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전환의 초기조건
현 시점에서 북한이 중국 모델을 따르기 어려운 이유의 하나로 자주 지적되는 것이 체제전환의 초기조건이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의 체제전환 성과의 상이함을 설명할 때도 자주 쓰이는 개념이다.
현 시점에서 북한이 중국 모델을 따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의 하나로 자주 지적되는 것이 이른바 초기조건(initial conditions)이 상이하다는 것이다. 북한의 개혁·개방의 초기조건, 보다 포괄적으로는 체제전환의 초기조건이 중국의 그것보다 불리하기 때문에 북한이 중국 모델을 따른다 해도 중국만큼의 경제적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체제전환의 초기조건은 중국과 러시아의 체제전환 과정의 상이함을 설명할 때도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다. 똑같이 체제전환에 나섰는데도 왜 중국은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고 반면 러시아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느냐는 것이다. 물론 점진주의 대 급진주의로 대표되는, 양국의 상이한 이행정책에 의해 설명되는 부분이 크기는 하다. 하지만 양국의 상이한 초기조건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체제이행의 성과를 좌우하는 4가지 초기조건
그렇다면 체제이행의 성과를 좌우하는 초기조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경제시스템의 집권화의 정도(degree of centralization)이다. 이는 중앙의 계획당국이 국민경제 운용에 관한 의사결정 권한을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소유하고 행사할 수 있는 정도를 가리킨다. 공산당에 의한 정치적 권력의 강약은 이 요인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집권화의 정도가 강하다는 것은 지방정부와 기업의 의사결정 권한이 적거나 자유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이른바 기업가정신의 잔존 정도도 낮음을 뜻한다.
또 집권화의 정도가 강한 경우는 기존에 산업별로 독점체제가 형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체제이행 과정에서 기존의 독점체제를 파괴하여 다수의 기업이 경쟁하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반면 집권화의 정도가 약한 경우는 이미 다수의 기업이 존재하고 있든지 아니면 소수의 기업이 있다 해도 중앙의 통제가 약하므로 시장이나 혹은 그에 가까운 메커니즘이 형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경제시스템의 제도화가 어느 정도 진전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언뜻 보면 제도화가 진전되어 있는 체제의 경우가 이행을 행하기 쉽고 또한 일단 궤도에 오르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시장화는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룰을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구체제에서 제도화가 상당히 진전되어 있었던 경우는 이행의 과정에서 개별 경제주체들이 새로운 상황에 대한 적응력이 더 떨어지고 기득권층의 반발이 더 심할 수 있다. 제도화가 진전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체제이행이라는 대사업을 수행하기 쉬울 수 있다.
셋째, 산업구조이다. 즉 공업화가 진전되고 도시화가 진전되어 있는 경우, 즉 이른바 선진적인 지역의 경우가 그렇지 못한 경우에 비해 이행이 한층 더 곤란할 수 있다. 농업의 비중이 높은 나라는 경제개발 과정에서 잉여노동력이 발생,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 또 저개발 국가는 사회적으로 인내할 수 있는 소득의 임계수준이 낮고 제도화가 뒤떨어져 있다. 초기의 수준이 낮은 만큼 발전할 수 있는 속도도 빠르다.
넷째, 해외와의 연계 정도이다. 보다 개방적인 체제였던 나라일수록 체제이행이 용이할 것이다. 왜냐하면 해외시장과의 접촉이 어느 정도 가능했던 체제는 폐쇄적이었던 체제에 비해 국내의 시장화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깊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경제력이 있는 해외동포가 얼마나 많은가 하는 것도 무시 못할 요인이다.
이러한 체제전환의 초기조건은 정책적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즉 각국 정부가 체제이행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서 이행과정을 보다 순조롭게 진행시키고 이행비용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변수라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현 시점에서 북한이 중국 모델을 따르기 어려운 이유의 하나로 자주 지적되는 것이 체제전환의 초기조건이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의 체제전환 성과의 상이함을 설명할 때도 자주 쓰이는 개념이다.
현 시점에서 북한이 중국 모델을 따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의 하나로 자주 지적되는 것이 이른바 초기조건(initial conditions)이 상이하다는 것이다. 북한의 개혁·개방의 초기조건, 보다 포괄적으로는 체제전환의 초기조건이 중국의 그것보다 불리하기 때문에 북한이 중국 모델을 따른다 해도 중국만큼의 경제적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체제전환의 초기조건은 중국과 러시아의 체제전환 과정의 상이함을 설명할 때도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다. 똑같이 체제전환에 나섰는데도 왜 중국은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고 반면 러시아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느냐는 것이다. 물론 점진주의 대 급진주의로 대표되는, 양국의 상이한 이행정책에 의해 설명되는 부분이 크기는 하다. 하지만 양국의 상이한 초기조건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체제이행의 성과를 좌우하는 4가지 초기조건
그렇다면 체제이행의 성과를 좌우하는 초기조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경제시스템의 집권화의 정도(degree of centralization)이다. 이는 중앙의 계획당국이 국민경제 운용에 관한 의사결정 권한을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소유하고 행사할 수 있는 정도를 가리킨다. 공산당에 의한 정치적 권력의 강약은 이 요인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집권화의 정도가 강하다는 것은 지방정부와 기업의 의사결정 권한이 적거나 자유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이른바 기업가정신의 잔존 정도도 낮음을 뜻한다.
또 집권화의 정도가 강한 경우는 기존에 산업별로 독점체제가 형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체제이행 과정에서 기존의 독점체제를 파괴하여 다수의 기업이 경쟁하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반면 집권화의 정도가 약한 경우는 이미 다수의 기업이 존재하고 있든지 아니면 소수의 기업이 있다 해도 중앙의 통제가 약하므로 시장이나 혹은 그에 가까운 메커니즘이 형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경제시스템의 제도화가 어느 정도 진전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언뜻 보면 제도화가 진전되어 있는 체제의 경우가 이행을 행하기 쉽고 또한 일단 궤도에 오르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시장화는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룰을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구체제에서 제도화가 상당히 진전되어 있었던 경우는 이행의 과정에서 개별 경제주체들이 새로운 상황에 대한 적응력이 더 떨어지고 기득권층의 반발이 더 심할 수 있다. 제도화가 진전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체제이행이라는 대사업을 수행하기 쉬울 수 있다.
셋째, 산업구조이다. 즉 공업화가 진전되고 도시화가 진전되어 있는 경우, 즉 이른바 선진적인 지역의 경우가 그렇지 못한 경우에 비해 이행이 한층 더 곤란할 수 있다. 농업의 비중이 높은 나라는 경제개발 과정에서 잉여노동력이 발생,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 또 저개발 국가는 사회적으로 인내할 수 있는 소득의 임계수준이 낮고 제도화가 뒤떨어져 있다. 초기의 수준이 낮은 만큼 발전할 수 있는 속도도 빠르다.
넷째, 해외와의 연계 정도이다. 보다 개방적인 체제였던 나라일수록 체제이행이 용이할 것이다. 왜냐하면 해외시장과의 접촉이 어느 정도 가능했던 체제는 폐쇄적이었던 체제에 비해 국내의 시장화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깊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경제력이 있는 해외동포가 얼마나 많은가 하는 것도 무시 못할 요인이다.
이러한 체제전환의 초기조건은 정책적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즉 각국 정부가 체제이행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서 이행과정을 보다 순조롭게 진행시키고 이행비용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변수라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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