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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독후감상문

금융투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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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

17세기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는 대표적인 투기의 역사를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재미있게 풀어쓴 책이다. 소설만큼이나 흥미진진한 금융투기의 역사를 살펴보다 보면 금융의 전후사정을 꿰뚫어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에서 21세기 현재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인터넷 버블까지 일확천금을 뒤쫓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는 이 책은 부동산 투기와 주식시장의 버블 등으로 호된 몸살을 앓은 바 있는 우리에게 투기와 투자의 올바른 의미를 일깨워준다. 한겨레신문 금융팀의 기자가 번역한 책이다.

[ 저자 및 역자 소개 ]
  
역자 : 강남규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1994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한 뒤 사회부, 체육부, 경제부를 거쳐 현재는 국제부 국제경제팀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1999년 국내 증시가 투기적 광기에 휘말려 있을 때 한겨레신문 경제부 금융팀에서 일하고 있던 역자는 금융담당 기자로서 당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증시의 거품을 우려 그 무렵 『금융투기의 역사』를 읽고 번역을 결심하게 되었다.



저자 : 에드워드 챈슬러 (Edward Chancellor)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뒤 1990년대 초반까지 투자은행인 래저드 브러더스(Lazard Brothers)에서 금융실무를 담당했다. 그리고 현재는 <파이넨셜 타임스>와 <이코노미스트>의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첫 저서로 『금융투기의 역사』가 있다.

[ 목차 ]

1. 거품으로 만들어진 세계 : 금융버블의 기원
2. 1690년대 주식회사 설립 붐
3. 사우스 시 음모
4. 1820년대 이머징마켓 투기
5. 1845년 철도버블
6. 미국 금권정치시대의 투기
7. 새시대의 종말 : 1929년 대공황과 그 여파
8. 카우보이 자본주의 : 브레턴우즈 이후
9. 가미가제 자본주의 : 일본의 버블경제
10. 에필로그 : 투기를 옹호하는 경제학자들  

[ 책속으로 ]
베가의 『혼돈』
서유럽의 증시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요셉 펜소 드 라 베가의 『혼돈』이다. 이 책은 168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처음 출판된 것으로, 상인과 주주가 주고받는 말을 대화록 형태로 기록하고 있다. 베가는 이 책에서 증권시장을 정신병원으로 묘사하며 투기꾼들의 심리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주식시장은 이상한 미신으로 가득 차 있고 참여자들은 비정상적인 행동을 한다. 이를테면 강박관념과 같은 이끌림에 그들의 행동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투기라는 게임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다"고 그는 선언한다.

--- p.36

새시대의 종말 : 1929년 대공황과 그 여파
심리학자 페스팅어는 고통이 보상보다 크지 않을 경우 군중들은 인식의 부조화가 주는 스트레스를 견디어낸다고 했다. 이를 증권판 용어로 풀이하면, 손실의 두려움이 수익에 대한 탐욕보다 커지는 순간까지 투자자들은 인식의 부조화가 주는 스트레스를 견뎌낸다는 말이다. 하지만 운명의 순간이 1929년 9월 3일 찾아왔다. 이날 마침내 다우존스지수가 이해 최고점을 기록했고, 바로 하루 뒤인 9월 4일 추락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투자자문업자 로저 배브슨이 이날 열린 연례 미국 경제인회의에서 증시의 붕괴가 임박했다고 경고한 것이다. "공장들이 문을 닫게 될 것이고......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이며, 결과는 가혹한 경제공황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의 경고는 새시대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너무나 진부한 말들이 쏟아져나왔고, 한 신문은 배브슨을 '손실의 전령'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심지어 '파국이 올 것이라는 신경과민을 앓고 있는 환자'라고 주장하는 신문도 있었다. 또 증권 브로커들은 배브슨이 지난 2년 전에도 같은 말을 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김을 뺐다.
--- pp.319-320


주식시장 역사를 공부하는 것보다 시간을 더 잘 활용할 방법이 있을까?그리고 어는 봄날 하루아침에 발생한 주가 급등락의 비밀을 아는 것보다 보람찬 일이 있을까?익스체인지 앨리에서 고수익을 올린 사람의 투자요령보다 부를 획득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있을까?전혀 없다.자신의 희망과 두려움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게 가장 좋은 투자방법이다.다른 사람들이 흥분해서 날뛸 때 소심하게 머뭇거리고, 다른 사람들이 팔아치울 때 남몰래 사는 기쁨을 즐기는 것이 옳다는 말이다.
--- p.86

투기란 무엇인가?
투기와 도박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나쁜 투자가 투기이듯이, 나쁜 투기는 도박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금융인 버너드 바루크는 JP 모건사의 창립자인 피어폰트 모건의 면전에서 "위험하지 않은 투자는 없고, 도박 같지 않은 투자도 없다"고 말한 것이 화근이 되어 결국 회사를 떠나야 했다. 투기와 도박의 심리적 차이를 구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두가지 모두 돈을 거머쥐려는 욕망이나 돈에 취한 듯한 행동, 또는 감정을 억누르는 중독성 습관이기도 하다. 투기는 탐욕과 공포를 수반한다. 금융시장의 '신'이라고 불리는 조지 소로스조차 자신의 놀라운 수익률은 자신의 내부에 있는 뿌리깊은 열등의식 때문이라고 털어놓을 정도다. 도박중독증 환자였던 표도로 도스토예프스키도 "룰렛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아주 멍청하고 단순해야 하며, 어떤 순간에도 흥분하지 않고 자신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저자서문

[ 출판사 리뷰 ]

이 책은 17세기 이후 현대까지 진행된 증시의 버블과 투기, 공황을 다룬 역사서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일 뿐만 아니라 이 분야의 전범과 같은 책이다. 저자 에드워드 챈슬러는 다니엘 디포와 벤저민 디즈렐리, 이반 부스키, 힐러리 클린턴까지 세계적인 역대 투기꾼들의 행동을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투기는 단순히 경제적 부를 추구하는 욕망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두려움과 탐욕 등 인간 본성 내부에 있는 다양한 심리 때문에 발생한다"고 결론내린다.

저자는 투기의 연원을 추적하면서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1630년대 네덜란드 튤립투기와 17세기 영국 런던의 주식거래꾼, 오늘날 인터넷시대의 데이트레이더까지 시대별 특징적인 투기행태를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이 굴드 등이 벌인 무법천지에 가까운 19세기 중반 이후부터 인터넷시대까지 벌어진 미국 투기역사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의 획득을 위해서는 어떤 위험도 감수하려는 경쟁지향적인 성향이 투기를 유발했다고 밝힌다. 이는 1990년대 미국 경제가 보여준 호황과 번영의 원천인 동시에 1929년에 발생한 대공황의 원인이기도 하다. 계속해서 저자는 미국인들의 이런 성향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파국을 조심스럽게 예견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 책은 금융투기의 역사는 단순히 지난 과거의 역사가 아닌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진행형의 역사이자 어쩌면 미래형의 역사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에게 새롭게 인식시켜준다. 따라서 일반인들과 경제학·금융·재무관리·사회학·역사를 전공하는 학자나 경영, 경제 등 상경계 대학생,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업계 종사자, 자본시장관련 기관 종사자, 그리고 경제·금융관련 정책을 입안하는 공무원은 물론 특히 투자의 최일선에 있는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으로 추천할 만하다.

[ 미디어 리뷰 ]
아득한 옛날에도 투기 있었네

"인간본성에는 엄청난 어리석음이 내재되어 있는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같은 덫에 천번 이상 걸려들겠는가?" 여기서 덫은 '투기'를 의미한다. 무엇이든 교환하려고 하는 인간의 본성과 불확실성 이 만들어낸 투기는 마치 거대한 '바보들의 게임'처럼 인간의 역사를 얼 룩지게 했다. 에드워드 챈들러가 쓴 『금융투기의 역사』(국일증권경제연 구소 펴냄)는 투기의 역사를 통해 인간과 사회의 본성을 추적한 재미있 는 책이다.

1630년대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튤립투기'는 한 편의 거대한 아이러니다 . 당시 네덜란드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스페인의 군사적인 위협 이 사라졌고 유럽국가들 중 최고의 국민소득을 자랑하고 있었으며 동유 럽의 직물산업이 붕괴하면서 반대급부로 네덜란드의 모든 산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사람들의 검약정신이 사라지면서 사회분위기는 소비와 과시욕으로 치장 되기 시작했다. 이때 사람들의 기형적인 집착이 모아진 곳은 다름아닌 ' 꽃밭'이었다. 특히 튤립에 대한 사람들의 집착은 대단했다. 대중들이 튤 립에 집착하면서 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튤립의 모양이나 색깔을 가지 고 계급을 매겼고 이른바 '황제튤립'한 뿌리는 수도 암스테르담의 집 한 채 값과 맞먹었다. 농민들은 식량도 되지 않는 튤립 한 뿌리에 목숨을 걸었고 부자들은 희귀한 튤립 한 뿌리를 구하기위해 어떤 대가라도 치렀 다. 프랑스인들까지 들어와 튤립시장에 뛰어들었다.

거의 광기였다. 당시 최고급 튤립의 값은 밀가루 27톤, 황소4마리, 버터 10톤, 양 12마리 값이었다.

결국 종말은 찾아왔다. 1637년 거품이 꺼지면서 튤립시장이 붕괴하자 사 회는 혼란에 빠졌다. 사람들은 튤립밭을 파헤쳐 버렸고 많은 사람들이 도산의 길을 걸었다. 결국 정부가 튤립과 관련된 채무관계의 경우 매매 가격의 3.5%만 지불하면 없던 일로 한다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면서 마무 리 됐다.

철도 역시 초창기에는 투기의 대상이었다. 말보다 빨리 달리는 이 신기 한 물건은 황금알을 낳는 투자수단으로 인식됐다. 처음 몇개의 영국 철 도회사들이 주주들에게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자 돈은 철도히사로 몰려들 었다. 정부의 통제가 없는 상황에서 너도나도 철도회사를 차리고 주식을 공모했다. 가난한 서민들까지 철도회사의 주식을 사들였다. 투기꾼들의 작전이 판을 쳤고 유명인들은 주식을 싼 값에 살 수 있는 옵션을 받고 회사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빌려줬다.

문제를 인식한 영국의회는 1845년 2000만 파운드 이상의 철도주식을 청 약한 투기꾼 2만명의 신분을 공개했다. 놀랍게도 국회의원 157명의 이름 도 투기꾼 명단에 끼어 있었다.

철도회사의 주식을 소유한 정계 실력자들의 로비로 철도건설은 무리하게 추진됐고 영국경제는 타격을 받았다. 당시 계획이 확정된 노선만도 1200 개가 넘었다. 철도회사의 채무는 영국의 국민총생산을 앞서는 6억파운드 였다.

그러나 거품은 오래가지 않았다. 과도한 청약을 한 투기꾼들이 주식대금 을 납입하기 위해 보유주식을 내다팔기 시작하자 주가는 폭락하기 시작 했다. 지방 증권거래소는 마비상태에 빠졌고 투자심리는 의심과 불신으 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정부는 1846년 5월 청산법을 제정해 75%의 주주가 동의할 경우 철도회사 를 해산할 수 있도록 했다. 투기에 뛰어든 기업과 서민경제는 파탄났고 관련 소송이 줄을 이었다.

금융투기하면 월스트리트를 빼놓을 수 없다. 1600년대 미국 금권정치시 대의 부동산 투기 및 주식열풍도 허망한 한 순간의 꿈이었고 1929년의 대공황, 1980년대 차입매수 붐과 정크본드로 대표되는 카우보이 자본주 의 등도 인간 심리의 나약함을 드러내는 사건으로 끝이났다.

따지고 보면 한동안 한국사회를 휩쓸었던 신경제 프리미엄 같은 차원에 서 해석 될수 있는 일이다. 직원의 임금조차 주지 못하는 기업의 주가가 몇십배씩 뛰었던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군중심리와 이기심이 라는 인간본성을 거론하지 않고는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인간이 존재하는 이상 투기는 사라질 수 없다. 그리고 투기는 경제사를 다시 쓰게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된다. 슬프지만 사실이다.

--- 매일경제신문 허연 기자 (2001년 6월 23일 토요일)
거품 만들고 튀는 무리 있다

“내가 하면 투자, 남이 하면 투기?”

『금융투기의 역사』는 16세기 네덜란드의 광적인 튤립 투기에서부터 최근 인터넷 버블까지 자본주의 역사와 궤를 함께 하는 투기의 역사를 좇고 있다. 이 책의 원제 <동작 빠른 놈이 장땡>은 미국 경제지 현직 기자인 저자의 `투자'를 바라보는 관점을 드러낸다. 투기 발생의 메커니즘은 그 사회의 경제·기술 발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새로운 산업 또는 기술이 출현하거나, 기존 산업의 수익률이 변하면, 이를 악용한 소수의 영악한 무리가 자산가치에 거품이 일도록 바람을 잡아 수많은 순진한 투자자들을 끌어들인다. 영악한 무리는 이들을 거품의 희생양으로 만들고 튀어버리거나, 운이 나쁘면 자신 역시 그 희생양이 된다. 최근 한국의 벤처 열풍과 코스닥시장의 폭락 역시 마찬가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풍부하고 익살스러운 역사적 사례와 현직 경제학자 및 경제인들의 증언이 저자의 주장을 견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 한겨레신문 김아리 기자 (2001년 7월 7일 토요일)
일확천금을 쫓는 인간 욕망의 흥망사

『금융투기의 역사』는 17세기 이후 현대까지 진행된 투기의 사례를 사건별, 인물별로 예리하게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금융투기의 연원을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1630년대 네델란드의 튤립 투기와 17세기 영국 런던의 주식거래꾼, 오늘날 인터넷 시대의 데이트레이더까지 시대별 특징적인 투기행태를 분석하고 있다.

제국주의시대 네델란드가 벌였던 ‘튤립 투기’ 등의 사례는 시대와 장소만 달랐지 지금 우리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닌가 착각을 할 정도다. 하루만에 평생을 쓰고도 남을 돈을 번 사람들, 허울 좋은 벤처라는 이름으로 막대한 돈을 긁어모은 사람들, 그리고 그 덫에 걸려서 가진 돈을 몽땅 날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결코 먼 나라 남의 이야기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19세기와 20세기초 영국에서 벌어진 급성장 산업의 투기 붐과 미국의 부동산 및 주식 투기 열풍을 보면서 조지 워싱턴, 벤자민 프랭클린, 토마스 제퍼슨 등 미국 건국의 핵심인물들이 실은 ‘땅 투기꾼’이었다는 사실도 알게된다.

이어서 1929년 대공황과 그 여파, 1980년대 차입매수 붐과 정크본드 투기로 설명되는 ‘카우보이 자본주의’, 일본의 버블경제를 설명한 ‘가미가제 경제’에서는 공황 직전 주식을 팔아 엄청난 차액을 남긴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아버지에서부터 80년대 미국 금융계를 주름 잡았던 금융거물들, 최근의 힐러리 클린턴의 투기까지 대표적인 금융투기의 역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오사카의 흑녀’ 오노우에, 일본 정치의 대부 가네마루 신과 이시이, 헤지펀드의 대명사인 조지 소로스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는 마치 한편의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흔히 우리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과거와 같은 어리석은 일들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이 책은 ‘호모 이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가 수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는 우를 범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왜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있을까? 그 이유 중의 하나가 군중심리일 것이다. ‘큰 돈’을 벌 수 있으리라는 도취상태에서 사람들은 군중심리에 휩쓸린다. 환각에 빠진 사람들이 제 정신을 찾기는 쉽지 않다. 사막의 신기루처럼 떠오른 ‘대박’의 환상을 좇아가는 사람들을 보고 저자는 ‘바보들의 행진’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환각적 현상이 어쩔 수 없는 자연적인 인간의 속성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끊이지 않고 반복되는 투기적 과대망상과 이에 따른 금융재난조차 경제의 한 부분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지난 역사 속에서 우리 앞에 있었던 수 많은 ‘바보들의 행진’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투기의 역사서만이 아니라 우리 금융에 대한 우회적인 경고문처럼 보이기도 한다. 금융투기의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역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도 계속되고 있으며, 분명 미래에도 펼쳐지게 될 상황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시켜 준다. 강남규 옮김, 원제 ‘Devil Take the Hindmost’(1999년).

--- 동아일보 책의향기 장경천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2001년 6월 23일 토요일)
17세기 이후의 대표적 금융투기 쉽게 풀어써

17세기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는 대표적인 투기의 역사를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재미있게 풀어쓴 책이다. 소설 만큼이나 흥미진진한 금융투기의 역사를 살펴보다 보면 금융의 전후사정을 꿰뚫어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에서 21세기 현재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인터넷 버블까지 일확천금을 뒤쫓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는 이 책은 부동산 투기와 주식시장의 버블 등으로 호된 몸살을 앓은 바 있는 우리에게 투기와 투자의 올바른 의미를 일깨워준다.

--- 디지털타임스 북리뷰 (2001년 7월 6일 금요일)


고대 로마에서 20세기 말 일본의 거품경제에 이르기까지 금융투기의 발자취를 더듬는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1719년 프랑스의 미시시피 붐, 1845년 철도회사 버블, 1929년 대공황, 1980년대 미국의 차입매수 붐 등 금융투기에 의한 경제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도박벽이 인간의 천성이듯 금융투기는 인간사회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역사와 더불어 ‘과학과 기술은 진보하지만 금융은 반복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금융투기의 역사를 통해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결코 완벽하거나 합리적 체제가 아님을 말하고 있다.

--- 경향신문 책마을 박인규 편집위원 (2001년 6월 30일 토요일)
천재 뉴턴도 주식서 돈 날려

인류 투기의 역사는 고대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훗날 본격적인 금융투기가 이뤄진 것은 1630년대. 당시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투기로 튤립구근(球根) 의 가격이 급등, 진귀한 구근 값이 집 한채값과 맞먹는 웃지못할 일들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이 주식에 손을 댔다가 큰 손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투기에 관한 역사적 에피소드를 듬뿍 담고 있는 신간은 17세기 네덜란드 튤립투기에서 20세기말 미국과 일본경제의 거품, 그리고 오늘날 IT(정보기술) 거품에 이르는 버블(거품) 의 세계사다.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투자은행에 근무한 저자는 현재 파이낸셜타임스.이코노미스트 등 세계 유력 경제지에 프리랜서로 기고하고 있다.

그가 지적하는 거품의 공통점은 이렇다. ▶신기술의 등장 ▶첨단기술에 대한 과도한 기대 ▶정치인 등의 외적인 영향 ▶무분별한 소비행태 등.

원제 'Devil take the hindmost' 는 '늦은 자는 악마의 먹이가 된다' 는 의미. 투기에 의한 거품은 거액의 손실을 가져오며, 마지막엔 반드시 누군가가 그 희생이 된다는 저자의 교훈이 담겨져 있다.

--- 중앙일보 행복한 책읽기 박소영 기자 (2001년 6월 23일 토요일)
“돈이 있는 곳엔 투기가 있었다”

환란이후 우리 금융시장에 몰아친 코스닥 열풍은 투기였을까, 투자였을까. 열풍이 지난후 정신을 차려보니 대박을 터뜨린 젊은 재벌들이 상당수 탄생했고 투자종목을 잘못 선택해 쪽박을 차게된 다수의 투자자들은 땅을 치고 있었다. 이와 비슷한 사태는 외국에서도 있었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일찍이 로마시대에도 있었다. 파이낸셜 타임스와 이코노미스트의 컬럼니스트 에드워드 챈슬러가 쓴 『금융투기의 역사』(원제: Devil Take the Hindmost)는 그런 과거사를 잘 정리해 놓은 책이다. 저자는 1630년대 네덜란드를 휩쓸었던 튤립 투기로 시작해, 1720년대 영국의 사우스 시(South Sea) 주식 투자 열풍, 1980년대 일본 열도를 들뜨게 했던 부동산 투기, 1990년대의 인터넷 버블에 이르는 세계 금융투기의 역사를 다룬다.

투기와 투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슘페터에 따르면 투기와 투자는 요동치는 주가를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는 의도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투기와 투자는 백지 한장 차이기 때문에 투기는 실패한 투자를 의미하고 투자는 성공한 투기라 얼컫기도 한다.

한편 투기는 사악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가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한 기본조건이라는 견해도 있다. 투기꾼들이 없다면 시장은 병목현상을 일으킬 것이고, 경제위기가 빈번히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들은『투기 정신의 정수는 현대적 경제체제의 물질주의와 부의 편재 사이에 균형을 잡아 주는 유토피아적 열망에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사회적 맥락을 통해서만 투기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투기의 역사는 단순한 경제적 사실의 나열이 아닌, 사회사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역자의 번역 능력이 잘 어우러져 금융의 야사 내지 비사를 훌륭하게 정리하고 있다. 땅 투기, 주가 조작 등은 우리나라에도 흔히 있는 일이지만 파생상품을 이용한 투기나 예술품투기, 골프회원권 투기 등 투기는 모든 물건을 대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일본식 가미가제 자본주의의 붕괴과정을 읽고 나면 ‘우리경제의 발전사도 결국 투기의 연속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환란은 투기로 지탱해온 우리경제의 시스템이 고장난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투기꾼들이 있기에 경제가 발전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독자들에게 투기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를 숙제로 던져주고 있다.

--- 조선일보 책마을 유한수 (CBF 금융연구원 원장) (2001년 6월 23일 토요일)

[YES24.COM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