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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독후감상문

사회화와 공공부문의 정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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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

1980년대 이래 전세계적으로 경제사상과 정책의 지배적인 흐름으로 자리잡은 신자유주의는 그 욕구를 극한으로 몰고간 주범이었다. 신자유주의가 가져온 가공스런 위기와 비극적인 결과들에 대해 신자유주의 자체도 ‘제3의 길’을 모색하는 등 때늦은 비판과 성찰이 제기되고 있다. ‘공공부문 연구팀’은 이 책으로써 한국의 구조개혁대안을 둘러싼 진보진영 내부에서의 실용적 개량주의와 급진적 공상주의의 대립구도를 극복하고 또 시민운동의 자유주의적 개량주의에도 대항하고자 하였다.

[ 목차 ]

제1부 지구화와 경제위기 그리고 사회화
1.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초국적 금융자본: 국가독점자본주의론의 테제/김성구
2. 월러스틴의 세계체제론: 맑스주의적 비평/김성구
3. 새로운 기회로서의 세계시장?―자본주의의 장애물과 좌파의 경제정책/그레고리 앨보
4. 경제위기, 경제민주주의 그리고 사회화/하이너 헤젤러, 루돌프 히켈
제2부 사회화와 공공부문
5. 국가소유와 민주적 국가―진보적인 사회화구상의 전망을 위하여/외르크 후프슈미트
6. 경제민주주의와 사회화/하인쯔 비어바움, 니콜라우스 슈미트
7. 철강산업의 사회화―‘금속산업노조의 철강정책 강령’의 핵심요소/루돌프 유디트, 위르겐 페터스
8. 소유와 통제 그리고 시장/로빈 머레이
9. 사회주의적 스타일의 혼합경제/랄프 밀리반드
10. 무엇을 위한 국유화인가: 프랑스 미테랑 정부 하 자본가적 권력과 공기업/W. 랜드 스미스
11. ‘사회화’의 관점에서 본 공공부문과 공공부문 투쟁/장석준
12. 한국에서 사회화와 이행의 경제전략/김성구
■ 후기 국가와 사회화를 둘러싼 투쟁 현안에 대하여 / 송유나

[ 책속으로 ]

사회화(Vergesellschaftung, socialization) 문제는 분명 전통적인 맑스주의의 주제이었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 주제는 좌파와 우파를 가르는 시금석이고 또 맑스주의 좌파와 비맑스주의 좌파를 가르는 핵심적 쟁점이다. 따라서 전후 맑스주의적 계급운동의 정치적 영향력이 국제적으로 감퇴함에 따라, 마침내 현실사회주의체제가 붕괴함에 따라, 사회화의 문제가 정치적 쟁점으로부터 밀려나게 된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사회화는 맑스주의가 주관적 이념으로부터 현실 정치에 제출한 강령이 아니라 현실에서 발전하는 객관적 경향에 대한 과학적 분석의 결과이었다. 즉, 자본주의 역사를 보면, 고도로 발전하는 생산력과 제한된 생산관계간의 모순이 특정한 단계에서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를 가져왔고 이는 자본주의를 구조적 위기 또는 체제적 위기로 빠뜨리곤 하였는 바, 이 위기의 해결을 위해서는 점차 사회화라는 기본적으로 반자본주의적 요소가 도입되지 않을 수 없었다. 독점자본주의와 국가독점자본주의로의 자본주의 발전은 다름아닌 그러한 경향의 표현이었다. 물론 국가독점자본주의 하에서 사회화는 자본주의적 사회화로 기능하였지만, 다시 말해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를 구원하는 합리화의 수단으로 기능하였지만, 이는 자본주의의 고도의 발전이 점차 자본주의적 사적 생산관계와 충돌하게 되었다는 점, 고도로 진보한 생산력의 조절을 위해서는 사적 소유와 시장의 조절을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사회화와 이행에 대한 맑스주의의 정식화는 바로 이와 같은 자본주의 발전의 현실적 경향에 이론적 뿌리를 갖고 있었다. 따라서 맑스주의 운동이 퇴보하고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세계를 지배하는 상황에서도 사회화의 현실적 쟁점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1970년대 이래 다시 구조적 위기에 빠져든 현대 자본주의에 있어 이 쟁점은 첨예하게 부각되지 않을 수 없다.
(…)

따라서 신자유주의와 금융자본에 대해 어떻게 맑스주의적으로 비판한다 하더라도 사회화 강령에 대해 침묵하거나 이를 기각한다면, 그것은 결코 맑스주의적 태도가 아니다. 이런 점에서 윤소영 교수처럼 일반적으로 국가독점자본주의와 사회화강령(과 그 핵심으로서 국유화 및 계획화) 자체를, 그리고 특수하게는 한국에서의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와 반제반독점 사회화강령을 전적으로 부정하거나 또는 기껏해야 이행기의 특정한 정세와 그 전략으로 이해해서 정세 변화에 의해 그 역사적 시효가 만료되었다는 식으로 청산하는 것은 현대자본주의의 객관적 관계를 왜곡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맑스주의 원리로부터 일탈하는 것이다. 사회화 강령을 국가주의라는 이름으로 비판하는 것 또한 사회화 강령을 스탈린주의의 유물로 취급하는 것이고 스탈린주의 비판이라는 미명 하에 부당하게도 맑스주의의 원리를 훼손하는 것이다. 그것은 ‘국유화 없는’ 사회화, ‘계획화 없는’ 조절, 결국 ‘사회화 없는’ 이행이라는 근본적으로 반맑스주의적 결론을 가져온다. 또한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그것은 사회화와 민영화가 주요한 쟁점으로 제기되는 현 정세에서 오히려 민영화반대투쟁을 원천적으로 부정하고 이에 대한 좌파의 현실 개입력을 무력화시키는 데 기여할 뿐이다.
--- 편집자 서문 중에서

[ 출판사 리뷰 ]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좌파적 대안의 이론과 역사

1980년대 이래 전세계적으로 경제사상과 정책의 지배적인 흐름으로 자리잡은 신자유주의. 이 신자유주의는 그야말로 ‘지구화’와 ‘시장주의’로 요약되는 자본주의 세계경제에서 20여 년 이상 그 변화의 중심에 있다. 그러나 그 변화가 오늘날 세계경제에, 세계 민중들에게 의미하는 바는 결코 안정과 성장 그리고 복지의 증진이 아니라, 불안정과 위기 그리고 불평등의 심화일 뿐이다.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발생한 두 번의 끔직한 전쟁 또한 그 근저에는 금융자본의 무절제한 세계지배의 욕구가 도사리고 있었고, 바로 신자유주의는 그 욕구를 극한으로 몰고간 주범이었다.
신자유주의가 가져온 가공스런 위기와 비극적인 결과들에 대해 신자유주의 자체도 ‘제3의 길’을 모색하는 등 때늦은 비판과 성찰이 제기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신자유주의가 선전하던 장밋빛 미래와 회색빛 현실 사이의 간격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지금, 우리들은 이런 결과를 이미 20여 년 전부터 비판적으로 전망하고 신자유주의에 대항하여 좌파적 대안을 모색해 왔던 국제적 토론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돌이켜 보면, 1970년대 전후자본주의의 위기와 케인즈주의의 파산을 배경으로 위기탈출을 위한 두 개의 대안이 역사적으로 경쟁하였는 바, 케인즈주의로부터 국가적 개입을 축출하여 시장경제를 강화시킨다는 “신자유주의적 대안”과, 사회적 통제와 개입을 오히려 강화하여 케인즈주의를 보다 급진화시킨다는 “사회화(socialization)의 대안”이 그것들이었다. 국제사민당의 좌파와 맑스주의 좌파들에 의해 모색된 사회화 프로그램은 단순한 아카데미의 토론을 넘어 영국 노동당의 대안경제전략(AES), 프랑스 사회당과 공산당의 공동선거강령과 공동정부, 스웨덴 사민당의 임노동자기금안, 독일 금속산업노조의 철강산업 사회화강령 등 사민당과 노동조합의 공식적인 대안으로 자리잡았다. 두 개의 대안을 둘러싼 계급투쟁 속에서 신자유주의의 대안이 역사적으로 관철되었지만, 신자유주의의 지속되는 위기 속에서 사회화의 대안은 새롭게 주목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사회진보연대>의 ‘공공부문 연구팀’은 사회화의 관점에서 지난 몇 년간 외환위기와 경제위기 국면의 정치경제적 논쟁에 개입해 왔는 바, 이제 이 책으로써 사회화와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하는 좌파적 구조개혁 대안의 역사와 이론을 개관하고자 한다.
이 책은 단순히 당대의 사회화 프로그램에 대한 토론의 성과만이 아니라 지구화와 신자유주의 시대의 사회화 프로그램, 즉 사회화 프로그램의 업데이트 성과 또한 수록하고 있고 나아가 한국에서의 사회화와 구조개혁 문제 또한 고민하고 있다. 편저자의 글들과 함께 이 책에는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루돌프 히켈, 외르크 후프슈미트 등 독일의 ‘경제정책대안연구그룹’의 귀중한 글들과, 하인쯔 비어바움, 니콜라우스 슈미트 같은 독일 노동조합 이론가들의 글, 랄프 밀리반드 및 그레고리 앨보 같은 영미권에 널리 알려진 ‘사회주의연감’그룹의 글들 그리고 런던광역시에서의 좌파정책실험에 관여했던 로빈 머레이 같은 영국 노동당 이론가의 글 등이 수록되어 있다.
편저자를 비롯한 ‘공공부문 연구팀’은 이 책으로써 한국의 구조개혁대안을 둘러싼 진보진영 내부에서의 실용적 개량주의와 급진적 공상주의의 대립구도를 극복하고 또 시민운동의 자유주의적 개량주의에도 대항하고자 하였다. 보다 명시적으로 말하면 이 책이 진보진영의 통일적인 강령과 실천을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YES24.COM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