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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美 경기회복 징후 확산 불구 4/4분기 이후 전망 불확실

(2003/10/17)
최근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강한 탄력을 보이고 있어, 전문가들 사이에서 3/4/분기 성장 전망에 대한 상향조정 움직임이 줄을 잇고 있다. 일각에서는 3/4분기 성장률이 4년래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의 온라인 통신 CNN 머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견실한 고용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고, 나아가 당분간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은 여전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제: "The economy's big surprise", 10/16.

3/4분기 성장 전망 상향조정 움직임 확산

블루칩 이코노믹 인디케이터社나 월스트리트 저널의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3/4분기 성장률은 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2002년 1/4분기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이나 소비지출 호조세는 한층 견실한 성장률도 가능함을 시사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일각에서는 6%, 나아가 7%를 운운하는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이는 지난 1999년 4/4분기 7.1%에 이후 근 4년만에 최고치다.

가령 美 존 행콕 파이낸셜 서비스社의 오스카 곤잘레즈 이코노미스트는 "3/4분기 성장률이 6.5∼7%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며 "오히려 추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드레스드너 클라인워트 바세르스타인의 케빈 로건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7%의 성장률도 비합리적인 수치가 아니다"며 "소매매출이 상향조정되는 등 견조한 추세를 이어가, 소비지출이 무려 12%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8월 미국의 무역수지는 예상외로 적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끌었다. 사실 무역적자, 즉 마이너스의 순수출은 GDP에서 차감 요인이다. 따라서 이처럼 8월 무역적자가 대폭 줄어든 것은 결국 3/4분기 성장률을 부양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한편 7월과 8월 중 소매매출 통계가 상향조정된 점도 마찬가지다. 사실 미국에서 소비지출은 GDP의 2/3 이상을 차지한다. 역시 3/4분기 성장률 향상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지난 10.16(木) 발표된 8월 기업 재고의 예상외 급감은 3/4분기 성장률이 지금 낙관론자들이 예상하고 있는 수준보다 낮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재고 감소가 GDP의 차감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은 그 여파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리는 모습이다. 가령 레먼 브라더스의 선임 금융 이코노미스트 드류 매투스는 재고 감소로 인해 3/4분기 GDP 성장률이 0.1%포인트 정도 하향조정되겠지만, 별 영향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3/4분기 중 6% 성장률 전망을 고수했다. 나아가 그는 "이러한 성장 전망조차 여전히 상향조정 리스크가 크다"고 부연했다. 더구나 낙관론자들은 이러한 재고 감소가 결국엔 4/4분기 중 생산 증대를 부추겨 결국 향후 성장 전망에 플러스가 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이들은 특히 지난 10월 중 뉴욕 연준 및 필라델피아 연준 제조업 지수가 기대 이상의 견실한 증가세를 보인데 주목한다. 향후 재고 재비축 차원에서의 생산 증가를 시사하는 대목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시티그룹의 스티븐 위팅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4분기와 3/4분기 중 의도치 않은 재고 감소를 경험했다"며 "사실 이는 전형적인 경기침체의 징조지만, 오히려 이런 점에서 향후 재고 재비축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가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설령 수요 증가가 불과 3.5%에 그친다 하더라도 이로 인해서면 매분기마다 재고가 500억달러 늘어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4/4분기 이후 대폭적인 성장 둔화 우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4/4분기 중 경제성장률의 현저한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 저널의 서베이에서도 4/4분기 성장률은 4% 이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3/4분기 중 5.2%의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는 시티그룹은 4/4분기 중 5.1% 수준으로 비교적 완만한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

사실 지난 2001년의 경기침체, 그리고 3년간의 증시 약세장, 나아가 테러 공격과 기업 회계 스캔들, 게다가 두차례에 걸친 전쟁 등을 거치며 기업들은 향후 전망에 대해 과도한 낙관론을 자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 여파가 재고 축소와 고용 자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당분간은 이런 태도가 당장에 개선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가령 웰스 파고의 손성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와 접촉한 고객 기업들은 수요 증가에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수요 증가를 사전에 예상해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바로 이점이 재고나 고용, 나아가 제조업 경기가 다소간 개선되고는 있지만, 그다지 뚜렷히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도 수긍하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실업률이 현재 6.1% 수준에서 대폭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 과정에서 설령 해고는 완화되고 일부 고용이 회복되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벤 버낸키 연준리 이사가 최근 지적했다시피, 이런 식의 회복은 여전히 고용경기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상당수 소비자들에게는 전혀 회복이라는 느낌을 불러일으키지 못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라라 레임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만큼 고용이 회복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제 더 이상 인력 감축을 중단된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2분기간 고용이 대폭 늘어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