문에 법정화폐 또는 불태환화폐(법화, legal tender, fiat money)로 불린다.
ㅇ 중앙은행이 법으로 정한 화폐를 받아들이길 거부하는 사람은 법을 위반하는 것이며 중앙은행을 불신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처벌을 받는다. 반면에 은행이 발행한 수표를 거부하는 것은 상관없다. 이는 민간기업인 은행을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⑥ 신용카드, 전자화폐: 앞으로도 새로운 종류의 화폐가 등장할 것이다.
4. 화폐의 종류(통화지표)
- 우리가 화폐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산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ㅇ 현금은? - OK
ㅇ 요구불 예금은? - OK
ㅇ 저축성 예금은? 등
- 이처럼 어느 자산까지 화폐로 간주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통화지표가 존재한다.
ㅇ 물론 이 경우에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바로 유동성임
- 어떤 사람은 현금과 요구불 예금까지만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믿고 있으며 어떤 사람은 이 외에도 저축성 예금까지 받아들여진다고 믿고 있는 등 사람에 따라 의견이 다양하기 때문에 통화지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 통화지표의 종류
ㅇ 통화(M1) = 민간보유현금 + 은행의 요구불예금(당좌예금, 보통예금)
ㅇ 총통화(M2) = M1 + 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예금, 정기적금) + 거주자외화예금
ㅇ M2A = M2 - 2년 이상 만기 정기예금, 정기적금
ㅇ M2B = M2A + CD, 비통화금융기관의 요구불예금, 단기저축성예금
ㅇ 총유동성(M3) = M2 + 비통화금융기관의 장기저축성예금, 표지어음, 상업어음, 환매조건부채권
5. 화폐의 공급
(1) 본원통화(high-powered money, monetary base, reserve base): 민간보유현금과 지불준비금의 합으로서 중앙은행이 공급한다.
ㅇ 즉 본원통화는 민간 및 민간은행이 보유하는 중앙은행의 부채이다.
-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본원통화의 양은 화폐량에 비해 아주 작다.
ㅇ 이는 화폐에는 여러 종류의 예금이 있고 은행이 예금창조를 하기 때문이다.
(2) 지불준비율
- 은행은 지불준비금을 기초로 대출이나 투자를 해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기업이다.
ㅇ 은행의 큰 수입원은 대출로부터 얻는 이자수입이다.
- 따라서 은행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어진 지불준비금 중 가능한 한 많은 대출을 하고자 하나 은행의 대출능력에 제한을 가할 필요가 있다.
ㅇ 언제 있을지 모르는 예금자의 현금인출요구에 대비하기 위해 어느 정도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대출받은 사람이 그 금액을 다른 사람에게 지출하고 이 돈을 받은 사람이 다른 은행에 예금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역청산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 따라서 중앙은행은 법령으로 지불준비금의 일정비율을 보유하도록 정해놓는데 이것을 법정지불준비율 혹은 필요지불준비율이라 한다.
(3) 예금창조, 신용창조(지불준비율 5%인 경우)
- 다음과 같은 단순한 시나리오를 가정해 보자.
ㅇ 갑이 중앙은행으로부터 받은 1백만원을 A은행에 예금한다고 하자. → A은행은 이 돈 가운데 96만원을 을에게 대출한다. → 을은 이 돈을 B은행에 예금한다. → B은행은 이 돈 가운데 92만5천원을 병에게 대출한다. . . . .
ㅇ 은행의 예금 총액 = 1백만원 + 95만원 + 90만2천5백원 + . . . = 2천만원 = 화폐공급
- 결국 통화량(Money)은 현금통화와 예금통화의 합으로 정의되는데
통화량 = 통화승수 × 본원통화이며 통화승수(money multiplier)는 1보다 큰 수이다.
- 따라서 본원통화가 한 단위 공급될 때 통화량은 통화승수 배만큼 증가하는데 이는 마치 국민소득에서 정부지출이 소득을 창출하는 승수효과와 유사하다.
- 은행의 예금창조는 경제의 유동성만 증가시킬 뿐 국가의 부를 증가시키는 것은 아닌데 왜냐하면 은행의 자산증가인 대출 증가는 개인의 부채 증가를 의미하며 이는 서로 상쇄되기 때문이며 순수한 부의 창조는 최초의 본원통화뿐이다.
- 본원통화는 중앙은행에 의해 공급되지만 통화승수는 민간부문에 의해 결정되므로(민간의 화폐보유 정도, 저축 성향, 은행의 대출비율 등에 의해) 정부가 마음대로 통화의 공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4) 은행의 도산
- 은행의 기능: ① 자금중개 기능 ② 예금창조 기능
- 은행도 이윤을 추구하는 금융기업이지만 은행은 사기업과는 달리 공공성을 지니기 때문에 안정성이 중요하다.
ㅇ 은행은 국민경제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발행된 상품(화폐)을 취급한다는 특수성 때문에 하나의 은행이 파산하면 일반기업의 파산과는 달리 연쇄파산을 가져온다.
ㅇ 1930년대에 발생했던 경제대공황도 미국의 월가(Wall Street)에서 시작하였다.
ㅇ 따라서 은행이 파산해도 예금자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은행이 결성하는 보험조합인 예금보험(deposit insurance)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 최초의 예금보험제도는 연방예금보험기구(FDIC; 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로서 1933년에 실시되었다.
ㅇ 한해 2,000건에 이르던 은행 파산이 35년에 심리적 안정으로 거의 0으로 감소했다.
ㅇ 우리 나라는 1997년 1월 1일부터 예금보험제도를 도입하여 예금보험공사에서 일인당 2,000만원까지의 예금을 보장하고 있다.
6. 화폐에 대한 수요
- 화폐에 대한 수요는 어느 한 시점에서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가운데 보유하고자 하는 화폐의 양을 의미한다.
- 여기에는 고전학파의 이론과 케인지안의 이론이 있는데 케인즈가 비로소 화폐에 대한 수요이론을 정립했다고 볼 수 있다.
(1) 케인즈의 이론
- 케인즈는 화폐수요이론을 명시적으로 도입하여 거시경제학에서 화폐의 역할을 명확히 부각시켰다.
- 케인즈의 화폐수요이론은 유동성선호이론(liquidity preference theory)으로 불린다.
- 화폐를 보유하면 이자를 받을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개인이나 기업이 화폐를 보유하는 이유를 세 가지 동기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① 거래적 동기: 일상적인 거래를 위해 지갑 안에 보유하는 것(점심, 아이스크림 먹을 돈). 주로 소득에 의해 그 크기가 결정된다.
② 예비적 동기: 불확실한 사고를 대비해 지니고 있는 비상금. 역시 주로 소득에 의해 결정된다.
③ 투기적 동기: 미래에 어떤 자산 값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면 현금을 지닌 채 기다렸다가 나중에 그 자산을 사는 것(주가 하락시 현금을 보유하고 기다리는 것이 돈 버는 길). 주로 이자율에 의해 결정된다.
☞ 투기적 동기: 케인즈 이론의 핵심은 화폐를 자산으로 보유한다는 투기적 동기에 있다. 자산을 크게 현금과 채권으로 구분한다면 채권 보유로부터 기대되는 것은 확실한 이자와 불확실한 자본이득(자본손실)이다. 이 두 가지의 합이 0보다 크다면 채권을 보유할 것이고 0보다 작다면 화폐를 보유할 것이다. 그러므로 현금보유에 대한 수요는 이자율에 반비례한다. (∵ 첫째, 이자율이 상승할수록 합이 0보다 클 확률이 커지므로, 둘째, 이자율이 상승하면 향후 이자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게 되고 즉 채권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게 되고 이는 자본이득을 의미하므로 채권을 수요하고 화폐수요를 줄인다.)
- 이러한 동기에 의해 총화폐수요(국가 전체의 수요를 의미)는 소득과 이자율의 함수라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 소득이 증가하면 화폐수요가 증가하고 이자율이 증가하면 화폐수요가 감소한다.
ㅇ 미시의 수요이론에서 본 화폐: 정상재이므로 수요의 결정요인은 소득, 가격 등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 이자율의 정의 ①: 화폐 보유에 따르는 기회비용. 따라서 기회비용이 증가하면 수요가 감소한다.
- 화폐에 대한 수요를 결정하는 기타 요인에는 제도적 요인(CD기 보급률, 지하경제 비중), 물가상승률, 국부의 크기 등이 있다.
ㅇ 역시 제일 중요한 이자율만 고려하고 다른 조건은 동일하다고 하면 화폐에 대한 수요곡선은 이자율 - 화폐량 평면에서 우하향하는 모양을 지닌다.
7. 이자율의 결정
(1) 케인즈의 결정 이론
- 이자율은 화폐수요와 화폐공급이 일치하는 수준에서 결정된다.
☞ 이자율의 정의 ②: 이자율은 화폐라는 재화의 가격. 따라서 이자율은 화폐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화폐적 현상이다.
- 케인즈 이론에 의하면 화폐공급이 늘어나면 이자율은 하락한다.
(2) 고전학파의 결정 이론
- 고전학파는 이자율이 실물부문인 저축과 투자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보았고 화폐는 이자율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이자율은 실물적 현상, 즉 'Money is a veil'이기 때문이다.
- 반면 케인즈는 투기적 동기에 의해 화폐가 자산으로서 실물부문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 고전학파에서는 '저축 = 투자'가 자동적으로 보장되는데 이는 이자율이 신축적으로 움직이면서 이를 보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ㅇ 반면에 케인즈는 투자는 이자율의 함수, 저축은 소득의 함수로 보고 저축 = 투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자율과 소득이 같이 변해야 가능해진다고 주장한다.
- 앞에서 생산물 시장과 생산요소 시장을 순환하는 실물의 흐름이 있고 그 이면에는 반대방향으로 흐르는 화폐의 흐름이 있다고 배운 바 있다.
ㅇ 화폐의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또 화폐변수와 실물변수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등을 고찰하는 것이 화폐이론이다.
ㅇ 고전학파는 화폐흐름이란 실물흐름의 반대급부이므로 실물변수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연구할 필요가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 그러나 현대 경제는 실물이 화폐부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믿고 있다.
- 새로운 종류의 화폐가 계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경제학에서는 화폐의 정의를 직접 내리기보다는 화폐의 기능을 설명하고 그 기능을 충족시키는 것을 화폐라 정의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ㅇ 돈(① 소득, ② 부를 의미함) ≠ 화폐(경제학에서는 교환의 매개체를 의미함)
2. 화폐의 기능
- 화폐의 기능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1) 지불수단(means of payment)
- 화폐는 교환의 매개수단(medium of exchange)이다.
ㅇ 물물교환을 할 때에는 거래가 이루어지기까지 막대한 거래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교환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화폐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 일반적으로 어떤 재화가 지불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유동성(liquidity)이 높아야 한다.
ㅇ 유동성: 어떤 자산이 그 가치의 감소없이 즉시 현금으로 교환될 수 있는 가능성의 정도를 말한다.
- 따라서 현금은 그 자체가 유동성으로 불린다.
ㅇ 보통예금은 유동성이 매우 높으며 저축예금은 보통예금에 비해 유동성이 낮다.
ㅇ 주식 > 부동산: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의 경기에 따라 유동성이 좌우된다.
(2) 가치의 저장수단(store of value)
- 실물을 팔아 화폐로 보유함으로써 가치를 저장한다는 면에서 화폐는 가치의 저장수단 기능을 한다.
ㅇ 저장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화폐가치가 안정적이어야 한다(즉, 물가안정이 필수적).
ㅇ 물가상승이 예상되는 경우 화폐보다는 부동산이나 실물자산이 훨씬 유리한 가치 저장수단이 된다.
- 안전성과 이자를 동시에 가져다 주는 새로운 금융자산이 계속 등장하면서 가치의 저장수단으로서의 화폐의 기능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3) 회계의 단위(unit of account) / 가치의 척도
- 가치가 화폐단위로 통일되어 표시되며 계산도 화폐단위로 이루어진다.
ㅇ "책 한 권은 빵 10개의 가치를 지닌다."가 아니라 "책 한 권은 10,000원, 빵 한 개는 1,000원"으로 표현한다.
- 이상의 세 가지 기능 가운데 현재 교환의 매개체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다른 기능은 그 중요성을 점차 잃고 있다.
3. 화폐의 발달
- 화폐: 이상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화폐라고 하는데 이런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하고 그렇기만 하다면 어떤 것이든 화폐로서 간주될 수 있다.
ㅇ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그것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ㅇ 태평양의 Yap 군도라는 곳에서는 석회암 돌바퀴를 화폐로 쓰고 있다.
- 즉 화폐에서 중요한 것은 그것에 대한 신뢰이며 오늘날 각 중앙은행이 금만큼 신용이 있다는 신뢰만으로 우리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를 받아들인다.
- 화폐의 발달
① 상품화폐(물품화폐, Commodity Money): 쌀, 밀가루, 소금 등과 같은 상품이 화폐의 역할을 수행했다.
ㅇ 이들 상품화폐의 공통점은 질이 균일하고 변하지 않고 잘게 쪼갤 수 있는 것이다.
② 금속: 상품화폐가 무겁고 부피가 커 보관이나 운반이 어렵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던 차에 금을 발견하고 금 세공기술이 발달하면서 질이 균일하고 변하지 않는 금, 은을 사용했다.
③ 금속화폐: 금과 은도 운반이 불편하고 거래할 때마다 무게를 달고 쪼개야 하는 등 불편해지자 금이나 은을 일정한 무게의 주화로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
ㅇ 영국의 파운드처럼 무게 단위가 화폐 단위로 쓰이는 것도 이러한 돈의 역사 때문이다.
④ 태환지폐: 사람들이 금화에서 금을 긁어내면서 금속화폐의 순도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금의 부존량이 부족하기 시작했다. 또한 일부 주조권자는 자신의 권위를 무기로 금의 순도가 다소 떨어지는 주화를 만들어 유통시키기 시작했는데 그러한 주화도 시중에서 유통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ㅇ Gresham's Law: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일부에서 무거운 금속화폐를 들고 다니지 않고 보관되어 있는 곳의 보관증만 거래하는 사람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ㅇ 주조비용이 싼 지폐를 고안하여 18세기부터 널리 보급시켰다.
- 단 초기에는 지폐가 화폐로 유통되도록 하기 위해 지폐를 금이나 은으로 교환해주는 태환지폐로 발행해야만 했다.
⑤ 불태환지폐
- 금으로의 교환요구가 점차 줄어들고 금의 부존량이 실물 경제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졌다.
ㅇ 금과 연동해 화폐를 발행하다 보니 불경기에도 (경제대공황) 화폐를 새로 발행해 경제를 부양할 수가 없었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 이에 따라 금으로 교환해주지 않는 불태환지폐 발행하기 시작했다.
- 다만 지폐가 표면에 적힌 크기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이를 발행한 중앙은행을 믿을 것을 요구해야 했다.
- 오늘날의 지폐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가치가 그 표시된 가치보다 작은데 이 경우데도 지폐가 받아들여질 것을 정부가 선언하였기 때문에 법정화폐 또는 불태환화폐(법화, legal tender, fiat money)로 불린다.
ㅇ 중앙은행이 법으로 정한 화폐를 받아들이길 거부하는 사람은 법을 위반하는 것이며 중앙은행을 불신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처벌을 받는다. 반면에 은행이 발행한 수표를 거부하는 것은 상관없다. 이는 민간기업인 은행을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⑥ 신용카드, 전자화폐: 앞으로도 새로운 종류의 화폐가 등장할 것이다.
4. 화폐의 종류(통화지표)
- 우리가 화폐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산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ㅇ 현금은? - OK
ㅇ 요구불 예금은? - OK
ㅇ 저축성 예금은? 등
- 이처럼 어느 자산까지 화폐로 간주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통화지표가 존재한다.
ㅇ 물론 이 경우에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바로 유동성임
- 어떤 사람은 현금과 요구불 예금까지만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믿고 있으며 어떤 사람은 이 외에도 저축성 예금까지 받아들여진다고 믿고 있는 등 사람에 따라 의견이 다양하기 때문에 통화지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 통화지표의 종류
ㅇ 통화(M1) = 민간보유현금 + 은행의 요구불예금(당좌예금, 보통예금)
ㅇ 총통화(M2) = M1 + 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예금, 정기적금) + 거주자외화예금
ㅇ M2A = M2 - 2년 이상 만기 정기예금, 정기적금
ㅇ M2B = M2A + CD, 비통화금융기관의 요구불예금, 단기저축성예금
ㅇ 총유동성(M3) = M2 + 비통화금융기관의 장기저축성예금, 표지어음, 상업어음, 환매조건부채권
5. 화폐의 공급
(1) 본원통화(high-powered money, monetary base, reserve base): 민간보유현금과 지불준비금의 합으로서 중앙은행이 공급한다.
ㅇ 즉 본원통화는 민간 및 민간은행이 보유하는 중앙은행의 부채이다.
-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본원통화의 양은 화폐량에 비해 아주 작다.
ㅇ 이는 화폐에는 여러 종류의 예금이 있고 은행이 예금창조를 하기 때문이다.
(2) 지불준비율
- 은행은 지불준비금을 기초로 대출이나 투자를 해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기업이다.
ㅇ 은행의 큰 수입원은 대출로부터 얻는 이자수입이다.
- 따라서 은행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어진 지불준비금 중 가능한 한 많은 대출을 하고자 하나 은행의 대출능력에 제한을 가할 필요가 있다.
ㅇ 언제 있을지 모르는 예금자의 현금인출요구에 대비하기 위해 어느 정도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대출받은 사람이 그 금액을 다른 사람에게 지출하고 이 돈을 받은 사람이 다른 은행에 예금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역청산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 따라서 중앙은행은 법령으로 지불준비금의 일정비율을 보유하도록 정해놓는데 이것을 법정지불준비율 혹은 필요지불준비율이라 한다.
(3) 예금창조, 신용창조(지불준비율 5%인 경우)
- 다음과 같은 단순한 시나리오를 가정해 보자.
ㅇ 갑이 중앙은행으로부터 받은 1백만원을 A은행에 예금한다고 하자. → A은행은 이 돈 가운데 96만원을 을에게 대출한다. → 을은 이 돈을 B은행에 예금한다. → B은행은 이 돈 가운데 92만5천원을 병에게 대출한다. . . . .
ㅇ 은행의 예금 총액 = 1백만원 + 95만원 + 90만2천5백원 + . . . = 2천만원 = 화폐공급
- 결국 통화량(Money)은 현금통화와 예금통화의 합으로 정의되는데
통화량 = 통화승수 × 본원통화이며 통화승수(money multiplier)는 1보다 큰 수이다.
- 따라서 본원통화가 한 단위 공급될 때 통화량은 통화승수 배만큼 증가하는데 이는 마치 국민소득에서 정부지출이 소득을 창출하는 승수효과와 유사하다.
- 은행의 예금창조는 경제의 유동성만 증가시킬 뿐 국가의 부를 증가시키는 것은 아닌데 왜냐하면 은행의 자산증가인 대출 증가는 개인의 부채 증가를 의미하며 이는 서로 상쇄되기 때문이며 순수한 부의 창조는 최초의 본원통화뿐이다.
- 본원통화는 중앙은행에 의해 공급되지만 통화승수는 민간부문에 의해 결정되므로(민간의 화폐보유 정도, 저축 성향, 은행의 대출비율 등에 의해) 정부가 마음대로 통화의 공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4) 은행의 도산
- 은행의 기능: ① 자금중개 기능 ② 예금창조 기능
- 은행도 이윤을 추구하는 금융기업이지만 은행은 사기업과는 달리 공공성을 지니기 때문에 안정성이 중요하다.
ㅇ 은행은 국민경제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발행된 상품(화폐)을 취급한다는 특수성 때문에 하나의 은행이 파산하면 일반기업의 파산과는 달리 연쇄파산을 가져온다.
ㅇ 1930년대에 발생했던 경제대공황도 미국의 월가(Wall Street)에서 시작하였다.
ㅇ 따라서 은행이 파산해도 예금자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은행이 결성하는 보험조합인 예금보험(deposit insurance)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 최초의 예금보험제도는 연방예금보험기구(FDIC; 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로서 1933년에 실시되었다.
ㅇ 한해 2,000건에 이르던 은행 파산이 35년에 심리적 안정으로 거의 0으로 감소했다.
ㅇ 우리 나라는 1997년 1월 1일부터 예금보험제도를 도입하여 예금보험공사에서 일인당 2,000만원까지의 예금을 보장하고 있다.
6. 화폐에 대한 수요
- 화폐에 대한 수요는 어느 한 시점에서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가운데 보유하고자 하는 화폐의 양을 의미한다.
- 여기에는 고전학파의 이론과 케인지안의 이론이 있는데 케인즈가 비로소 화폐에 대한 수요이론을 정립했다고 볼 수 있다.
(1) 케인즈의 이론
- 케인즈는 화폐수요이론을 명시적으로 도입하여 거시경제학에서 화폐의 역할을 명확히 부각시켰다.
- 케인즈의 화폐수요이론은 유동성선호이론(liquidity preference theory)으로 불린다.
- 화폐를 보유하면 이자를 받을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개인이나 기업이 화폐를 보유하는 이유를 세 가지 동기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① 거래적 동기: 일상적인 거래를 위해 지갑 안에 보유하는 것(점심, 아이스크림 먹을 돈). 주로 소득에 의해 그 크기가 결정된다.
② 예비적 동기: 불확실한 사고를 대비해 지니고 있는 비상금. 역시 주로 소득에 의해 결정된다.
③ 투기적 동기: 미래에 어떤 자산 값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면 현금을 지닌 채 기다렸다가 나중에 그 자산을 사는 것(주가 하락시 현금을 보유하고 기다리는 것이 돈 버는 길). 주로 이자율에 의해 결정된다.
☞ 투기적 동기: 케인즈 이론의 핵심은 화폐를 자산으로 보유한다는 투기적 동기에 있다. 자산을 크게 현금과 채권으로 구분한다면 채권 보유로부터 기대되는 것은 확실한 이자와 불확실한 자본이득(자본손실)이다. 이 두 가지의 합이 0보다 크다면 채권을 보유할 것이고 0보다 작다면 화폐를 보유할 것이다. 그러므로 현금보유에 대한 수요는 이자율에 반비례한다. (∵ 첫째, 이자율이 상승할수록 합이 0보다 클 확률이 커지므로, 둘째, 이자율이 상승하면 향후 이자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게 되고 즉 채권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게 되고 이는 자본이득을 의미하므로 채권을 수요하고 화폐수요를 줄인다.)
- 이러한 동기에 의해 총화폐수요(국가 전체의 수요를 의미)는 소득과 이자율의 함수라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 소득이 증가하면 화폐수요가 증가하고 이자율이 증가하면 화폐수요가 감소한다.
ㅇ 미시의 수요이론에서 본 화폐: 정상재이므로 수요의 결정요인은 소득, 가격 등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 이자율의 정의 ①: 화폐 보유에 따르는 기회비용. 따라서 기회비용이 증가하면 수요가 감소한다.
- 화폐에 대한 수요를 결정하는 기타 요인에는 제도적 요인(CD기 보급률, 지하경제 비중), 물가상승률, 국부의 크기 등이 있다.
ㅇ 역시 제일 중요한 이자율만 고려하고 다른 조건은 동일하다고 하면 화폐에 대한 수요곡선은 이자율 - 화폐량 평면에서 우하향하는 모양을 지닌다.
7. 이자율의 결정
(1) 케인즈의 결정 이론
- 이자율은 화폐수요와 화폐공급이 일치하는 수준에서 결정된다.
☞ 이자율의 정의 ②: 이자율은 화폐라는 재화의 가격. 따라서 이자율은 화폐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화폐적 현상이다.
- 케인즈 이론에 의하면 화폐공급이 늘어나면 이자율은 하락한다.
(2) 고전학파의 결정 이론
- 고전학파는 이자율이 실물부문인 저축과 투자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보았고 화폐는 이자율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이자율은 실물적 현상, 즉 'Money is a veil'이기 때문이다.
- 반면 케인즈는 투기적 동기에 의해 화폐가 자산으로서 실물부문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 고전학파에서는 '저축 = 투자'가 자동적으로 보장되는데 이는 이자율이 신축적으로 움직이면서 이를 보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ㅇ 반면에 케인즈는 투자는 이자율의 함수, 저축은 소득의 함수로 보고 저축 = 투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자율과 소득이 같이 변해야 가능해진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