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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강의록]추세 분석

주가가 일정기간 보합권을 맴돌다가 어느 시점에서 에너지가 분출하게 되면 상승추세로 반전되고, 일정한 상승 후에는 하락추세로 전환되는데 이러한 추세분석은 주가의 향후 상승목표치 내지 하락목표치(가격조정폭) 등을 예측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보통 상승추세는 고점을 연결한 선으로 하락추세는 저점을 연결한 선으로 표시되는데, 상승추세는 1차 상승추세의 기울기보다는 2, 3차로 진행될수록 더욱 가파르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상승하는 주가의 움직임을 보면 대개 상승추세선 내에서 파동을 그리며 상승하다가 시세말기에 추세선 밖으로 살짝 벗어나다가 다시 조정이 시작되면 추세선 안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거의 대부분이 추세선 내에서 하락을 마무리짓는 것을 보게 된다.

따라서 추세분석은 상승 1파동을 끝내고 조정 1파 진행중인 주식의 예상 최저가격을 미리 판단할 수 있게 해 줌으로써 매수의 시점을 용이하게 하고 또한 상승하는 주식의 매도시점을 포착하게 해준다. 차트가 있다면 주가의 저점, 고점을 연결하여 자를 대어 그어보면 추세분석이 어느 정도 가능해진다.

최근의 사레를 들어보기로 하자.

태영(75550)은 93.10.27 기간동안 주가가 24,000원에서 연속 24번의 상한가 행진을 계속하여 93.11.22 54,000원 찍고 13일간의 조정에 들어갔다가 93.12.8 주가 58,500원에서 다시 비상을 시작하여 연속 13번의 상한가 행진을 거듭하면서 93.12.23 장중고점 70,000원을 기록하고는 16일간의 가격 및 기간조정에 들어갔는데 이후 94.1.18부터는 상승 삼각형 형태를 완벽하게 완성하면서 주가 6/25일 골든 크로스가 출현하면서 3차 상승의 시동을 걸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실전구좌를 포함한 내 개인 구좌에 소량의 매수주문을 내면서 동시에 같이 근무하는 직원에게도 적극적으로 권유하여 현금 및 신용포함 1,250주의 물량을 확보하게 하였는데 전고점(68000)까지 물량을 받아먹느라 장중에 힘겨운 모습을 보이면서도 상한가 들어가기를 3일 연속반복하던 끝에 지난 1.22(금) 매도호가 없는 상한가에서 막판 단일호가 시간에 9,000주의 대규모 물량을 토해내면서 상한가를 지켜내지 못하자 그 친구는 무척 당황해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기에 한시간여에 걸쳐 주가습성분석, 매물분석, 파동분석, 추세분석, 이동평균선 분석 등을 시행한 바 설혹 일시적 조정이 있더라도 그 폭은 5%도 채 안될 것으로 판단하였다.

특히 추세분석을 하여 보니 1.18일 이후 상승추세로 전환되어 있었고 추세선의 저점은 61,500원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매입가 보다도 높은 선에서 가격의 균형을 맞출 것으로 최종결론을 내리고 친구를 안심시키려고 오랜 시간 설명을 해 주었다. 그런데 그 친구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렸다. 그의 외할머니가 갑자기 상을 당하여 토요일 아침 차로 시골에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나에게 자신의 구좌번호, 비밀번호를 맡기면서 여차하는 경우에는 매도하여 줄 것을 당부하였고, 나는 가급적 팔지 않고 목표치(개인적으로는 10만원 이상으로 보고 있음) 이후로 중기보유할 것이니만큼 불안한 마음 갖지 말고 믿고 다녀오라고 다시금 안심시켰다.

그런데 익일(토)오전 9:10경 사무실로 그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도무지 불안한데 그나마 조금 먹은 것 다 토해놓으면 안되겠다고 보합가격에 던지겠노라고 했다. 나는 다시 한번 정색을 하면서, "어떻게 잡은 주식인데 던지려 하느냐, 정 그렇게 불안하면 절반만 매도해 보자" 고 권유하였다. 그러나 그는 불안과 공포심에서 그의 목소리는 떨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 ! 돈이 문제가 아니다.

그가 시골에 내려가는 동안 온통 주식생각으로 고통받을 생각을 하니 그의 뜻대로 하는 것도 그를 도와주는 것이 되겠다고 여겼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그가 시세원리를 깨우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그 친구의 뜻대로 하도록 허용하였다. 그리고 태영의 그날 주가 움직임을 바짝 긴장감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아침 -1,000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불과 10여분 사이에 호가가 보합으로 올라오면서 거래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오전 10:40경에는 상한가로 물량을 말아먹고 말았다. 가슴이 쓰라려 오는 것을 억제하느라 그날은 너무 힘이 들었다. 그 친구는 자신이 선택한 결과를 알고 나서 어떠했을까? 나보다도 훨씬 더 고통스럽고 비탄에 잠겼으리라.

그리고 그 친구는 월요일 상경하자마자 오후 늦게 사무실로 찾아와서 태영이 상한가 말았다는 사실을 알고는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실의에 젖은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 친구에게 한마디의 원망도, 비난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 친구에게 "이것을 큰 교훈으로 알고 참을 때는 굳세게 참을 수 있는 배짱을 키워야 한다."고 말하였다. 그 친구는 내일이라도 구좌에 돈이 들어오면 태영을 추격매수하겠다고 하였다. 그 때 나는 그 친구에게 "태영은 이미 너의 것이 아니다. 추격매수해도 이미 날개를 달았기 때문에 물량을 잡을 수 없다. 그 대신 내가 널 위해서 또 다른 리무진을 준비하였으니 이번에는 더 이상 날 실망시키지 말아라" 그리고 나서 그에게 태영 다음으로 가장 수익률을 올릴 수 있고, 테마를 지니고 있으며 성장성을 지닌 종목으로서, 충분한 가격조정 및 기간조정을 받은 한 종목을 신용 및 미수를 풀로 동원하여 만회하도록 독려하였고 그는 나의 뜻대로 다음날 아침 그 종목을 잡아 연속 상한가 행진하고 있어 지난 해 반 토막 났던 재산이 어느 정도 만회되어 즐거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