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stock)시대로부터 플로(flow)시대로
스톡과 플로 개념은 경제학 강의시간에 중요하게 가르치는 개념인데 우리의 일상생활과도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스톡(stock)이란 잔고, 재고 등 저량(貯量)을 뜻하고, 플로(flow)란 생산량, 사용량 등 유량(流量)을 뜻한다.
예컨대 현대자동차에서 금년 3월 한달 동안 5만대의 승용차를 생산했는데, 그 가운데 3만대는 판매되고 나머지 2만대는 창고에 남아있다고 하자. 자동차 재고가 3월 이전까지 총 10만대였다면 3월 달에 추가로 입고된 2만대를 합쳐 재고는 12만대가 되는데, 바로 그것이 현대자동차회사의 3월말 현재 자동차 스톡이다. 현대자동차회사가 3월 한달 동안 생산한 자동차 5만대는 1개월간의 자동차 플로이다. 즉 일정시점에서 잔고 수량을 스톡이라 하고, 일정기간 동안의 변동 수량을 플로라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스톡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플로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꽤 탄탄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친구가 있는데 맨 날 헌 볼을 가지고 골프를 친다. 그는 골프를 꽤 잘 치므로 공을 잃어버리는 일도 거의 없기 때문에 언제나 누렇게 변색된 오래된 공으로 골프를 친다. 새 골프공이 없는지 물어보면 집에 새 공이 박스 채로 수십 개가 있다고 한다. 그는 집에 쌓아 놓은 골프공 스톡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골프를 칠 때면 언제나 새 볼만 사용하는 또다른 친구가 있다. 그가 한 달 동안 사용하는 몇 개의 골프 공 수량이 플로이다.
오늘 날 기업이익을 발생시키는 원천이 스톡으로부터 플로로 변하고 있다. 은행만 하더라도 과거에는 예금잔고, 대출잔고 등 스톡이 이익의 원천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예대마진이 거의 없어져 잔고만으로 이익을 내기가 어렵게 되었다. 반면에 은행이 제공하는 송금서비스, 컨설팅 서비스 등등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가 플로인데 이것이 새로운 이익원천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동차회사도 예전에는 생산만 해서 쌓아 놓기만 하면 팔렸던 판매자우위시장(seller's market)시대를 살아왔다. 그 시대에는 자동차 스톡이 이익의 원천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소비자가 왕'이 된 구매자우위시장(buyer's market)시대가 되었다. 이 때에는 일정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구입해 주느냐 하는 플로가 중요하다. 즉 판매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소비자들도 집에 자동차가 몇 대 있느냐 하는 스톡을 자랑했던 예전과는 달리 자동차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므로 정부도 지금처럼 보유량 즉 스톡을 기준으로 자동차세금을 매기기보다는 휘발류세 등 자동차 활용도 즉 플로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해야 할 것이다.
절대빈곤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은 쌓아 놓기를 좋아하는 반면 신세대는 활용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대체로 구세대는 스톡을 좋아하고, 신세대는 플로를 좋아한다. 여러분도 집에 쌓아 놓은 스톡들을 파악해 보고, 지난 일년간 그것들을 활용한 플로가 얼마인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혹시 창고에 수 십 개의 우산들을 쌓아 놓고서도 맨 날 헌 우산만 사용하며, 새 구두를 아끼기 위해 헌 구두만을 계속 신고 다니는 구세대가 아닌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손정식, 한양대학 경제학부 교수)
자료: 현대자동차 신문(2000. 4. 17)
스톡과 플로 개념은 경제학 강의시간에 중요하게 가르치는 개념인데 우리의 일상생활과도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스톡(stock)이란 잔고, 재고 등 저량(貯量)을 뜻하고, 플로(flow)란 생산량, 사용량 등 유량(流量)을 뜻한다.
예컨대 현대자동차에서 금년 3월 한달 동안 5만대의 승용차를 생산했는데, 그 가운데 3만대는 판매되고 나머지 2만대는 창고에 남아있다고 하자. 자동차 재고가 3월 이전까지 총 10만대였다면 3월 달에 추가로 입고된 2만대를 합쳐 재고는 12만대가 되는데, 바로 그것이 현대자동차회사의 3월말 현재 자동차 스톡이다. 현대자동차회사가 3월 한달 동안 생산한 자동차 5만대는 1개월간의 자동차 플로이다. 즉 일정시점에서 잔고 수량을 스톡이라 하고, 일정기간 동안의 변동 수량을 플로라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스톡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플로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꽤 탄탄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친구가 있는데 맨 날 헌 볼을 가지고 골프를 친다. 그는 골프를 꽤 잘 치므로 공을 잃어버리는 일도 거의 없기 때문에 언제나 누렇게 변색된 오래된 공으로 골프를 친다. 새 골프공이 없는지 물어보면 집에 새 공이 박스 채로 수십 개가 있다고 한다. 그는 집에 쌓아 놓은 골프공 스톡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골프를 칠 때면 언제나 새 볼만 사용하는 또다른 친구가 있다. 그가 한 달 동안 사용하는 몇 개의 골프 공 수량이 플로이다.
오늘 날 기업이익을 발생시키는 원천이 스톡으로부터 플로로 변하고 있다. 은행만 하더라도 과거에는 예금잔고, 대출잔고 등 스톡이 이익의 원천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예대마진이 거의 없어져 잔고만으로 이익을 내기가 어렵게 되었다. 반면에 은행이 제공하는 송금서비스, 컨설팅 서비스 등등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가 플로인데 이것이 새로운 이익원천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동차회사도 예전에는 생산만 해서 쌓아 놓기만 하면 팔렸던 판매자우위시장(seller's market)시대를 살아왔다. 그 시대에는 자동차 스톡이 이익의 원천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소비자가 왕'이 된 구매자우위시장(buyer's market)시대가 되었다. 이 때에는 일정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구입해 주느냐 하는 플로가 중요하다. 즉 판매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소비자들도 집에 자동차가 몇 대 있느냐 하는 스톡을 자랑했던 예전과는 달리 자동차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므로 정부도 지금처럼 보유량 즉 스톡을 기준으로 자동차세금을 매기기보다는 휘발류세 등 자동차 활용도 즉 플로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해야 할 것이다.
절대빈곤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은 쌓아 놓기를 좋아하는 반면 신세대는 활용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대체로 구세대는 스톡을 좋아하고, 신세대는 플로를 좋아한다. 여러분도 집에 쌓아 놓은 스톡들을 파악해 보고, 지난 일년간 그것들을 활용한 플로가 얼마인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혹시 창고에 수 십 개의 우산들을 쌓아 놓고서도 맨 날 헌 우산만 사용하며, 새 구두를 아끼기 위해 헌 구두만을 계속 신고 다니는 구세대가 아닌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손정식, 한양대학 경제학부 교수)
자료: 현대자동차 신문(2000.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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