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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기업지배구조, 기업윤리 그리고 시장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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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 기업윤리 그리고 시장질서
(CORPORATE GOVERNANCE, BUSINESS ETHICS AND MARKET ORDER)

월든 벨로(Walden Bello)
필리핀대 교수

Summary

아시아 경제위기와 그로 인한 파급효과가 미친 해로운 영향은 그들 국가의 정부가 저지른 실책 이상으로 심각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경제위기로 인해 지난 30년간의 경제적 진보를 잃어버렸고, 이것은 마하티르 전 말레이지아 총리가 주장했듯이 '인간성에 대한 범죄'로 불릴 수 있는 것이었다.
범죄라고 불리든 아니든, 위기에 대한 책임은 초국적기업의 무책임성과 초국적기업을 충분히 규제하는데 실패한 국제사회에 있다. 무책임한 초국적기업의 위험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세계 각국은 초국적기업의 활동이 초래한 환경침해로 고통받아 왔을 뿐 아니라 심지어는 초국적기업이 치외법권적 행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었다.
80년대와 90년대에도 초국적기업은 계속해서 저개발국 시장에 침투했다. 우루과이 라운드는 미국, 일본, EU의 초국적기업이 전세계에 걸쳐 얼마나 그들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우루과이 라운드 협정은 관세인하 뿐 아니라 다음과 같은 제도를 내포하고 있다.
- 저개발국가들이 산업화를 위해 무역정책을 사용하는 것을 방해
- 선진국의 기술진보를 저개발국이 이용하는 것을 금지
- 초국적기업이 저개발국의 농업시장에 침투하는 것을 허용

아시아국가에 대한 IMF 구제금융 조건에서 알 수 있듯이, IMF는 초국적기업이 원하는 형태로 아시아 경제를 재편성하는 도구가 되었다.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에 강요된 철저한 규제완화, 자유화, 민영화 조치는 이들 시장에 초국적기업이 침투하는데 있어 장애물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의 셜린 바세프스키도 여러 번 인정했듯이, 한국과 태국에 강요된 구제금융 조건들은 이들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장기적인 쌍무적 의제들을 포함하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최근 경제위기는 무제한적 국제자본 운동이 초래한 위험에 대한 국제적 경각심을 제고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저개발국가의 빈곤 증대, 소득분배 악화, 핵심적 자원의 이용 곤란은 유엔개발기구(UNDP)의 인간개발보고서에 잘 정리되어 있다. 환경문제에 대한 수많은 국제회의도 또한 무역, 투자, 시장에 대한 고려보다는 사회적, 환경적 관심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경향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되지만, 시민사회가 초국적기업을 수세적 지위로 몰아넣고 부도덕한 초국적기업의 활동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제고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유럽에서의 최근의 체제변화로 인해, EU, 일본, 아시안 국가들, 저개발(Southern) 국가들과 시민사회운동의 정치적 연합에 기반한 새로운 전지구적 규제체제의 형성은 실현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전세계는 세계적 차원의 경기침체를 경험하기 전에 자본통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