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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위안화 평가절하 대책

최근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홍콩 경제일보는 2월 25일 홍콩 금융소식통을 인용해서 중국정부가 미 달러에 대한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지금의 상하 약 0.3%로부터 5%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하고 있다. 홍콩 언론들의 보도대로 중국정부가 올해 안에 환율변동폭을 상하 5%로 확대하면, "사실상의 평가절하 조치"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이다. 그것은 금년 들어 무역수지 적자 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우리 경제에 더 나쁜 수출환경을 뜻하고 있어 걱정스럽다.

그렇지만 중국과 같은 경제대국의 환율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우리경제에 항상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실물경제의 발전과 변화에 따라 언젠가 환율조정이 불가피하므로 어느 나라이든 환율을 영구히 고정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 때에는 1994년 1월 1일 위안화 환율이 30% 인상된 것처럼 일시에 대폭적인 조정이 이뤄질 수 밖에 없고, 그것은 이웃 나라 경제에 핵폭탄 같은 충격을 줄 수 있다. 1997년도 아시아 경제위기의 시발점을 1994년 1월 중국 위안화의 대폭적인 평가절하에서 찾는 시각도 여기에 근거한다.

위안화의 환율변동폭이 확대될 때 단기적으로는 1994년 1월이래 거의 고정환율처럼 운용되어 왔던 환율이 그 동안의 시장실세를 반영해서 어느 정도 조정을 받아 우리경제에 충격을 주겠지만 그것은 일시적 충격이며, 위안화가 계속 평가절하 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 30여개월 동안 중국물가가 계속 하락하는 추세였으므로 위안화의 실제구매력을 기준으로 측정한 적정환율은 현재의 명목 환율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고,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가 지난해에도 245억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위안화 가치가 상승압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던 앞으로는 위안화의 환율이 시장실세를 반영해서 상승하고 하락할 것이다. 정부는 환(율변동)위험을 회피(헷징)할 수 있는 선물환거래시장의 확충 등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무역관련 기업들은 중국의 위안화 환율 예측정보의 수집 및 활용에 보다 진력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환차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거래계약을 맺고, 외화로 수출계약을 맺은 후 환율변동으로 손해를 봤을 때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인 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 등을 적극 활용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중국은 금년 초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나라 수출업계는 기회와 위기를 맞을 것이다. 화섬직물은 미국의 중국산 섬유류에 대한 쿼터제의 점진적 철폐로 미국시장에 대한 중국산 의류제품의 시장점유율이 증가할 전망이어서 중국산 의류수출 증가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지만, 다른 상품들은 해외시장에서 더 큰 경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중국이 WTO가입하면 관세율을 인하함으로써 시장개방 폭이 확대될 것이다. 국내 무역업계는 이를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한 경쟁력 저하를 만회할 좋은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특히 고부가가치화 및 차별화 전략의 강화를 통해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을 제고시켜야 할 것이다.

수출환경의 악화를 감안해서 정부는 개별기업들이 수출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배려해야 할 것이다. 특히 개정된 은행법 시행령으로 종합상사들에 대한 여신한도가 급격하게 축소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수출입과 관련, 무역어음의 매입이 대출에 포함되고 신용장 개설이나 본드 발급 등에 따른 지급보증도 대출한도에 포함됨으로써 기존 수출입 물량의 소화에도 벅차다는 업계 사정도 귀담아 들어야 하겠다. 비록 그러한 조치들이 은행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 하더라도 실물경제에 미칠 파급효과와 개별 산업별 특성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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