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과 저축을 얘기하자면 ‘자린고비’를 빼놓을 수 없다. 자린고비란 원래 인색한 마음(자린)과 돌아가신 부모님(고비)을 이르는 말로, 돌아가신 부모님에게까지 인색한 사람이란 뜻이라 한다. 맛있는 굴비를 천장에 매달아 놓고 식사 때마다 쳐다보기만 하던 자린고비의 딸이 어느날 건넛마을 구두쇠집으로 시집을 가게 됐다.
며느리는 첫날부터 시아버지에게 야단을 맞는다. “굴비를 천장에 매달아 놓으면 굴비한 마리를 버리게 되지 않니? 대신 종이에 굴비그림을 그려서 매달아 놓아라.” 다음날도 시아버지의 꾸중은 마찬가지다. 간장을 종지바닥이 보일 정도로 조금밖에 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닥의 간장을 먹으려고 종지를 기울이고 숟가락으로 긁으면 간장은 간장대로, 숟가락은 숟가락대로 닳아 버리지 않느냐? 차라리 찰랑찰랑 넘치게 하여 짜다는생각이 들게 하면, 간장과 숟가락을 동시에 아낄 수 있다” 는 것이다.
절약을 하면 집에 있는 것이 없어지지 않을 테니까, 무엇이든지 쌓아 담는 저축(貯蓄)이 되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나라 전체로 보면 자원의 낭비도 줄어들고, 가계저축의 규모도 증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녀들에게 절약하는 습관을 교육시키고, 저축은 사회적 미덕이라는 관념을 심어준다.
그런데 최근에는 국민들의 씀씀이가 예년과 같지 않은 것 같다. 고급 사치품과 내구재 소비가 급격히 늘어난 반면 저축률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실제 99년 상반기에 저축률은 30.6%를 나타내 작년의 33.7%보다 크게 낮아졌고 최고치를 기록했던 88년의 39.3%에 비교하면 전혀 딴 세상에 사는 것 같다. 소비지수만 본다면 IMF의 위기에서는 완전히 벗어나 있다. 벌써부터 일부에서는 과열된 소비를 걱정하고 인플레를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사회적 관점에서도 절약은 미덕이고 소비는 악덕인 것 같다. 과연 그럴까. 모든 국민이 지독한 구두쇠라면 간장과 굴비는 더 이상 판매되지 않을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다른 재화도 추가적 생산이 불필요할 것이며, 현재 수준에서 가계의 모든 재고가 동결될 것이다. 그 결과는 생산위축→고용감소→가계소득의 하락→소비수준의 하락→생산수준 감소→고용감소의 악순환을 계속할 것이다. 극단적인 절약이 가져오는 역설이다.
그렇다면 소비가 늘어야 하지 않는가. 그러나 과열된 소비가 나타나면 국내생산의 부족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수입이 늘어나며 무역적자가 증가하고 채무가 늘어나는 등 국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일방적으로 소비나 저축이 유일한 미덕이라고 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해답은 국민경제의 생산잠재력에서 찾아야 한다. 잠재적 생산능력이 100인데 국민들의 소비가 120이라면, 물가가 상승하고 과소비의 악순환이 나타난다. 생산능력을 확장시키는 투자가 필요하지만 저축이 적어 국내자본만으로는 부족하게 된다. 반대로 생산능력보다도 적은 80이 소비된다면 이번에는 경기침체를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총공급능력이 수요보다 부족한 개도국에서는 저축을 늘려 생산시설을 확장하는 적이 미덕이지만, 유휴생산시설이 많은데 소비가 적다면 경기침체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저축은 개인차원에서는 항상 미덕이 되지만, 사회적 차원에서는 소비가 미덕이 될 수도 있다.
우리 경제는 아직도 공급이 부족한 부문이 많아 저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소비가 위축된 부문에서는 고소득층의 소비가 경기를 부양시키는 요인이 된다. 자기 분수에 맞는 소비를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고소득계층 의 소비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정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굴비를 매달아 놓는 사람뿐만 아니라 먹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며느리는 첫날부터 시아버지에게 야단을 맞는다. “굴비를 천장에 매달아 놓으면 굴비한 마리를 버리게 되지 않니? 대신 종이에 굴비그림을 그려서 매달아 놓아라.” 다음날도 시아버지의 꾸중은 마찬가지다. 간장을 종지바닥이 보일 정도로 조금밖에 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닥의 간장을 먹으려고 종지를 기울이고 숟가락으로 긁으면 간장은 간장대로, 숟가락은 숟가락대로 닳아 버리지 않느냐? 차라리 찰랑찰랑 넘치게 하여 짜다는생각이 들게 하면, 간장과 숟가락을 동시에 아낄 수 있다” 는 것이다.
절약을 하면 집에 있는 것이 없어지지 않을 테니까, 무엇이든지 쌓아 담는 저축(貯蓄)이 되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나라 전체로 보면 자원의 낭비도 줄어들고, 가계저축의 규모도 증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녀들에게 절약하는 습관을 교육시키고, 저축은 사회적 미덕이라는 관념을 심어준다.
그런데 최근에는 국민들의 씀씀이가 예년과 같지 않은 것 같다. 고급 사치품과 내구재 소비가 급격히 늘어난 반면 저축률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실제 99년 상반기에 저축률은 30.6%를 나타내 작년의 33.7%보다 크게 낮아졌고 최고치를 기록했던 88년의 39.3%에 비교하면 전혀 딴 세상에 사는 것 같다. 소비지수만 본다면 IMF의 위기에서는 완전히 벗어나 있다. 벌써부터 일부에서는 과열된 소비를 걱정하고 인플레를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사회적 관점에서도 절약은 미덕이고 소비는 악덕인 것 같다. 과연 그럴까. 모든 국민이 지독한 구두쇠라면 간장과 굴비는 더 이상 판매되지 않을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다른 재화도 추가적 생산이 불필요할 것이며, 현재 수준에서 가계의 모든 재고가 동결될 것이다. 그 결과는 생산위축→고용감소→가계소득의 하락→소비수준의 하락→생산수준 감소→고용감소의 악순환을 계속할 것이다. 극단적인 절약이 가져오는 역설이다.
그렇다면 소비가 늘어야 하지 않는가. 그러나 과열된 소비가 나타나면 국내생산의 부족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수입이 늘어나며 무역적자가 증가하고 채무가 늘어나는 등 국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일방적으로 소비나 저축이 유일한 미덕이라고 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해답은 국민경제의 생산잠재력에서 찾아야 한다. 잠재적 생산능력이 100인데 국민들의 소비가 120이라면, 물가가 상승하고 과소비의 악순환이 나타난다. 생산능력을 확장시키는 투자가 필요하지만 저축이 적어 국내자본만으로는 부족하게 된다. 반대로 생산능력보다도 적은 80이 소비된다면 이번에는 경기침체를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총공급능력이 수요보다 부족한 개도국에서는 저축을 늘려 생산시설을 확장하는 적이 미덕이지만, 유휴생산시설이 많은데 소비가 적다면 경기침체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저축은 개인차원에서는 항상 미덕이 되지만, 사회적 차원에서는 소비가 미덕이 될 수도 있다.
우리 경제는 아직도 공급이 부족한 부문이 많아 저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소비가 위축된 부문에서는 고소득층의 소비가 경기를 부양시키는 요인이 된다. 자기 분수에 맞는 소비를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고소득계층 의 소비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정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굴비를 매달아 놓는 사람뿐만 아니라 먹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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