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화폐시대 예감…중앙은행·환율도 사라져
조개껍질에서 신용카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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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화폐 시대가 확 다가오고 있다. 이 돈은 얼마 안가 지구를 지배하는 사이버 혈액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국경없는 경제, 글로벌 경제의 최종 모습은 아마도 이 돈에서 찾아질 듯싶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덕에 외국 물건을 우리 안방에서 살 수 있는 세상이다. 일본 기업 물건을 한국 소비자가 사고, 한국 상품을 일본 소비자에게 파는 것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전세계가 빠른 속도로 '하나의 시장' 으로 통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미완의 시장이다. 인터넷상에서 주문하고 대금결제도 실시간으로 이뤄져야 '하나의 시장' 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가상 화폐인 사이버머니(전자화폐) 가 '국경없는 경제' 를 완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오래 전부터 '하나 되기' 를 원했던 유럽연합이 지난해 '유로' 화폐가 나온 뒤 완전한 통합이 시작됐다고 평가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상명대학 정지만 교수는 "인터넷이 지식과 상품 정보를 찾아보는 '정보의 바다' 라는 점에 비춰볼 때 사이버머니는 전세계의 수많은 수요.공급자를 동시에 얽어매는 '거대한 시장' 을 만들어 낼 것" 이라고 내다봤다.
사이버세계는 조개껍질을 돈으로 쓰면서 물물교환 경제가 화폐 경제로 바뀌고, 금.은화로 나라간 교역이 생겨나는 등 돈이 발달하면서 시장이 동네에서 지역으로, 지역에서 국가간으로 확대된 과거의 경험과는 사뭇 다른 폭발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화폐연구가인 한국은행 이철성 과장(http://money114.pe.kr)은 "사이버 머니로 전세계 수요자와 공급자가 인터넷으로 연결된 하나의 시장으로 몰려 효율적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신속한 결제가 이뤄짐으로써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 에서 말한 완전경쟁 시장이 마침내 이뤄지는 셈" 이라고 말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가상의 완전경쟁시장이 사이버머니로 실현되는 것이다.
1975년 미 비즈니스위크지는 "전자화폐가 기존에 사용하던 돈을 없앨 것" 이라 내다봤다. 25년이 지난 현재 미국.일본 등 전세계 30곳에서 전자 화폐를 시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인구 10만명인 캐나다 구엘프 시. 97년부터 비자카드사의 자회사인 몬덱스사에서 발행한 '몬덱스 카드' 라는 전자화폐를 쓰는 시범도시다. 외식.쇼핑 등이 모두 이 카드로 이뤄진다. 카드에 돈이 부족하면 공중전화나 가정용 전화로 충전받는다.
이곳에서는 물건을 산 뒤 카드를 내면 상점 주인이 단말기를 통해 카드에서 물건 값을 꺼낸다.
몬덱스사 컴퓨터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읽은 뒤 3~4초 만에 결제가 끝난다. 거스름돈도 받을 필요가 없다. 지갑이 없는 생활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전자상거래의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미 연구기관인 포레스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규모는 지난해 2억달러를 기록했으나 2004년에는 18억2천만달러로 뛸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은행인 골드먼삭스는 2010년에 미국 소매거래의 15~20%가 인터넷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본다.
그만큼 사이버머니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95년 10월 세계 최초로 문을 연 가상은행 SFNB(시큐리티 퍼스트 네트워크 뱅크) 는 연중 무휴로 영업하고 있는데, 미국 50개 주에 1만2천5백개의 계좌가 있고 하루 7만여건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미 연구기관인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은 96년 사이버머니로 결제된 거래 규모가 5천만달러였지만 올해는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다이너스 카드가 나온 지 50년이 지나서야 보편화됐듯이 전자화폐도 보편화까지는 이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한다.
사이버머니는 사람들의 생활 모습은 물론이고 제도까지 바꾸는 역동성이 있다. 지금은 인터넷 상의 특정 사이트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조만간 개인간 자금 이체가 자유롭고 해외송금도 가능하도록 금융시스템을 바꿀 것이다. 그러면서 사이버머니는 자연스레 세계의 지배적인 화폐시스템으로 자리잡아 갈 것이다. 종착역은 세계의 단일 화폐.
현대경제연구원 조홍래 이사는 "사이버머니가 광범위하게 통용되면 그것 자체가 하나의 화폐가 되면서 기존 화폐처럼 환율을 따져야 하는 불편도 사라진다. 각국의 통화를 관리해 오던 중앙은행도 없어질 수 있다" 고 내다봤다. 그러나 사이버머니의 시대로 가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사람들은 많은 기득권과 습관을 버려야 하고 개개인의 정보도 보호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 2000.03.20 ]
글 : 이용택 기자
조개껍질에서 신용카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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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화폐 시대가 확 다가오고 있다. 이 돈은 얼마 안가 지구를 지배하는 사이버 혈액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국경없는 경제, 글로벌 경제의 최종 모습은 아마도 이 돈에서 찾아질 듯싶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덕에 외국 물건을 우리 안방에서 살 수 있는 세상이다. 일본 기업 물건을 한국 소비자가 사고, 한국 상품을 일본 소비자에게 파는 것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전세계가 빠른 속도로 '하나의 시장' 으로 통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미완의 시장이다. 인터넷상에서 주문하고 대금결제도 실시간으로 이뤄져야 '하나의 시장' 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가상 화폐인 사이버머니(전자화폐) 가 '국경없는 경제' 를 완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오래 전부터 '하나 되기' 를 원했던 유럽연합이 지난해 '유로' 화폐가 나온 뒤 완전한 통합이 시작됐다고 평가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상명대학 정지만 교수는 "인터넷이 지식과 상품 정보를 찾아보는 '정보의 바다' 라는 점에 비춰볼 때 사이버머니는 전세계의 수많은 수요.공급자를 동시에 얽어매는 '거대한 시장' 을 만들어 낼 것" 이라고 내다봤다.
사이버세계는 조개껍질을 돈으로 쓰면서 물물교환 경제가 화폐 경제로 바뀌고, 금.은화로 나라간 교역이 생겨나는 등 돈이 발달하면서 시장이 동네에서 지역으로, 지역에서 국가간으로 확대된 과거의 경험과는 사뭇 다른 폭발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화폐연구가인 한국은행 이철성 과장(http://money114.pe.kr)은 "사이버 머니로 전세계 수요자와 공급자가 인터넷으로 연결된 하나의 시장으로 몰려 효율적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신속한 결제가 이뤄짐으로써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 에서 말한 완전경쟁 시장이 마침내 이뤄지는 셈" 이라고 말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가상의 완전경쟁시장이 사이버머니로 실현되는 것이다.
1975년 미 비즈니스위크지는 "전자화폐가 기존에 사용하던 돈을 없앨 것" 이라 내다봤다. 25년이 지난 현재 미국.일본 등 전세계 30곳에서 전자 화폐를 시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인구 10만명인 캐나다 구엘프 시. 97년부터 비자카드사의 자회사인 몬덱스사에서 발행한 '몬덱스 카드' 라는 전자화폐를 쓰는 시범도시다. 외식.쇼핑 등이 모두 이 카드로 이뤄진다. 카드에 돈이 부족하면 공중전화나 가정용 전화로 충전받는다.
이곳에서는 물건을 산 뒤 카드를 내면 상점 주인이 단말기를 통해 카드에서 물건 값을 꺼낸다.
몬덱스사 컴퓨터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읽은 뒤 3~4초 만에 결제가 끝난다. 거스름돈도 받을 필요가 없다. 지갑이 없는 생활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전자상거래의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미 연구기관인 포레스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규모는 지난해 2억달러를 기록했으나 2004년에는 18억2천만달러로 뛸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은행인 골드먼삭스는 2010년에 미국 소매거래의 15~20%가 인터넷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본다.
그만큼 사이버머니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95년 10월 세계 최초로 문을 연 가상은행 SFNB(시큐리티 퍼스트 네트워크 뱅크) 는 연중 무휴로 영업하고 있는데, 미국 50개 주에 1만2천5백개의 계좌가 있고 하루 7만여건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미 연구기관인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은 96년 사이버머니로 결제된 거래 규모가 5천만달러였지만 올해는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다이너스 카드가 나온 지 50년이 지나서야 보편화됐듯이 전자화폐도 보편화까지는 이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한다.
사이버머니는 사람들의 생활 모습은 물론이고 제도까지 바꾸는 역동성이 있다. 지금은 인터넷 상의 특정 사이트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조만간 개인간 자금 이체가 자유롭고 해외송금도 가능하도록 금융시스템을 바꿀 것이다. 그러면서 사이버머니는 자연스레 세계의 지배적인 화폐시스템으로 자리잡아 갈 것이다. 종착역은 세계의 단일 화폐.
현대경제연구원 조홍래 이사는 "사이버머니가 광범위하게 통용되면 그것 자체가 하나의 화폐가 되면서 기존 화폐처럼 환율을 따져야 하는 불편도 사라진다. 각국의 통화를 관리해 오던 중앙은행도 없어질 수 있다" 고 내다봤다. 그러나 사이버머니의 시대로 가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사람들은 많은 기득권과 습관을 버려야 하고 개개인의 정보도 보호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 2000.03.20 ]
글 :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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