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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세계지식포럼: 폴 로머 교수의 신경제론 요약

신경제에 자원의 한계란 없다 = `지식을 통해 인류는 자원의 한계를 뛰어넘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신경제학의 이론적 토대를 쌓아온 미국 스탠포드 대학 폴 로머 교수가 최근 매일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서 던진 낙관론이다.

그는 그 증거로서 아주 독특한 분석자료를 내놓았다.

1시간 일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빛의 양이 역사의 흐름속에서 얼마나 늘었는 지에 관한 것이다.

기원전 1800년까지 이 수치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후 완만하게 증가하던 이 수치는 1900년경부터 갑자기 급증하기 시작했다.

인류가 부싯돌로 빛을 밝히던 시절을 거쳐 동물로부터 기름을 추출하는 방법을 고안해 냄으로써 그 수치가 크게 증가했으며, 전기 발명을 계기로 그 수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로머 교수의 신경제론을 정리한다.

= 지식은 쌓인데 더 쌓인다.

= 지구위에 있는 자원은 한정돼 있다.

인류는 수백만년 동안 똑같은 양의 자원을 갖고 살아왔다. 마치 자원이 늘어서 인류가 점점 더 잘살게 됐다고 알고 있다면 그것은 오해이다. 사실은 자원을 활용하는 방법을 개선해 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런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왔는가. 아이디어는 한마디로 보다 더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하는 비법(recipe)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실리콘의 경우 그동안 무용지물처럼 여겨져 왔지만 이를 반도체로 만들어 쓰는 비법이 나오면서 그 가치가 하늘과 땅 사이의 차이만큼 달라졌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비법이란 인류의 노력에 따라 무한대로 발전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경제는 더욱더 인류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이다.

비법이 한번 나오면 그 다음 비법을 발견하는 데 점점 더 어려워진다면 인류의 발전은 더뎌지고 종국에 가서는 중단될 것이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를 보면 그 반대의 현상을 볼 수 있다. 세기가 바뀌어 가면서 기술적인 변화는 빨라졌으며 성장률은 더 높아졌다.


= 신경제에서 한계 수확은 체증한다.

= 물리적인 자원을 갖고 얘기하자면 한계수확은 감소한다.

즉 어떤 상품을 추가로 한단위 더 생산할 때 드는 비용(한계비용)이 점점 더 증가하기 때문에 생산을 늘일 수록 전체 수익은 감소한다.

예를 들어 광업이나 석유채굴업의 경우 자원매장량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추가로 광산이나 유전을 발견하기란 점점 더 어려워 지고, 그 만큼 한계비용은 증가한다.

물리적 자원과 비법의 차이는 `비법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예를 상기해 보면 지식이라는 게 종래의 생산요소인 토지 원료 등과 어떻게 다른 지를 알 수 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보면 최초로 고안·생산할 때는 엄청난 비용이 들지만 일단 발명만 하면 추가 생산비용은 급격히 떨어진다.

따라서 아주 작은 비용으로도 이 상품을 대량 생산할 있다 윈도즈NT를 처음 만들 때 마이크로소프트는 연구개발, 시험 등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한번 고안해 낸 다음에 그 카피를 만들어 내는 데는 불과 50센트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

유전공학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질병치료에 긴요한 물질을 박테리아를 이용해 대량 생산할 수 있다. 방법을 알아내는 데에는 투자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단 원리만 알아내면 추가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거의 제로에 가깝게 떨어진다.

이런 생산비용의 감소는 곧바로 수익의 증가를 의미하지 않는가. = 지식 창출력이 국가 명운 가른다.

= 세상에는 하드웨어(HARDWARE), 웨트웨어(WETWARE), 그리고 소프트웨어 (SOFTWARE)가 있다.

웨트웨어는 인간, 인간의 두뇌, 인적 자본을 나타낸다.

하드웨어가 컴퓨터라면 웨트웨어는 컴퓨터를 작동시키는 사람이다.

소프트웨어는 컴퓨터를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소프트웨어는 두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먼저 재사용이 가능하다. 이는 웨트웨어나 하드웨어에서는 볼 수 없는 성질이다.

두번째로 희소성 의 한계를 적용받지 않는다. 음식점의 스토브 우유 설탕 등은 하드웨어다. 웨트웨어는 주방장의 기술이며 소프트웨어는 요리법이다. 요리법에 따라 우유나 설탕 달걀 등 하드웨어를 혼합하면 음식이 된다.

10~20센트의 하드웨어를 7달러 의 음식으로 만드는 데는 요리법이 핵심을 차지한다. 소프트웨어인 요리법은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다. 사용여부에 따라ㅅ는 무한한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

비슷한 원리가 기업에도 적용된다. 훌륭한 비방을 많이 갖고 있는 기업은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다.

특히 세계화와 규제완화가 상황에서는 하나의 소프트웨어가 만들어 낼 수 있는 부가가치는 상상할 수 조차 없다.

영국은 1870년까지만 해도 산업혁명을 주도하면서 세계 경제를 이끌던 나라였다. 1인당 국민소득은 미국을 훨씬 앞섰다.

그러나 성장속도 면에서 미국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성장속도 격차는 연평균 0.5% 포인트로 그리 큰 게 아니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엄청났다. 94년의 경우 미국의 1인당 소득은 영국보다 6099 달러나 앞섰다. 성장속도의 차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축적돼 두 나라 사이의 명운을 갈라 놓았다.

미국 경제가 영국을 앞선 이면에는 웨트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있다. 미국이 그동안 웨트웨어 즉 교육에 대한 투자에서 반드시 성공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영국에 비해서는 투자 정도가 컸다. 웨트웨어에 대한 투자가 중요한 것은 이것이 바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성공하게 된 이면에는 교육에 대한 투자가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