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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사회 정의와 경제적 효율성

사회 정의와 경제적 효율성



(1) 사회정의의 개념


정의는 다양한 의미로 사용된다. Posner에 의하면 정의는 크게 보아 세가지의 경우에 사용된다. 첫째는 분배의 정의를 나타낼 때 사용된다. 즉, 경제정의는 공평한 소득이나 부의 재분배를 의미한다. 둘째, 경제적 효율성을 나타낼 때 사용된다. 자원이 희소한 세계에서 자원을 낭비하는 것은 부정의한 것으로 비난받는다는 것이다. 셋째, 그 시대의 정서가 경제적으로 정의롭다고 여기는 것이 경제정의라는 것이다.

그런데 분배의 정의나, 시대적 정서에 의한 정의의 개념은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하기 어렵다. 분배의 정의를 기초로 적정한 소득 재분배가 주장되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정의로운 소득분배 수준을 알기가 대단히 어렵다. 그것은 시대나 경제여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분배의 재분배는 생산에 영향을 준다. 누구나 자신의 분배 몫을 고려하여 생산에 참여하므로 생산과 동시에 분배가 결정된다. 결국 소득 재분배에 대한 주장은 생산방식의 변경에 대한 주장이 된다. 소득분배를 고려하여 생산방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다. 사회적 합의가 달성된 생산방식하에서 소득의 불평등이 발생하면, 또 다시 생산방식을 변경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고 시대적 정서에 의한 정의의 개념도 마찬가지다. 시대적 정서란 끊임없이 변하기 마련이다. 이를 기준으로 정의를 실현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이상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

시장경제가 확대되면, 경제에 대한 대중의 불안도 커진다. 자급자족 경제에서 개인은 무엇을 생산하고 어떻게 쓸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한다. 그리고 자신이 뿌린만큼 거두어 소비한다. 물론 태풍이나 가뭄으로 한해 농사를 망치더라도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하늘이나 자신의 운명을 탓할 뿐이다.

이제 시장경제에서 개인의 소득은 더 이상 노력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시장에서어떻게 평가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누구나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상품을 만들고자 하지만 이러한 의도가 항상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돈을 투자하고, 밤을 지새우며 노력해서 물건을 만들어도 소비자가 사지 않으면 파산하고 만다. 그리고 우연히 만든 상품이라도 대히트를 치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서 큰 돈을 벌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시장 경제가 불합리하다고 여긴다. 시장경제가 확대되면서 나타나는 '공정한' 가격이나 '공정한' 분배에 대한 관심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시장경제에서 '공정한' 가격이나, '공정한' 소득분배는 없다. '공정한' 거래 규칙만이 있을 뿐이다. '공정한' 거래규칙은 거래당사들에 의하여 자발적으로 발전한다. 어느 한 쪽에 불리한 거래규칙은 스스로 도태된다. 그러한 규칙하에서 거래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거래규칙이 정해지면, 상반된 의도를 가진 사람들에 의하여 거래가 이루어진다. 기업은 되도록 싼 값에 노동자를 고용하고자 하고, 노동자는 되도록 비싼 값에 노동력을 팔고자 한다. 이들간의 이익은 대립된 것처럼 보이지만, 시장 경쟁은 서로의 이익을 증대시킨다. 보다 높은 임금을 지불할려는 경쟁 기업에 의해 임금은 높아지고, 보다 낮은 임금을 받더라도 일자리를 구하고자 하는 노동자가 있으면 임금은 낮아진다.

그러나 대중들은 흔히 자신의 입장에서 세계를 본다. 그래서 대부분이 임금생활자인 사회에서 노동자 입장을 대변하는 주장이 흔히 등장한다. 노동자는 기업이 낮은 임금을 지불하고자 하는 동기와 자신이 시장에서 물건 값을 깍고자 하는 동기가 같다는 것을 이해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임금을 높이는 것은 기업간의 경쟁이라는 사실도 이해하지 않는다. 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기업은 노동자에게 낮은 임금을 강요하는 탐욕스러운 존재다. 그리고 근로자는 기업에 희생을 당하는 약한 존재가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주장에 동의하는 지식인이 많다는 것이다.


(2) 경제적 효율성


1) 경제적 선택과 기회비용


인간은 자신의 의도를 실현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선택을 한다. 그것은 자신의 의도를 실현하는데 필요한 자원이 제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합리적 선택이란 의를 실현하는 여러가지 수단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장래에 발생할 비용을 고려하는 것니다. 과거에 발생한 비용을 고려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그것은 이미 지불한 비용이기 때문이다. 이를 매몰비용(sunken cost)이라고 한다. 과거를 고려하는 것은 미래를 보다 잘 예측하고자 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강도를 당했다고 하자. 그러면 그는 어떻게 하는 것이 다음에 강도를 당하지 않을 가를 생각할 것이다. 강도를 당해 본 손해는 어떻게 할 수 가 없다. 그가 강도를 당한 경험을 떠올리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 강도를 잘 당한다는 것을 예측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강도를 당한 피해를 생각한다는 것은 선택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간의 합리적 선택을 분석하는 경제학도 과거에 관심이 없다. 어떤 선택에 따라 장래에 발생할 비용을 기회비용이라고 한다. 이 때의 비용은 회계학적인 비용과 다르다. 인간이 어떤 수단을 선택하는 것은 이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회계학적으로 보면 어떤 선택에도 이익이 존재한다. 내가 최선의 선택하면, 차선의 선택을 하였을 때 얻었을 이익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때 차선의 선택으로 인해 내가 얻었을 이익이 최선의 선택에 따른 기회비용이다. 그런 점에서 모든 기회비용은 개인적이며, 주관적이다. 시장을 통해 드러나는 것은 기회 비용보다 모자를 구매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큰 사람이 모자를 구매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모자 가격이 만원일 때 여러 사람이 이를 구매하였다고 하자. 만원의 기회비용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모자를 사지 않았다면 현금을 만원을 보유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람은 가방을 구매하였을지 모른다. 이들이 현금을 보유하거나, 가방을 구매하였을 때 얻었을 이익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이러한 이익에도 불구하고, 모자를 사기로 결정한 사람들은 이러한 이익을 포기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포기된 이익, 즉 기회비용이 모자를 구입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적다는 것이다.


2) 경제적 효율성


경제적 효율성이란 시장 거래에 참여한 거래자들의 이익이 가장 극대화된 상태를 말한다. 시장에서 자발적 거래는 서로 동의하여 체결한 거래는 그 거래의 합법성이나 불법성, 시장이 독점이냐 또는 경쟁이냐에 관계없이 거래 당사자에게 이익이다. 누가 강제하지 않았음에도 경제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은 서로 거래로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어떤 사람이 옷을 10만원에 구매하였다고 하자. 이것은 구매자가 적어도 그 옷을 구매하여 10만원 이상의 편익을(심리적 만족까지 포함하여)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구입하는 것이다. 비록 그 옷이 독점적인 상점에서 판매되는 것이라 하더라도 소비자는 '사지 않을 선택'을 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구입한 것은 구매에 따른 이익이 10만원 이상이기 때문이다. 상점주인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10만원에 판매하는 것이 이익이기 때문에 판매하는 것이다. 이때 매입원가가 10만원 이상일 수 있다. 이 경우에서도 상점주인이 자신의 판단으로는 지금 시점에 10만원을 받고 파는 것이 손해를 덜 보는 것이므로 판매하는 것이다. 이러한 거래를 통하여 구매자나 상점주인은 이익을 보는 것이다.

그런데 거래자들이 얻는 이익의 합이 가장 큰 경우는 시장이 경쟁적일 때이다. 경쟁일 때 공급은 가장 적은 기회비용을 들여 생산하는 기업부터 공급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수요는 가장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소비자부터 구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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