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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독후감상문

세계화와 그 불만 : 전 세계은행 총재 스티글리츠의 세계화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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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
2001년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전 세계은행 부총재의 세계화 비판
세계화에 대한 반대론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선진국들이 개도국에 대해 정책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제 통화기금을 비롯한 주요 기구들은 가난한 나라들의 이익보다 월스트리트와 선진국의 이익을 우선하고 있다. 그 결과 세계화는 개발도상국 경제와 빈민층을 더욱 황폐화시키고 말았다.

스티글리츠는 "위기에 처한 국가에 세계기구가 정책을 강요하는 것은 나쁜 관행이며, 정책은 해당국가 스스로 결정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황폐화는 세계화 자체의 잘못보다는 미국 재무부, IMF, 세계 은행 등 국제기구 뒤에 숨어있는 권력들에 의해 결정된 행동의 부작용"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세계화는 세계를 풍요롭게 만드는 잠재력을 가졌지만, 동시에 국제무역협정과 세계화 진행 과정에서 개발도상국들에 가해졌던 정책 등 세계화가 운영되는 방식은 획기적으로 제고되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 책은 전세계에 걸친 개발계획의 운영 뿐만 아니라 경제 위기, 옛 소련 연방 공화국들의 경제 체제 전환 등 지난 10년 동안 일어난 대부분의 경제적 사건들을 맨 앞에서 관찰한 스티글리츠의 경험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세계 경제체제의 여러 측면들을 볼 수 있는 창을 열어준다.

[ 저자 및 역자 소개 ]
  
역자 : 송철복
경희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경향신문 국제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외신대변인, 파이낸셜뉴스 국제부장, 증권금융연구소 소장을 거쳐, 현재 한국정보보호진흥원 교육홍보팀장으로 있다. 저서에 『이것이 국제감각이다』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북한의 인권』(공역), 『아시아의 도전』이 있다.



저자 : 조지프 스티글리츠
1943년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나 MIT에서 폴 새무얼슨의 지도 아래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6세에 예일대 정교수가 되었다. 그 후 프린스턴대학교, 옥스퍼드대학교, 스탠퍼드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40세에 미국에서 가장 독창적인 경제학자에게 주는 '존 베이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93년 클린턴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맡아 정부개혁을 주도햇으며, 1997년부터 세계은행 부총재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있으면서 아시아 외환위기에 대응하는 IMF의 고금리 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컬럼비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있다.


[ 목차 ]

서문
감사의 말

Chapter 1 세계적 기구들의 약속

Chapter 2 깨어진 약속
에티오피아, 그리고 권력정치와 가난 사이의 갈등

Chapter 3 선택의 자유?
민영화
자유화
외국인 투자의 역할
순서 정하기와 속도 조절하기
통화 침투 경제학
우선순위와 전략

Chapter 4 동아시아 위기 - IMF정책은 어떻게 세계를 궁지로 내몰았던가
IMF의 정책들은 어떻게 위기를 몰고 왔는가
실수 1라운드 : 잘못된 진단
후버식 모순 정책
자기(自己) 궁핍화 정책
지나치게 위축적인 통화정책
실수 2라운드 : 구조조정 망치기
금융체제의 위기
예금 인출사태의 유발
기업구조조정
가장 통탄스러운 실수 : 사회.정치적 혼란을 무릅쓰다
말레이시아와 중국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미래에 미치는 효과
실수에 대한 설명
대안적(代案的) 전략

Chapter 5 누가 러시아를 잃어버렸는가?
전환의 도전과 기회
"개혁" 이야기
1998년 위기
구제
구제의 실패
실패한 전환
빈곤과 불평등의 증대
오도된 정책이 어떻게 전환의 실패로 이어졌는가
인플레이션
민영화
사회적 맥락
충격요법
시장개혁에 대한 볼셰비키식 접근법

Chapter 6 불공정한 공정무역법과 기타 해악
무엇을 했어야만 했나
미국의 이익과 러시아의 개혁
알루미늄 사례
국가안보 팝니다
러시아를 위한 교훈

Chapter 7 시장으로 가는 더 나은 길
미래로 가는 길
민주적 책임성과 실패

Chapter 8 IMF의 다른 의제들
케인즈의 IMF에서 오늘날의 IMF로
새로운 환율제도를 위한 새로운 역할
전염
무역적자가 문제되는 때는 언제인가?
파산과 도덕적 해이
'구제'로부터 '더불어 구제'로
최선의 방어는 공격
IMF의 새 의제들

Chapter 9 온전한 세계화를 향하여
IMF를 지배한 이익과 이념
국제적인 공공기구가 필요하다
IMF가 바로 서려면 제대로 된 지배구조가 필요하다
IMF와 세계금융체제는 변신이 필요하다
흉내만 낸 개혁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한가
세계은행 및 개발지원 정책의 개혁
지원
부채탕감
WTO 개혁하기와 교역의제 균형잡기
인간적인 얼굴을 가진 세계화를 향하여

역자후기

[ 미디어 리뷰 ]
세계화 급류 “우리 하기 나름”

중앙일보 북섹션 '행복한 책읽기'는 새해를 고전 읽기 시리즈로 시작한다. 모두 다섯차례에 걸쳐 매주 연재될 '한국인은 무얼 생각할까-'현대 고전'으로 짚는 2003년'은 고전적 저작을 통해 이 분야의 쏟아지는 신간들 논의의 시작과 틀은 물론 이와 함께 '오늘의 문제'까지를 넓은 시야로 재조명해보는 작업이다. 우리 사회의 큰 변화 징후를 다섯개의 주제로 잡고, 매 주제별로 최근 10~20년 사이에 출간된 저술을 중심으로 논의를 펼치게 된다.(편집자)

지난해 우리 사회의 화두는 변화였다. 변화를 갈망하는 목소리가 광화문과 세종로에, 온 나라 안에 울려 퍼졌다. 올해의 화두 역시 변화다. 신년 벽두를 숨가쁘게 몰고 가는 북핵 문제도 그렇거니와, 곧 출범할 노무현 정부 역시 변화에 대한 열망을 담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무엇이 이 변화를 추동하는가. 어떤 바람이 우리로 하여금 변화의 물결을 타게 하는가. 이 변화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다름아닌 세계화다. 태어난 지 겨우 40여 년에 불과한 세계화란 말은 어느새 세계의 당당한 새 주인으로 위엄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 위엄의 이면에는 대립과 갈등, 모순이 존재한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를 회유하는 초국적 금융자본은 스물 네 시간 내내 잠들지 않지만, 거리로 내몰린 실업자와 제3세계 이민자들의 탄식은 더없이 깊어진다. 미국의 일방주의 세계전략에 분노하면서도 감미로운 할리우드 영화에 열광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변화하는 자만이 살아남는 게 세계화 시대의 정언명령이라면, 이 냉혹한 현실 앞에 세계화의 승리자와 낙오자의 희비극이 교차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다. 세계화를 다루는 텍스트들은 국내에도 숱하게 나와 있다.

또 그 내용도 세계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따라 천차만별을 이룬다. 이를테면 오마에 겐이치의 '국가의 종말'이 세계화를 적극 옹호하는 세계화주의자의 시각을 대변한다면, 노르베르 호지 등의 '허울 뿐인 세계화'는 세계화의 허구를 비판하는 반세계화주의자의 시각을 대변한다. 그리고 최근 출간된 데이비드 헬드 등의 '전지구적 변환'은 중도적 시각에서 세계화를 분석한 대표적인 저작으로 꼽을 수 있다.

이런 텍스트들 가운데 단연 백미이자, 대표성이 있는 고전적 저작으로는 울리히 벡의『지구화의 길』(원제 Was ist Globalizierung?)과 조셉 스티글리츠의『세계화와 그 불만』(원제 Globalization and its Discontents)이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벡은 이미 현대의 고전이 된 '위험사회'의 저자이자 유럽을 대표하는 사회학자 중 한 사람이다.

스티글리츠는 세계은행 부총재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내고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의 한 사람이다. 전공과 지적 배경이 다른 이 두 사람은 현재 진행 중인 역설적이고 모순적인, 그러나 거역할 수 없는 현실로 존재하는 세계화를 사려 깊게 분석함으로써 세계화에 대한 표준적인 담론을 선사한다. 아마도 현재 세계화라는 흐름과 관련해 논의를 할 때 피해나갈 수 없는 두개의 텍스트가 이 책들이다. 먼저 벡이 보는 세계화는 명료하다.

그것은 단일한 과정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과정, 다시 말해 자본의 세계화로 대표되는 구속과 통일성의 경제적 과정인 동시에 다양성.차이.복수성이 공존하는 문화적 과정이다. 그에 따르면 이른바 지구지역화(glocalization)는 세계화의 이런 특성을 적절히 보여준다. 즉 세계화와 지역화는 다른 과정이 아니라 서로를 강화시키는 쌍방향적인 과정이라는 것이다. '성찰적 현대성'을 대표하는 이론가답게 벡은 세계화의 다층적인 측면을 종횡무진 분석함으로써 세계화를 사회학적으로 계몽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한편 '세계화와 그 불만'은 세계화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의 장점이 돋보이는 책이다. 스티글리츠가 주목하는 것은 자본의 세계화와 그 배후에 놓인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WTO)를 포함한 국제기구다. 그에 따르면 오늘날 자본의 자유화에는 월 스트리트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 재무부가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른바 '워싱턴 컨센서스'의 3대 기둥인 재정긴축.민영화.시장자유화가 모든 국가에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정책이 개별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스티글리츠는 날카로우면서도 설득력 있는 경제학적 분석을 제공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세계화에 대한 벡과 스티글리츠의 전망이다.

두 사람은 모두 세계화가 세계를 더욱 민주화시키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기에 세계화에 대한 대안을 탐색하는 데도 이들은 유사한 견해를 표명한다. 벡이 사회학적 시각에서 포괄적인 대안을 모색한다면, 스티글리츠는 경제학적 시각에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먼저 벡의 대안은 새로운 '하위정치'와 '초국민국가'의 활성화다. 전자가 다양한 세계적 시민운동을 중시하는 아래로부터의 대안이라면, 후자는 기존 국민국가의 틀을 넘어서는 위로부터의 대안이다. 한편 스티글리츠의 대안은 국제금융체계와 국제기구의 개혁에 맞춰진다. 국제기구들이 비밀주의적 관행을 청산하고 민주적 정책결정을 통해 개발도상국을 배려해야 한다는 게 그 골자를 이룬다.

전공이 다르고 유럽과 미국이라는 지적 배경이 다른 데도 세계화에 대한 두 사람의 시각은 이렇듯 작지 않은 공통점을 갖는다. 이들의 견해는 세계화주의자나 반세계화주의자의 시각과는 사뭇 다르다. 세계화를 새로운 변화의 물결로 받아들이되 그것을 민주화.인간화하고자 하는 이들은 '비판적 세계화주의자'라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중도적 시각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은 대체로 세계화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지만, 이들의 중도적 대안으로 과연 세계화로 희생되는 사회적 약자를 어느 정도까지 보호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리고 그 해법의 열쇠 또한 결국 선진국이 쥐고 있다는 견해는 서구중심적인 한계에 갇혀 있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오늘날 세계화가 상징하는 것은 대격변과 불투명성이다. 이제까지 인류가 직면해온 그 어떤 것보다도 세계화가 낳고 있는 변화의 범위와 속도는 심원하며, 또 그만큼 인류는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미래로 나가고 있다.

『지구화의 길』과『세계화와 그 불만』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세계화에 일방적으로 환호하거나 무조건 거부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두 사람이 강조하듯이 '인간적이고 민주적인 세계화'의 길은 여전히 열려 있으며, 그 길은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비서구적인 시각에서 민주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세계화는 과연 어떻게 모색할 수 있을까. 이는 아마도 올 한해 동안 이 땅의 사회과학자들이 진지하게 고투해야 할 또 하나의 화두일 것이다.

--- 중앙일보 행복한 책읽기 김호기(연세대 교수 사회학) (2003년 1월 4일 토요일)
세계화 부작용 고발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저자가 세계화의 부정적 결과에 대해 비판한 가장 최근의 저작. 저자의 비판은 미국이 조종하는 국제금융기관, 국제통화기금(IMF)의 글로벌 경제 정책, 지구를 누비며 펼치는 시장 물신주의적 구조조정 프로그램과 국제기관 내부의 불투명하고 무책임한 정책수립 및 그 결정 방식에 집중된다.

미국의 패권적 이해를 반영한 국제 금융기관의 경제정책은 보통 탈규제, 자유화, 민영화를 골자로 하는 ‘워싱턴 컨센서스’로 요약된다. 저자는 이런 글로벌 경제정책이 어떻게, 왜 파괴적 결과를 가져왔는가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특히 대외 자본시장 자유화와 고금리정책의 위험에 대해 힘주어 비판한다. 이병천 강원대 교수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의 어두운 측면에 대해 깊이 있게 파헤치면서도 건전한 상식을 가진 일반 시민이면 누구라도 읽을 수 있도록 평이하게 쓰여졌다”고 이 책의 미덕을 평했다.

--- 동아일보 책의향기 (2002년 12월 21일 토요일)
노벨상 석학의 'IMF 비판'

국내에 ‘세계화’라는 말이 보편화되기 시작한 것은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90년대 초반 무렵이다. 하지만 지금은 폐쇄적인 국가로 알려진 북한조차도 세계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북한은 홍콩을 본떠 신의주를 특별행정구역을 지정키로 했다. 북한도 신의주 특구를 통해 본격적으로 세계화의 대열에 참가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세계 조류가 되어버린 ‘세계화’가 과연 좋기만 한 것일까.

『세계화와 그 불만』(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송철복 옮김/세종연구원)의 저자인 스티글리츠는 “세계화가 개발도상국들, 특히 그 빈민층에게 미칠 수 있는 황폐화 효과를 세계은행에 몸담고 있던 시절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스티글리츠는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으며 93년 클린턴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맡아 정부개혁을 주도했고 97년부터 세계은행 부총재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있으면서 IMF의 고금리 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세계화를 통해 전세계가 하나의 나라처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을 비롯한 주요 기구들이 월스트리트와 금융계의 이익을 가난한 나라들의 이익보다 우선시 하고 있고 거기에 대해 환멸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 예가 바로 97년 아시아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다. 당시 IMF는 부도 위기에 있는 국가들이 환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엄청난 액수의 자금을 제공했다. 국고에 돈이 충분하다면 그 나라 통화를 공격해 봤자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시장의 신뢰 회복’을 자신했던 것이다. 그러나 돈을 받은 국가는 서방은행으로부터 꾼 돈을 갚고자 했던 기업들에게 달러를 공급했다. 즉, 그 돈은 국가를 위한 구제금융이라기보다는 국제적 은행들을 위한 구제금융이었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돈을 빌려준 은행들은 악성대출에 대한 결과를 전적으로 부담할 필요가 없어졌다.

또 IMF는 개별국가들의 상황에 관계없이 독같은 정책을 실시토록 강요했다. 그러나 IMF가 강제하는 정책을 거부하고 자국의 실정에 맞게 위기 정책을 펴나간 말레이시아 등이 위기에서 빨리 벗어난 것을 볼 수 있다.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총리는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투기성 자금의 드나듦에 제동을 가했다. 물론 이같은 정책은 IMF의 분노를 사는 것이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경기 침체는 다른 어느나라보다 지속기간이 짧았으며 그 정도도 약했다. IMF의 정책을 거스른 국가 중 하나인 중국도 현재 80%이상 성장했다. 반면 IMF 처방을 완벽하게 따른 태국은 여전히 경기침체에 빠져 국내총생산(GDP)이 위기 이전보다 2.3%가량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스티글리츠는 “위기를 당한 국가에 세계기구가 정책을 강요하는 것은 나쁜 관행이며 정책은 해당국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세계인의 복지에 기여해야 할 세계화가 오히혀 세계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현실에 대해 스티클리츠는 “국제기구를 처음 만든 선진권에서 이들 기구의 잘못을 바로잡을 책임도 져야 한다”고 일침을 가한다. 따라서 북한처럼 세계화의 문을 두드리는 개발도상국에게 “세계화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낙후된 사회를 ‘개발’하기 위한 수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 파이낸셜뉴스 정명진 기자 (2002년 10월 18일 금요일)
세계화의 불만과 해결방안 담아

세계화, 즉 자유무역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개별국가의 경제를 더욱 단단히 통합하는 일에 세계의 모든 나라가 앞다투고 있다. 심지어는 북한까지 세계화의 조류에 끼어들려는 상황이다. 세계화는 무조건 좋다? 세계화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세계화가 그토록 좋은 것이라면 왜 매를 맞고 있는가? 이에 대해 제3세계의 성장과 개발에 관해 광범위하게 연구해 온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전 클린턴 행정부 각료 겸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전 세계은행 부총재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지프 E. 스티글리츠 교수가 세계화에 대한 불만과 함께 그 해결방안을 토로한다. 저자는 세계 차원의 경제정책 수립과정을 내부에서 들여다보고 세계기구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 디지털타임스 북리뷰 (2002년 10월 18일 금요일)
한국등 동아시아국 '세계화' 개혁 주도를

◆ 세계화의 두 얼굴

세계화는 전세계인의 평균 수명 연장과 생활수준의 향상을 가져왔다.서구사 람들은 개발도상국에 세워진 나이키(미국의 스포츠용품회사)공장의 저임금을 인력 착취로 본다.개도국 사람들은 나이키 일자리를 커다란 혜택으로 생각 한다.세계화 비판론자들은 종종 이런 양면성을 간과한다.이들 비판론자들보 다 세계화 주창자들의 시각은 훨씬 더 불균형하다.세계화 지지자들은 개도국 이 성장을 통해 빈곤을 극복하고 싶다면 반드시 ‘개발’을 받아들여야 한다 고 외친다.분명한 것은 그런 방식의 세계화를 통해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됐 고,하루 1달러 미만의 돈으로 생활하는 극빈자는 더욱 늘었다는 점이다.90년 대 세계 전체 소득은 연평균 2.5%가 높아졌지만 빈곤층은 오히려 1억명이 늘 었다.선진국은 개도국에게 공업제품 시장의 개방을 강요하면서 개도국의 섬 유·농산물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개도국에는 산업보조금 축소를 요구하면서 자국에는 수십억달러의 농업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 IMF의 위선과 무능

IMF(국제통화기금)는 오랫동안 ‘동아시아의 경제기적’을 믿었다.그러나 정작 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가 터지자 “아시아 국가들의 제도는 썩었고,정 부는 부패하다.”고 목청을 높였다.투자·저축 등 각국의 정책적 성과는 무 시됐다.한마디로 IMF의 처방은 대부분 실패했다.인도네시아·태국·러시아 등 IMF를 따른 나라들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않다.‘IMF의 모범생’으로까지 불리웠던 태국은 GDP(국내총생산)가 아직도 경제위기 이전보다 낮고 기업구 조조정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잘못된 진단과 함께 구조조정을 망치는 조치 들 때문이었다.

IMF는 그때마다 해당 국가가 필요한 개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 문이라고 변명했다.개별국가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것뿐아니라 만병통치식 접 근법을 취한다는 것이 문제이다.IMF는 인플레이션을 막겠다며 대부분 나라에 재정긴축과 금리인상을 강요했다.자국 사정을 들어 은행 개방에 반대했던 에티오피아에 IMF는 “개혁에 뜻이 없다.”며 자금지원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런 IMF의 접근법은 ‘식민종주국’의 행동처럼 보인다.위기국가에는 팽창 적인 통화·재정정책을 통해 경제를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로 이끄는 게 맞 다.부채상환 동결 등도 필요하다.시장주의자들은 정부가 시장보다 비효율적 이라고 말하지만 이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도 필요하다.

◆ 잘못된 통치구조

가장 큰 문제는 국제기구에 소속된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다.가난한 사람들에 게 발언권을 주어야 할 사람들이 상부 보고기관의 사고방식에 얽매여 있는 것이다.실제로 국제기구들은 선진국이나 개별국가의 상업·금융 이익에 의해 지배된다.IMF에서 발언권이 있는 각국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미 재무 부 사람들은 자국 금융계를 대변한다.WTO의 통상장관들은 자국 수출·생산업 체들의 이해에 좌우된다.골드만삭스 출신인 로버트 루빈 전 미 재무장관과 스탠리 피셔 전 IMF 부총재는 임기를 끝낸 뒤 모두 시티그룹으로 갔다.투명 성은 IMF같은 공공기구에 더없이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비밀주의 가 실수를 숨겨주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한다.국제기구는 ‘햇볕은 가장 강력한 방부제’라는 속담을 명심해야 한다.

◆ 아찔했던 IMF의 한국 프로그램

97년 외환위기때 한국의 경제학자들은 IMF가 강요하는 정책들이 재앙을 몰 고 올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한국의 경제관료들은 침묵했다. 공개적으로 이견을 표하기가 두려웠던 것이다.당시 IMF는 자체 지원금 외에 “한국경제를 의심하고 있다.”는 따위의 말 한마디로도 한국투자를 위축시 키고 차입금리를 폭발적으로 상승시킬 위력이 있었다.IMF는 정치의 영역에까 지 간섭했다.중앙은행이 독립적이라고 해서 더 좋다는 증거도 없는데 “한국 은행을 더욱 독립적으로 만들라.”고 종용했다.특정 일본상품에 대해 시장개 방 일정을 앞당기라는 주문까지 했다.한국은 은행 폐쇄와 반도체 과잉설비 처분 등 IMF의 처방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았다.대규모 은행 폐쇄 대신 자본 재확충에 주력했고,기업구조조정을 정부가 주도했다.환율도 낮게 유지했고 반도체 설비도 처분하지 않았다.그 덕에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회복 세를 보일 수 있었다.

◆ 인간적인 세계화를 향하여

세계화의 폐해는 세계화 자체에 있는 게 아니다.IMF,WTO(세계무역기구)등 국제기구 뒤에 숨은 권력들의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다.선진국은 세계화를 단 순한 경제현상으로 본다.개도국에게 세계화는 문화적 정체성과 전통적 가치 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선진국보다 훨씬 심각하다.지금까지의 방식으로 세계 화가 제시되는 한 그들에게 세계화는 ‘공민권 박탈’만을 의미할 뿐이다.권 리를 박탈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저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들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국제사회가 주어야 한다.국제기구들은 세계화를 작동시키기 위해 그들이 반드시 해야할 역할만 담당하는 고통스러운 자기 변화에 착수해 야 할 시점이다.

--- 대한매일 김태균 기자 (2002년 10월 16일 수요일)
동아시아 경제회복 IMF 덕분 아니다

이 책은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가 세계화가 초래한 부정적 결과, 그 ‘깨어진 약속‘에 대해서 비판한 가장 최근의 저작이다. 스티글리츠(사진)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서뿐만 아니라 1997년 아시아 경제 위기와 이후의 세계 경제 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린 진단과 처방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한 학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승리주의에 대해서도 비판하면서, 시장과 제도 국가의 결합에 기반한 다양한 유형의 자본주의와 투기 금융의 통제 및 노동의 참여에 기반한 민주적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견해를 표명해 왔다. 그가 미국 재무부의 압력 밀려 세계은행 수석 부총재직을 사직하게 된 이유도 이 같은 그의 비판적 입장 때문이었다.

이 책의 아주 큰 장점은 미국의 패권, 국제 금융 자본, IMF 지배 체제가 주도하는 세계화의 어두운 측면에 대해 깊이있게 파헤치면서도, 건전한 상식을 가진 일반 시민이면 누구라도 읽을 수 있도록 평이하게 쓰여졌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저자 자신에게 있어서도 ‘새로운 장르’였다.

이 책에는 단지 저자의 경제학 이론 전문 지식만이 아니라, 빌 클린턴 대통령 시기 경제 자문위원회 의장직, 세계은행 수석 부총재직을 수행하면서 겪은 정책 현장 경험, 그리고 지구촌 수십개 국가를 방문하고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얻은 귀중한 경험적 지식과 정보들이 녹아 들어 있다.

세계화에 대한 비판서라고 하지만, 더 정확한 내용은 미국이 조종하는 국제 금융기관, 무엇보다 IMF의 글로벌 경제 정책, 즉 지구를 누비며 펼치는 시장 물신주의적 구조 조정 프로그램과 국제기관 내부의 불투명하고 무책임한 정책 수립 및 그 결정 방식에 집중되어 있다.

미국의 패권적 이해를 반영한 국제 금융기관의 글로벌 경제정책은 보통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라 불리는데, 그 핵심은 탈규제 자유화, 민영화, 개방화다. 스티글리츠는 이 ‘자유 시장 트리오’를 만능약으로 간주하는 글로벌 경제 정책이 어떻게, 왜 파괴적 결과를 가져 왔는가를 아프리카, 동아시아, 중남미, 그리고 러시아 등지에 걸쳐 비판적으로 분석, 진단한다. 대외 자본 시장 자유화와 긴축·고금리 정책의 위험에 대해서는 특히 힘주어 비판하고 있다.

동아시아 경제 회복과 관련해서는 저자는 IMF 정책 덕분이 아니었다고 본다. 이는 IMF의 충고를 충실히 수용한 나라들보다 말레이시아, 그리고 중국의 독자 노선이 훨씬 더 성공한 데서 잘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국에 대해서는 자본 시장 자유화에 대한 미국의 압력, 긴축 고금리 돌팔이 처방에 대한 불가사의한 침묵과 맹목적 순응 등, 몇 군데 흥미로운 언급들이 보인다. 한국의 경제 회복도 DJ 정부가 IMF에 대한 일방적 순응에서 점차 자신의 목소리를 낸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나 자본 시장 완전 개방과 빅뱅식 자본 시장 중심체제로의 전환에 대해서 그는 비판적이며, 이것이 몰고올 소용돌이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

용어 번역과 관련하여 한마디. ‘자기 조절적’ 시장을 ‘자기 규정적’ 시장이라고 번역한 것은 잘못이다.

--- 동아일보 책의향기 이병천 (강원대교수·경제학) (2002년 10월 12일 토요일)
세계화의 맹점·허구 비판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선진국들이 개도국에 정책을 강요하는 세계화의 맹점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특히 국제통화기금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이 위기에 처한 빈국들의 이익보다 월가와 선진국의 이익을 우선시한 결과 세계화는 개도국 경제와 빈민층의 삶을 더욱 황폐화시켰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해당 국가 스스로 정책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그는 제안한다.

--- 한국경제신문 (2002년 10월 12일 토요일)
강대국을 위한 지배논리 세계화에 숨겨진 검은손

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가. 북한이 신의주 특구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세계화’라는 다소 낡은 패러다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북한이 중국의 뒤를 이어 해외 자본과 기술 유치를 통해 경제 도약을 이룰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신의주 특구 개발 계획은 ‘자력갱생’ 노선을 고수해온 북한도 세계화 대열에 동참한 신호탄으로 볼 수밖에 없다. 사실 북한의 세계화 동참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세계화’에 대한 숱한 비판이 쏟아졌음에도 무풍지대로 남아있던 북한마저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세계화’는 거역할 수 없는 지배이데올로기로 다시 위엄을 드러낸 셈이다.
 
그러면 이제 세계화에 대한 불만은 사그라들 수밖에 없는가.
 
이 책은 전 세계은행 부총재 스티글리츠가 지은 세계화 비판서다. 스티글리츠는 이 책에서 결론적으로 말해 세계화가 활기를 띠면 띨수록 불만은 더욱 커져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세계화 비판론자들은 세계화는 약소국보다 강대국을 더욱 살찌우는 교묘한 지배이데올로기라고 비판한다. 이들은 세계기구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선진국들이 개도국에 대해 정책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결과적으로 세계화는 개발도상국이나 약소국의 빈민층을 더욱 황폐화시켰다는 것.
 
스티글리츠도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는 이 책 서문에서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국제통화기금을 비롯한 주요 기구들이 월스트리트와 금융계의 이익을 가난한 나라들의 이익보다 우선시하는 것을 보면서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이는 세계은행 부총재로 활동했던 그의 이력을 감안하면 ‘양심선언’과도 같다.
 
그는 이에 대해 “위기를 당한 국가에 세계기구가 정책을 강요하는 것은 나쁜 관행이며, 정책은 해당국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황폐화는 세계화 자체의 잘못보다는 미국 재무부,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뒤에 숨어있는 권력들에 의해 결정된 행동의 부작용”이라고 지적한다. ‘세계화’라는 명제는 가치중립적이지만 이를 현실에 적용하는 조직이나 기구들의 불건전성이 왜곡된 세계화를 만들어냈다는 말이다.
 
물론 이같은 비판에는 북한이 받아들였듯, 현대사회에서 개발도상국이 세계화라는 메커니즘을 활용하지 않고는 좀체 개발을 이루기 힘들다는 현실인식이 깔려있다.
 
이 때문에 그는 세계화를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인다면 “세계기구의 개혁을 통해 세계화 불만을 해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를 위해 세계기구를 맨 처음 만들고 운영중인 선진국들이 스스로 개혁을 위한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과연 선진국들이 기득권을 스스로 버릴 수 있을 것인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다소 공허함이 느껴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도 세계은행 부총재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세계화 비판은 그 어느 비판론자보다 정곡을 찌르고 있다.

--- 전자신문 북서핑 장지영 기자 (2002년 10월 12일 토요일)
"IMF에 질렸다, 한국도 큰일날 뻔"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59·컬럼비아대 교수)는 1993년 빌 클린턴 행정부 출범과 함께 대학 강단을 벗어나 정치의 장으로 들어갔다. 그는 클린턴 대통령 아래서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맡아 정부 개혁을 이끌었으며, 1997년 세계은행(IBRD)으로 자리를 옮겨 2001년 1월까지 부총재를 지냈다.

『세계화와 그 불만』은 그가 국제 경제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핵심부에서 겪었던 경험에 기초해 쓴 세계화 비판서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책의 목표는 세계화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세계화 방식과 그것을 주도하는 세력의 행태를 비판하고 대안을 내놓는 것이다.

그는 세계화가 “엄청난 이득을 가져왔고,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큰 사회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활동적인 세계 민권 사회를 만들었다”고 인정한다. “문제는 세계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관리되는 방식에 있다.”

세계화의 핵심 집행기관인 국제통화기금(IMF)을 보자. 국제통화기금은 한 나라에 외환위기가 터지면 자신들의 세워놓은 ‘표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 한 나라에 그토록 중대한 영향을 주는 결정이 특정한 이념, 개도국을 위한다기보다는 서구의 이익에 더 복무하는 이념에 따라 거의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또 그 결정이 어떤 참담한 결과로 돌아오더라도 통화기금 내부에선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그런 태도를 보고 나는 질려버렸다.”

그는 통화기금의 처방이 성공 횟수보다 실패의 빈도가 더 높았으며, 성공한 경우에도 자주 그 이득은 부유계층에는 턱없이 많이 돌아가는 반면, 빈민층은 이전보다 더한 가난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통화기금의 정책을 따른 나라보다 따르지 않은 나라들이 오히려 위기를 빨리 벗어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를테면, 공산주의에서 시장경제로 변화를 겪은 나라 중 자체 프로그램을 가동한 중국은 성공한 반면, 통화기금의 지시를 이행한 러시아는 참담하게 실패했다.

지은이는 통화기금의 표준처방을 따르지 않고 성공한 나라에 한국도 포함시킨다. 한국은 통화기금의 처방과는 다르게 은행을 폐쇄하지도 않았고 환율을 낮추었으며, 기업 구조조정에 정부가 좀더 적극적인 구실을 맡았다. “통화기금의 충고를 따랐더라면 회복은 훨씬 더뎠을 것이다.”

그는 국제통화기금을 비롯한 세계화 기구들이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에 이바지하려면, 반민주적이고 서구 중심적인 태도를 버려야 하며, 이를 위해 이 기구들의 미국 중심 지배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한겨레신문 책과사람 고명섭 기자 (2002년 10월 12일 토요일)
동아시아 괴롭힌 IMF

클린턴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맡기도 했던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의 세계와 비판. 서구의 이익만 대변하는 IMF가 어떻게 동아시아를 궁지로 몰아갔는지에 대한 고찰, 반도체 산업을 정리하라는 IMF의 권고를 무시한 ‘현명한’ 선택으로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한국과 IMF에 대한 복종으로 인해 아직도 허우적대는 러시아와 태국의 사례, 국가 정책은 외부의 힘이 아니라 자국이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 등을 담았다.

--- 조선일보 책마을 (2002년 10월 12일 토요일)
“선진국 중심 세계경제기구 문제있다”

세계화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촌 곳곳에서 격렬한 저항에 부닥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세계화 반대론자들은 세계화를 주도하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가 개도국에 일방적인 정책을 강요함으로써 개도국 경제와 빈민층을 더욱 벼랑으로 몰고 있다고 비판한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E. 스티클리츠(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화가 개도국 특히 빈민층을 황폐화하는 것을 목격하고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러시아가 시장경제로 전환하던 시기에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경제정책 자문위원회 의장이었고, 1997년 말 동 아시아 발 세계 금융위기 때 세계은행 부총재로 일해 세계화의 과정과 파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다. 그의 비판은 그래서 더 설득력이 있고 생생하다.

그는 세계화 자체는 세계를 풍요롭게 만들 잠재력을 지녔다고 본다. 그러나 모든 나라에 만병통치식 똑같은 정책을 강요하는 지금의 방식은 바뀌어야 하며, 특히 막후협상과 비밀주의로 돌아가는 선진국 중심 세계기구의 개혁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IMF 등이 동아시아와 러시아, 동유럽, 남미 등에 처방한 세계화 정책의 실패를 고발하고 있다. 예컨대 IMF의 충격요법을 따른 러시아의 경제 전환은 이 나라를 빚더미에 깔린 빈털터리로 만든 반면, 긴축을 요구하는 IMF의 압력을 거부하고 인플레이션을 20% 선에서 유지하면서 점진적 개혁을 추진한 폴란드는 동구 경제의 성공 모델로 꼽힌다.

동아시아 경제 위기와 관련해 IMF구제금융을 겪은 한국의 사례도 언급되어 있다. 스티글리츠는 한국이 IMF 터널을 2년 만에 빠르게 벗어난 것은 IMF의 주문을 무조건 따르지 않고 한국 상황에 맞게 현명하게 대처했기 대문이라고 본다. 이를테면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한국은 IMF의 요구와 반대로 정부가 적극 나서 이를 진행시켰으며, 반도체 생산의 과잉설비를줄이라는 요구도 거부해 반도체 산업이 경제 회복의 견인차가 됐다고 진단한다.

시종 온건하면서도 치밀하게 논리적으로 쓰여진 이 책에서 스티클리츠가 가장 강조하는 바는 IMF 등 세계경제기구의 개혁이다. 그는 이들 기구의 정책결정 과정이 비민주적이며 선진국과 부자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개도국과 빈자의 입장을 고려하는 쪽으로 이들 기구의 운영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02년 미국서 나온 신간.

--- 한국일보 책과세상 오미환 기자 (2002년 10월 12일 토요일)
'弱者의 세계화' 길을 찾아서

지난 20년 동안 사회과학에서 가장 커다란 논란을 일으켜 온 이슈는 단연 세계화다. 세계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두고 좌파와 우파, 사회과학자와 정책입안가, 국제기구와 사회운동조직 사이에 격렬한 논쟁이 진행돼 왔으며, 이는 다시 언론 매체를 통해 시민사회에서의 광범위한 토론을 촉발해 왔다. 이 과정에서 세계화를 지지하는 중도 우파와 중도 좌파가 극적인 화해를 이루기도 했으며, 세계화에 반대하는 우파 민족주의자와 좌파 마르크스주의자가 예기치 않은 '적과의 동거'를 감행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은 바로 세계화가 우리 인류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심대하다는 것을 증거한다.

세계화는 과연 미증유의 축복인가 아니면 미래의 재앙인가, 그리고 세계화에 대해서 어떤 전략이 최선인가는 여전히 해답이 주어지지 않은 채 논란에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조셉 스티글리츠의『세계화와 그 불만』(원제 Globalization and Its Discontents)은 이 세계화를 둘러싼 문제들을 정공법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두 가지 점에서 작지 않은 관심을 끈다.

▶ 前 세계銀부총재의 '메스'

첫째, 이 책의 저자가 다름 아닌 스티글리츠라는 점이다. 저자는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표적인 주류 경제학자의 한 사람이자, 1997년부터 2000년 1월까지 세계은행 부총재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일해 온 인물이다. 상아탑뿐만 아니라 정책결정 현장에서 활동한 저자의 경험이 이 책에서 생생히 살아 있는 것은 당연하다.
둘째, 바로 이런 이력을 가진 저자가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국제기구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을 직접 비판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 비판은 이 기구들의 정책뿐만 아니라 의사결정구조까지 포괄한다는 점에서 흥미진진하다.

저자는 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으며, 이것이 빌미가 돼 결국 세계은행으로부터 물러났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미국과 유럽에서 커다란 화제를 일으켜 왔음은 물론이다. 이 책은 모두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국제기구들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해 몇몇 국가 및 지역에 대한 사례연구를 거쳐 인간적인 얼굴을 가진 세계화를 위한 대안 모색으로 마감한다. 이 가운데 우리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경제 위기에 대한 분석과 온전한 세계화를 위한 국제기구 개혁의 제언이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위기를 낳은 가장 중요한 요인은 자본의 자유화다. 이 자본의 자유화 정책에는 월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 재무부가 크게 영향을 미쳤으며, 제도적 장치가 미비한 한국의 조건에서는 시기상조였다는 것이다. 더욱이 위기가 일어난 후 IMF가 제시한 고금리와 재정긴축 정책은 한국경제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처방이었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한국경제에 대한 이런 진단은 말레이시아 경제에 대한 분석과 흥미로운 대조를 이룬다. 저자는 IMF의 권고를 거부했던 말레이시아가 외환위기를 가장 신속하게 벗어났다는 사실을 주목하는데, 이 점에서 '워싱턴 컨센서스'의 3대 기둥인 재정긴축, 민영화, 시장자유화가 모든 국가에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강조한다.

▶ 국제기구 전면 개혁 해야

이 책에서 저자가 일관되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세계화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는 것은 미국 재무부와 국제기구들을 움직이는 관료집단의 그릇된 결정 때문이며, 이런 결정은 월가의 이익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화를 올바른 방향으로 재정립하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국제금융체계와 국제기구의 포괄적인 개혁이다. 특히 이제까지 선진국의 이익을 옹호하는 데 주력했던 국제기구들은 비밀주의적 관행을 청산하고 민주적인 토론에 입각한 정책 결정을 통해 개발도상국을 배려해야 한다고 결론짓고 있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세계화의 긍정적인 측면을 주목하되, 주류 경제학 내부에서 주류 경제학을 비판한 저작이다. 이 점에서 주류 경제학과 전혀 다른 시각을 갖는 사람들에게는 저자의 비판 역시 한계가 없지 않다.

세계화는 결국 '빈곤의 세계화'로 귀결되며, 따라서 세계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재편하지 않고서는 '세계화의 덫'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한계가 이 책이 갖는 의미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 자신이 밝히고 있듯이, 문제는 세계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느냐에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세계화를 규율하고 있는 국제기구들을 어떻게 민주적으로 개혁하느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저자의 분석과 처방은 매우 진지하고 대단히 솔직해서 세계화의 그늘에 대한 시민적 계몽에 성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함의는 무엇일까. 오늘날 세계화는 변수(變數)라기보다 상수(常數)라는 인식이 우리사회에도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그것은 '고정된 상수'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변화하는 '움직이는 상수'다. 다시 말해 세계화의 미래는 열려 있으며, 그것은 전지구적 수준과 일국적 수준 모두에서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는 '인간적인 세계화'를 지향해야 한다. 이 책은 바로 이 인간적인 세계화로 나갈 수 있는 길의 하나를 제시해 주고 있다.

--- 중앙일보 행복한 책읽기 김호기(연세대 교수. 사회학) (2002년 10월 12일 토요일)
"선진국식 잣대 황폐화만 초래"

IMF는 한 국가가 위기에 직면하면 종종 최악의 상황에서 구조요청을 받 는다. 그러나 IMF가 내놓은 처방은 성공한 횟수만큼 종종 실패하며, 심 지어는 실패의 빈도가 더 높을 때도 있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고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조지프 E 스 티글리츠 교수는 IMF가 자신의 정책을 따르도록 돼 있는 국가의 국민들 에게 그 정책이 미칠 효과를 고려하지도 않은 채 시대에 뒤떨어지고 부 적절한 해결책을 ‘표준적’이라는 미명하에 처방했다고 비난한다.

그의 저서 『세계화와 그 불만』(Globalization and it’s Discontent s)은 국제통화기금이나 세계은행 등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화가 초래한 개발도상국, 특히 빈민층의 황폐화 등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무역자유화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세계화의 측면에서 심지어 좋은 의 도를 지닌 것으로 보이는 노력들마저 종종 역효과를 초래했다. 그것이 농업과 관련된 것이든 사회기반시설과 관련된 것이든 상관없이, 서방에 의해 권고되고 서방 자문관들의 조언에 의해 설계되고 세계 은행이나 기 타 다른 기관들에 의해 자금이 조달된 사업들이 실패로 돌아간다 하더라 도 개발도상권의 가난한 국민들은 그 대출금을 반드시 갚아야 한다.”

스티글리츠의 세계화에 대한 생각은 세계화 그 자체보다 정책의 잘못과 주체의 불순한 의도에 모아져 있다. 세계화는 자유무역의 장애물을 제거 하고 개별국가들의 경제를 더욱 단단히 통합함으로써 긍정적인 힘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근본적인 견해다. 단지 위기를 당한 국가에 세계 기 구가 정책을 강요하는 것은 나쁜 관행이며, 정책은 해당국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티글리츠는 IMF의 무지한 정책들이 어떻게 수혜국가들을 위기로 몰고 가는가를 특히 97년 동아시아 위기에서 전형적인 사례를 제시한다. 말레 이시아 한국 인도네시아의 외환위기는 IMF 주도로 지나치게 급히 추진된 자본시장 자유화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위기가 시작됐을 때 아시아 각국 지도자들은 자유화된 자본시장과 함께 유입된 단기성 투 기자금 때문에 대재앙이 다가올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그는 회고한다.

그들은 위기가 발생할 경우 IMF가 강요할 정책들이 그들의 경제에 오히 려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을 두려워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자본이 철수될 것을 우려해 하지 못했다 는 것이다.

그는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세계화 반대시위를 이끌고 있는 세계화 비 판자들과 세계화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이들의 불균형적 시각을 동시에 지적한다.

비판자들은 IMF가 가져다 준 혜택을 간과하고 있으며, 지지자들은 세계 화, 즉 미국식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는 것과 관련된 것은 누가 뭐래도 진 전이자 발전이라는 잘못된 시각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등 서방 선진국들이 세계화를 ‘세계’를 위한 것이라기보 다 자국들을 위한 것으로 여기는 과정에서 세계화의 왜곡이 일어나며 세 계화에 대한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는 게 스티글리츠의 견해다.

그렇다면 이런 불만의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그는 세계화를 지 배하는 국제기구들을 개혁하는 게 최선이라고 얘기한다. 선진국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들에게 봉사하고 있는 국제기구들의 자체 개혁을 기대하는 게 과연 가능할까.
오히려 스티글리츠가 동아시아 위기가 시작될 무렵 아시아 각료들에게 조언한 ‘각국이 힘을 합쳐 통일된 행동’을 하는 게 개발도상국이 안정을 확보하는 데 더 유용한 방책이 아닐까.

프랑스의 석학 피에르 부르디외가 “정치가들이 움직일 수 없는 사실과 근거에 기초해 좀더 학자처럼 행동함으로써 과학적인 토론에 참여할 필 요가 있다”는 말에 기대어 학자적 양심을 기울인 스티글리츠의 노력이 눈길을 끈다.

--- 내외경제 책과함께 이윤미 기자 (2002년 10월 11일 금요일)
IMF식 세계화의 허구 파헤치기

지난 6월말 미국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고위 관계자가 “책을 회수하라”며 반발할 정도로 화제가 됐던 『세계화와 그 불만』이 번역출간됐다. 2001년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스티글리츠는 93년부터 클린턴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의 의장을 맡아 정부개혁을 주도했으며 97~99년 세계은행 부총재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후 현재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외환 위기를 겪고 있던 한국에 자금 지원을 주도한 공로로 올해 은탑 산업훈장을 받는 등 한국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스티글리츠는 책에서 경제위기에 처한 국가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해결사’를 자임해온 IMF의 허실을 예리하게 파헤치고 있다. 세계화 주도세력의 핵심멤버로 활동하던 경제학자가 ‘내부자의 시선’으로 세계화의 허실을 까발린다는 점에서 도발적이다. 책은 아시아 각국과 러시아 경제 위기에 대한 실증적 분석을 통해 IMF의 처방이 저지른 오류를 조목조목 지적한다. 스티글리츠는 IMF가 실패한 가장 큰 원인으로 개별 위기국가의 사회·정치적 특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시장근본주의가 만병통치라는 식의 표준처방을 제시한 점을 꼽고 있다.

또 IMF 등 세계경제기구가 전세계 납세자들의 돈으로 설립된 공공기관임을 망각하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상업·금융세력의 이익에 경도돼 있다며 신랄하게 공격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선 그나마 5개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만 국제금융기구에선 유일하게 미국만이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그 상징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밖에 위기국가와 기업에 엄정한 투명성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IMF 자신은 밀실에서 ‘이념과 나쁜 경제학의 기이한 혼합’위에서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성토한다.

IMF가 개발도상국에 대해 취하고 있는 신제국주의적 태도에 대한 지적도 날카롭다. 케냐에 대해서는 부패를 이유로 지원을 거절하면서 부패가 만연한 러시아에 대해서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 자금을 지원하는 이중적 태도 등이 모두 IMF가 정치적인 기구로 변질한 현실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물론 저자는 세계화 그 자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삶의 질을 개선시킬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다만 다수의 가난한 사람의 희생을 바탕으로 소수의 부유한 사람들에게 이득을 안기는 효과를 초래한 것은 세계화의 부작용보다는 세계금융기구의 잘못된 정책때문이라면서 근본적인 반성과 변화를 촉구한다.

97년 당시 IMF가 한국에 대해 잘못된 고금리 정책을 처방하고, 미국의 이익을 대변해 자본시장 개방 등 불필요한 조건들을 내걸었지만 한국의 경제관료들이 침묵하는 것이 의아했다는 대목 등 곳곳에 자리한 한국에 대한 언급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송철복 옮김.

--- 문화일보 북리뷰 이수진 기자 (2002년 10월 11일 금요일)

[YES24.COM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