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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금강산 관광사업과 남북경협이 민족화해협력 및 남북경제에 미치는 영향

일방적 경제원조보다 화해협력에 주력해야

서대숙 미국 화와이대 교수


금강산 관광사업은 금강산을 구경한다는 것보다 우리가 오랫동안 가보지 못한 북한에 가보고 우리 민족의 화해와 협력의 첫걸음이 된다는 데 그 참다운 의의가 있다.

우리 민족의 분단 50년을 간략하게 살펴보아도 이 금강산 관광사업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우리 나라가 해방되고 분단되어 두 개의 정부가 수립된 후 우리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분단된 나라를 통일해 보려고 동족상잔의 참사를 마다하고 싸운 것이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우리 민족의
염원과는 관계없이 끝났을 때 우리는 남북에 서 있던 단독정부를 두개의 국가로 발전시키고 휴전선을 넘을 수 없는 국경으로 바꿔 버렸다.


경제협력이 민족화해에 미치는 영향

한국이나 북조선의 정치사회 구조상으로 부아 이 사업은 두 정부의 간접적인 허락 없이는 성사될 수 없는 사업이지만 이 사업이 성사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이것이 정부 대 정부 사업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이 사업이 순수한 관광사업으로는 아직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겠으나
남한사람이 38선을 넘어 북쪽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은 20세기 후반의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큰 의미를 주는 한 개의 긴장완화 사업이라 하겠다. 또 이 사업이 우리 민족화해와 협력에 미치는 영향은 남북 그 어느 정부가 할 수 있었던 것보다 더 큰 사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과 북한의 경제협력은 한국이 북한을 도와주는 일방적인 경제원조인 것같이 생각하고 있으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지금 현재 남북경제발전 상황을 감안하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나 남북 경제협력은 남과 북이 전부 실리를 얻어야 지속성이 있다고 본다. 남북의 경제협력은
국제무역에서 무역을 하는 두 나라가 다 실리를 거둘 수 있는 것같이 남북이 다 이익을 얻어야 한다. 한국은 한국경제발전을 위해서 북한과 협력해야 하고 일방적인 북한 구제사업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한국경제의 지역적국한성, 노동자원의 필요성들을 자연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곳은 북한이다.


남북경제협력에서 일어나는 문제

우리민족의 화해문제는 복잡하다. 경제인들은 정치인과 달라서 문제를 투표에 부치거나 자기의 정치적 장래를 내걸고 하거나 자기 당의 강령이나 정치목적을 변경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경제인들은 이러한 문제를 정치인들보다 더 효과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북경제협력에는 어떠한 문제가 제기되며 그것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첫째로 단기적인 경제적 문제이다. 지금 금강산 관광사업은 돈을 벌지 못하는 사업이다. 현대기업에서는 앞으로 북한과의 다른 사업에서 금강산관광의 적자를 회복하려 할 것이나 지금은 적자를 보면서도 계속하고 있다. 여기에는 많은 비판과 경제적 부담이 따르고 있다. 남한사회 일부에서는 금강산 관광사업이 경제교류가 아니고 일방적인 북한원조사업이라고 하면서 북한과의
경제교류는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방을 하는 사람들의 주장에는 다른 해결책이 없다. 이들의 주장은 여전히 분단만 고수하겠다는 말과 같다. 어떠한 사업에도 애로가 있고 힘드는 일이 많다. 단기적 경제부담을 견뎌낼 수 있다면 이 사업은 북한과 남한경제 협력과 교류에 큰 공헌을
한다고 본다.

둘째로 금강산 관광사업의 근본적인 문제는 정치적인 것이다. 금강산 관광을 가는 한국사람은 대한민국국민이고 금강산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영토 안에 있다. 남북한 두 정부는 국교가 없는 관계로 한국국민이 북한영토내에서 문제가 일어났을 때 대한민국정부는 자기국민을 보호할 수 없다. 앞으로 남북 경제협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려면 이러한 정치문제도 정부와 협력해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로 금강산의 자연환경 보존문제인데 이것은 남북경제인들이 다 명심해야 할 문제이다. 이 문제는 금강산으로 관광을 가는 한국사람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우리의 자연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금강산을 갔다온 사람이면 누구나 우리의 자연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금강산을 갔다 온 사람이면 다 아는 사실이지만 금강산은 많이 훼손되어 있다. 일제시대에 써놓은
낙서도 있지만 현북한정부에서 김일성이나 김정일을 찬양한 낙서도 많이 있다. 이러한 문제는 남과 북이 다 함께 앞으로 노력해야 할 과제다.


남북경제협력의 과제

금강산 관광사업으로 시작된 남북 경제협력이 성공하기 위해 경제인들 앞에 놓여 있는 과제는 다양하고 복잡하다. 북한 경제는 앞으로 발전하게 마련이다. 한국경제인이 우리 나라 민족화해와 협력에 공헌하려면 북한경제발전도상에서 한국경제인이 어떠한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남북한 경제협력에 놓여있는 과제의 몇 가지만 생각해 보자.

첫째로 한국경제인은 정치인의 한정적 개입을 전제로 해야 한다. 남북한 정부가 전부 평화를 유지해 주어야 하고 경제인들은 남북한의 큰 이념충돌이나 사소한 정치분쟁에 가담하지 말하야 한다. 남북경제협력으로 우리 민족의 화합을 도모하려면 한국경제인들은 자기들이 공산주의자나 사회주의 신봉자는 아니지만 북한정권의 적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

둘째로 한국경제인은 북한경제 재건사업에서 북한경제를 한국경제에 예속시키거나 의존시키지 말아야 한다. 북한경제발전의 기본사상은 아직까지도 경제에서 자립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체사상이 말해주는 지침이다. 이러한 사상을 역행하면서까지 북한은 한국과 경제협력을 하려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로 남과 북의 경제협력은 소규모의 금강산 관광사업으로부터 다양한 경제교류로 발전해 나가겠지만 이러한 발전과정은 정밀히 계획해야 하고 특히 북한경제에 투자하는 문제는 남북한의 신뢰회복과 긴장완화의 분위기를 보아 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하고 점진적으로 실천해야 할것이다.

넷째로 앞으로의 남북 경제협력은 북한을 경제적으로 도와주는 일만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 북한경제를 도와주고 개방과 개혁을 촉진하면서 북한을 자본주의 세계경제체제에 가입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북경제협력은 복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지난 1년 동안 현대에서 금강산 관광사업이라는 힘든 일을 해냈다.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앞으로 우리 민족이 남북 경제협력이라는 이름 아래 화합하고 협력한다면 남북의 동질성 있는 정치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과거 50년 동안 우리들의 정치지도자를 믿어 민족화해와 통합을 하려 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제는 경제인들에게 기회를 줄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