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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제 3 절 금융 이야기

제 3 절 금융 이야기


1. 금융이란


금융(finance)이란 돈을 빌려 주거나 빌려 쓰는 것을 말한다. 상품을 거래할 때는 상품과 화폐가 교환되듯이, 금융거래에서는 화폐와 증서가 교환된다. 가령 내가 은행에 가서 예금을 하면 내 돈과 은행의 예금통장이 증서로서 교환된다.

금융에는 직접금융과 간접금융이 있다. '직접금융'은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직접 자금을 거래하는 방식이다. 기업이 주식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직접금융의 대표적인 예이다. 한편 '간접금융'은 금융기관이 중개인의 역할을 하면서 자금의 수요와 공급이 이루어지는 거래방식을 말한다. 예금자가 은행에 예금을 하면 기업이 은행을 통하여 예금을 대출받아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간접금융의 예이다.

이때 은행과 기업, 또는 금융기관 상호간에 돈 그 자체의 수요 및 공급에 의해 매일 규칙적으로 금융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을 '금융시장'(money market)이라고 한다. 금융시장에서는 '돈의 가격'이라고 할 수 있는 금리가 결정되고, 그 금리에 따라서 일정액의 자금이 거래된다. 그런 의미에서 금융시장을 신용시장이라고도 한다.

금융시장은 자금의 성질과 수급조건에 따라 단기금융시장과 장기금융시장으로 구분된다. 단기자금이 거래되는 시장을 '단기금융시장' (또는 화폐시장)이라 하고, 장기자금이 거래되는 시장을 '장기금융시장' (또는 자본시장)이라고 한다. 단기금융시장은 주로 2,3개월의 단기자금이 거래되는 시장으로 '콜시장'과 '어음할인시장'이 그 전형적인 형태이다.

장기금융시장은 자금공급방식에 따라 장기대출시장과 증권시장으로 구분될 수 있다. '장기대출시장'은 간접금융방식이 행하여지는 금융시장으로서 금융기관이 저축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장기자금수요자에게 대출해주는 시장을 말한다. 또한 '증권시장'은 주식·공사채 등의 증권을 통해 자금의 수급이 이루어지는 직접금융시장을 말한다.



2. 금융기관


금융기관이란 돈의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자금의 수급을 중개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통화금융기관'(또는 '제1금융권')과 '비통화금융기관'(또는 '제2금융권')으로 구분하고 있다. 또한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을 합쳐 '제도금융권'이라고 하고, 그 외의 전당포나 사채(私債), 계 등을 묶어 '사금융권'(私金融圈)이라고 한다. 1995년 현재 우리나라의 금융기관을 분류해 보면 <표 1>과 같다.



<표 1> 우리나라의 금융기관



┌─중앙은행 ──────────── 한국은행

│ ┌─시중은행

통화금융기관 ─┤ ┌─일반은행 ───┼─지방은행

│ │ └─외국은행

└─예금은행 ─┤ ┌─중소기업은행

│ ├─한국주택은행

└─특수은행 ───┼─농협

├─수협

└─축협


┌─한국산업은행

┌─개발금융기관 ─┼─장기신용은행

│ └─수출입은행

│ ┌─은행신탁계정

├─저축금융기관 ─┼─상호신용금고

│ ├─신용협동기구

비통화금융기관 ───────┤ └─체신예금

│ ┌─투자금융회사

├─투자금융기관 ─┼─투자신탁회사

│ └─종합금융회사

│ ┌─생명보험회사

├─보험기관 ───┼─체신보험

│ └─외국생명보험

└─기 타




4. 재(財)테크


돈은 굴려야 불어난다. 집안에 가만히 모셔놓기만 하면 불어나기는 커녕 앞의 황금귀신 이야기처럼 화를 당할지도 모른다. 잘만 굴리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 돈. 문제는 어떻게 굴리느냐에 있다.

흔히 돈을 모으려면 부지런해야 한다고 말한다. 은행만 해도 한두 군데가 아닌 데다 증권회사, 투자신탁회사, 투자금융회사 등 금융기관이나 금융상품의 종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같은 액수의 돈이라도 효율적인 관리를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5년, 10년 후에는 큰 차이가 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의 관리기법이 필요하다. 이른바 재테크(financial technology)가 요구되는 것이다.

재테크란 원래 기업의 재무활동의 기법을 고도화한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용어이다. 오늘날 기업들은 경영여건의 변화로 전통적인 생산활동만 가지고는 기업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따라서 수익기회를 늘리기 위하여 다각적인 재무활동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기법들이 재테크이다. 재테크는 기업경영 뿐만 아니라 개인의 재산 운용에도 이용되고 있다. 즉, 수익성과 안전성을 고려해 자금을 여러 곳에 '분산투자'하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이를 '포트폴리오'(portfolio)라고 부르기도 한다. 포트폴리오란 원래 서류가방, 또는 자료수집철이란 뜻이다. 그러나 오늘날 포트폴리오는 경제 주체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 등 각종 자산들의 구성을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예컨대 금융시장에서 경제주체는 포트폴리오 이론에 따라 자신의 효용극대화를 위해 위험 및 수익이 저마다 다른 수많은 자산들의 보유비중을 결정하는 투자형태를 보인다.

한가지 예로서 주식투자와 관련해서는 특성이 서로 다른 여러 증권에 분산투자함으로써 미래의 불확실한 위험을 미리 분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여기에는 공격형 투자와 방어형 투자의 두 가지가 있는데, 호황국면에서는 주식 70%, 채권 30%의 비율로 공격형 주식을 중점 매입하고, 경기가 불투명한 국면에서는 주식 50%, 채권 50%의 비율로 안정주를 중심으로 한 분산투자가 바람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테크는 우선 목표가 어디에 있느냐를 분명히 따져야 한다. 장래의 불안감이나 노후대책이 최우선의 목표라면 보험기관의 금융상품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보험의 주요한 장점이 위험보장성과 노후대책을 위한 장기저축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험상품은 중도해약하면 손실이 크다. 세제상 불이익을 받지 않는 최소한의 기간인 가입후 3년 이내에 해약을 하게 되면 원금조차도 회수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여 가입해야 한다.

다음으로 집을 장만하거나 재산을 불리는 것이 급선무인 경우에는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서 안전성과 수익성을 고려한 재테크를 설계해야 한다. 안전성면에서는 역시 제1금융권의 상품이 제일이다. 특히 은행의 적립식 금전신탁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으면서도 안전한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다소의 위험부담은 있으나 고수익이 보장되는 금융상품은 역시 제2금융권에 많이 있다. 특히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것은 높은 수익율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흔히 말하는 유가증권(有價證券)이란 재산권을 보증하는 모든 문서를 말하며, 줄여서 증권이라고도 부른다.

그 외에도 투자신탁회사를 통한 투자신탁상품, 일반인들에게는 아직도 낯설지만 어음관리계좌(CMA) 등과 같이 단기간에 연 15%대의 높은 이자를 얻을 수 있는 제2금융권 상품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5. 놀부의 제사 이야기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 가운데에는 구두쇠로 소문난 사람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충청도의 자린고비나 '흥부전'의 놀부는 가히 국가대표선수격이다. 충주의 자린고비는 역사상 인색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인물이다. 한번은 어떤 사람이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느냐고 비결을 물었더니, 가르쳐 주마고 산으로 끌고 올라갔다. 그러더니 다짜고짜 높은 바위 벼랑에 서있는 소나무로 올라가란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매달려 보라는 것이다.

영문도 모른채 그 사람은 자린고비가 시키는 데로 소나무에 매달렸다. 이윽고 한 손을 놓으라고 하더니, 다른 한 손도 놓으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잘사는 법을 가르쳐 주기는 커녕 누굴 죽일 셈이냐"고 했더니, "그럼 내려와라" 하고서, "돈이 생기거든 말야. 아까 네놈이 한 손으로 소나무를 꽉 움켜 쥔 것처럼 손아귀에 쥐고 절대 놓지 않는 거란 말야, 이 녀석아" 하였다 하지 않는가.

그러나 구두쇠 이야기 중에서 더욱 압권은 놀부의 제사 이야기이다. 우리 조상들은 아무리 없이 살아도 선영들의 제사에 올릴 음식만큼은 걸게 장만했다. 그런데 놀부만은 달랐다. 음식을 차리는 대신 동전에다 붓으로 음식이름을 써서 제사상에 올리는 것이었다. 고기, 밥, 떡, 과일, 나물하며, 홍동백서, 어동육서를 일일이 써서 상을 차렸다가 새벽이 되면 영천수 맑은 물에 그 돈들을 쏵 씻어서 다시 꿰어 놓았다고 한다. 심지어 나중에는 돈 대신 종이에다 제사상에 오를 음식이름을 써놓고 제사를 지냈다고 하니, 얼마나 지독한 구두쇠였는지 짐작이 간다.

재미있는 것은 놀부의 이러한 행동이 지금의 증권의 효시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기업이 발행하는 주식이나 채권 등의 증권은 실물재산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는 증서에 다름 아니다. 놀부가 제사상에 올린 종이도 음식이라는 실물을 대신하는 증서 역할을 한 셈이다. 이는 놀부가 귀신들에게 음식이라는 실물을 바치는 대신 증권을 발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놀부야말로 우리나라 증권발행의 원조가 아니겠는가.


6. 투자와 투기


증권은 그 증서의 이전에 따라 권리가 자유롭게 양도될 수 있다. 증권에는 상품증권·화폐증권·자본증권이 있으며, 상품증권은 창고증권·화물인환증·선하증권 등을 말하고, 화폐증권에는 수표·어음 등이 포함되며, 자본증권으로는 주식과 채권이 있다. 이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자본증권'으로서 좁은 의미에서의 유가증권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유가증권에 투자한다는 것은 곧 주식과 채권에 투자함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주식투자에 대한 이미지는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의 개념으로 비춰져 온 것이 사실이다. 이는 자본시장의 기반이 취약한 환경에서 소위 '큰손'이라고 불리는 일부 세력들이 무분별한 '머니 게임'에만 열을 올려 선량한 다수의 소액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었기 때문이다.

어떤 경제학자에게 투자와 투기를 어떻게 구별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내가 주식을 사면 주식투자요, 당신이 주식을 사면 주식투기요"라고 대답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부동산투기', '부동산투자', '증권투자', '증권투기' 등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두 용어의 개념을 구별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에서는 투자와 투기를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투자란 생산활동을 통하여 이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실물자산이나 금융자산을 구입하는 행위를 말한다. 한편 투기란 위험발생을 통하여 이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실물자산이나 금융자산을 구입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러므로 투자와 투기는 다같이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그러나 이익추구의 방법에서 다르다. 투자는 생산활동을 통한 이익추구이지만, 투기는 생산활동과 관계없는 이익추구이다.

예컨대 동일한 부동산을 구입한다 하더라도 그 땅위에 공장을 지어 상품을 생산할 목적이라면 이는 부동산투자라고 한다. 그러나 사두었다가 얼마후에 되팔아 차익을 얻을 목적이라면, 이는 생산활동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부동산투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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