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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생산성의 결정요인

생산성의 결정요인





기업의 시장 진입과 퇴출 등이 자유로울 때 경제전체의 생산성이 증가하고 장기지속성장의 기반이 마련된다.

경제성장은 일반적으로 노동, 자본, 생산성의 세가지 요인에 의해 달성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이 세가지 요인 중 경제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어떤 요인일까? 세계 각국의 성장요인을 분석하면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우선 세계경제성장률에는 공통적인 추세성장률(trend growth)이 있다. 미국 NBER은 이런 세계추세성장률을 연간 2%로 추산하고 있다.

이 추세성장률은 한 국가의 경제정책이나 환경과 관계없이 세계각국의 지식발전과 이런 지식이 나라간에 교환되어 발생하는 전이효과(spillover effect)로 인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추세성장률을 고려한 상태에서 현재의 경제성장률을 평가하면 선진국들의 경제상황이 상당히 악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와 스위스는 추세성장률을 제외한 1970년대 평균성장률에 비해 최근 성장률이 30%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일본, 프랑스, 영국 등도 비슷한 상황이며 특히 미국과 비교해 본 결과 성장률이 30% 가량 침체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미국은 추세성장률을 제거한 평균성장률이 1970년대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들의 경제성장이 침체된 이유도 상이하다. 최근 연구결과에1) 따르면 일본의 경우에는 생산성 요인이 침체하여 성장정체를 초래하였으며 프랑스의 경우에는 노동투입요인이 미국에 비해 30% 정도 침체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노동투입요인은 과세체계에 큰 영향을 받는데 미국과 프랑스의 세금으로 인한 노동공급의 왜곡정도(intertemporal labor tax wedge)를 비교해 보면 미국이 1.46%인데 반해, 프랑스는 2.03%로 크게 높음을 알 수 있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세부담이 커져서 노동의욕을 저해하고 그 결과 노동보다는 여가시간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함을 의미한다. 이 상황이 심각해지면 경제성장에 해악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프랑스의 경우에는 이것이 성장정체의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주로 소비세, 근로소득세, 사회보장 관련세가 높은 데에 기인한다. 반면 자본투입요인은 선진국들간에 큰 차이가 발견되지 않으며 경제성장의 차이를 설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민간부문의 순고정자본의 GDP대비 규모를 보면 미국은 2.3, 영국은 2.6, 독일은 2.7, 프랑스는 2.2로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다.

노동투입요인과 더불어 중요한 성장요인은 생산성 요인이다. 일본 경기침체의 배후에는 생산성의 하락이 자리잡고 있다. 세계최고의 제조업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생산성이 높으리라고 예상되지만 그건 일본 산업의 몇몇 부문에 국한된 얘기이며 경제전체의 생산성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국가경제의 장기성장과 경기순환의 성격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생산성은 몇몇 산업부문에서의 기술측면의 생산성 향상만으로는 부족한 것이다. 장기지속성장에 핵심적인 생산성 증가는 R&D투자와 같은 기술자체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이 보다 경제시스템 자체에 결정되는 측면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쟁의 존재와 자유로운 시장의 진입과 퇴출 등이 경제 전체의 생산성 향상에 더욱 효과적이며 이를 촉진하기 위한 정부정책과 규제완화가 장기지속성장에 핵심적인 요소임이 많은 실증연구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소매산업과 제조업 분야의 생산성 증가를 연구해 본 결과, 소매산업의 생산성 증가가 제조업 분야를 앞지르고 있으며, 그 원인은 R&D 투자가 아니라 시장에의 자유로운 진입과 퇴출 때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매산업에 진입하거나 퇴출하는 기업의 규모가 제조업분야에서 진입·퇴출하는 기업의 규모보다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소매산업 부문에서 더욱 강력한 시장 원리를 적용 받아 규모와 상관 없이 퇴출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소매산업의 생산성 증가가 빠른 것은 연구개발 덕분이 아니라 생산성이 낮은 기업이 시장에 의해 신속히 퇴출되고 그 결과 생산성이 높은 기업만 남았기 때문인 것이다.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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