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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신자유주의가 노동자 죽인다

“정부는 신자유주의란 이름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 당당하게 노동자 를 무시하고 있다.”
워싱턴 컨센서스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Neoliberalism)가 도마에 올랐 다. 전방위 지식인 노엄 촘스키(71)가 칼을 뽑고 나선 데다 국내 소장 경제학자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한 시장경쟁을 핵심으로 하는 신자유주의는 소수 부유층의 세계 지배를 정당화하는 정치·경제 적 패러다임이고, 무산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처럼 ‘속인다’는 점 에서 폭로돼야 할 음모란 것이다.

최근 〈그들에게 국민은 없다〉(여백)를 출간한 촘스키는 생성언어학 의 창시자로 베트남 전쟁, 니카라과 내전 개입을 격렬히 비판했던 실천 적 지식인이다. 1968년 국방성 진격 시위 때는 체포·수감됐으며 70년 대에는 미국 대외 정책에 대한 신랄한 논설로 닉슨의 정적 리스트에 올랐다. 코소보 사태와 관련해선 “남이 하면 범죄, 내가 하면 응징이 란 이중적 잣대는 곤란하다”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촘스키는 신자유주의를 기업의 민영화, 노동 시장 유연화, 정부 지원 배제, 복지 정책 축소 등으로 요약한다. 궁극적으로 시민이 아니라 소 비자, 공동체가 아니라 쇼핑 센터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신자유주의는 개인과 국가 간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심화, 영구 고착시키는 반민주적 인 기제란 주장이다.

신자유주의적 금융 질서도 비판 대상. 보고서에 따르면 71년 국제 금융 거래의 90%는 무역 등 실질 경제와 관련됐다. 투기 자본은 10% 정도. 그러나 95년 전세는 완전히 역전됐다. 전체 95%가 투기성을 띠면서 하 루 유동량이 7대 산업국 외환 보유액 총액인 1조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그 중 80%는 1주일 내 상환해야 하는 초단기 자본이다.

신자유주의의 실험 무대였던 중남미의 좌절 또한 많은 것을 시사한다. 미국식 자본주의의 성장 모델로 채택된 브라질은 알바니아에 이은 두 번째 최저 임금국으로 전락했다.

세계은행은 브라질 국민의 3분의 2가 정상적인 육체 활동을 하기에 충 분치 못한 식량을 섭취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신자유주의의 실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국가는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네 마리 용. 일본은 신자유주의라는 미국의 충고를 거부했고 국가 주도로 경제 부흥을 일 궈냈다.

촘스키가 신자유주의 허실을 세계적 관점에서 조망한 반면 윤소영 한 일신학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현실에 초점을 맞춘다. 윤 교수는 근작 〈신자유주의적 금융 세계화와 워싱턴 콘센서스〉(공감)에서 한국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이 남북 경제 통합을 목표로 한 미국의 아시 아·태평양 경제 전략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김대중 정권의 햇볕 정 책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란 동전의 뒷면이란 주장. 미국은 북한의 ‘페레스트로이카’를 통한 남북 경제 통일을 구상하고 있다고 분석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