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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자본주의의 미래

자본.노동 대립구도 완전히 붕괴

20세기말은 2백50년 역사의 자본주의의 승리와 그 승리에 대한 새로운 도전의 시대로 기록된다.
승리의 핵심은 공산주의의 몰락과 자본주의의 적자(適子)인 신자유주의의 풍미로 요약된다. 도전은
신자유주의가 몰고다니는 복지파괴와 불평등심화라는 현상이다.

지난 1991년 구소련의 붕괴이후 자본주의는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구가하며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별다른 저항없이 질주해왔다.

신자유주의는 시장기능중시와 정부간섭최소화라는 말로 요약된다. 극단적으로 시장은 선이며 정부는
악이라는 이분법논리로 비쳐지기도 했다. 신자유주의는 케이스경제학의 정부중심주의나 사회주의가
보여준 국가통제의 비효율성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다.

신자유주의를 앞세운 자본주의체제는 세계경제체제에 커다란 공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로 분배구조의 악화를 꼽을 수 있다.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실시한 모든 나라에서
예외없이 부와 소득의 불평등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원산지인 미국의 경우 1993년
기준으로 노동자의 27%가 최저생계비에 못미치는 임금을 받았다.

유니세프의 1997년 기초지표에 따르면 미국의 5세미만 유아사망률은 선진공업국 가운데 가장 높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가난한 쿠바와 비슷한 수준이다.

금융위기이후 신자유주의 처방전을 받아들인 브라질과 칠레도 최저임금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국민의
절반이상이 최저생활자다. IMF(국제통화기금) 주문대로 경제개혁을 실시한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사회주의적 전통이 강한 유럽국가들은 이런 신자유주의의 단점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다른 길을
모색해왔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신자유주의와 전통적 사회주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제3의
길'을 주창했다.

제3의 길에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 앤서니 기든스는 국가의 개입과 자본의 자율성 사이에서 바람직한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복지의 이름아래 행해진 시장개입과 함께 억압정치를 정당화했던
통제경제체계를 비판한다. 동시에 정부의 개입을 반대하는 신자유주의자들의 단견도 꼬집고 있다.

그는 불확실성으로 요약되는 21세기는 새로운 가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열려있는 민주적 가치,
투명한 경영의 가치, 관용과 연대의 가치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기든스의 이론은 다분히 절충주의적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좌우의 균형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담겨있다. 그리고 영국의 정치현실에서
블레어 총리에 의해 실험되고 있다.

이같은 신자유주의와 제3의 길 같은 이념논쟁과는 달리 미래학자들은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를 논하고 있다. 이들은 자본과 노동의 대립이라는 논의의 축이 완전히 무너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학자들이 이런 논의축을 허물고 새로운 화두로 등장시킨 말들은 '정보화사회' '지식경제'
'경영혁명' '생산성 혁신'등이다.

피터 드러커와 앨빈 토플러같은 미래학자들은 정보화사회의 진전으로 누구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정보민주주의가 실현될 것으로 예언한다. 레스터 서로 MIT교수도 그런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토지 노동 자본같은 고전적 요소가 아니라 지식이라는 새로운 자원이라고 지적한다. 여기에는 자본과
노동이라는 대립항이 없다. 경제적 권력(부 또는 소득)이든 정치적 권력이든 간에 권력은 정보와
지식으로부터 나오게 된다는 주장이다.

또 경영혁명의 진전으로 경영지식을 소유한 관리자가 중시되는 사회에서 자본과 노동은 더 이상
대치하지 않는다. 미국은 벌써 연금기금이 대기업주식의 50%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개인화된 자본은 존재하지 않고 사회화된 자본만이 존재하게 되며 노동은 겨영의 문제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고전적인 자본에 의한 노동착취는 없다. 뿐만 아니라 생산성 혁신은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켜 노사대립마저 무너뜨린다는 예측까지 내놓고 있다.

21세기에 신자유주의에 대한 다른 대안은 있는가.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는 가능할까. 시장과
정부의 균형을 유지하고 자유와 평등이란 양대가치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이념체계를 모색하는
작업은 21세기에도 계속될 것이다. 미래학자들이 제시한 정보화 지식경제 경영혁명같은 새로운 코드에
입각해 이상경제사회 건설을 실험하는 움직임이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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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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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기능 중시... 美경제 경쟁력제고에 주효

신자유주의는 한마디로 시장기능중시이론이라고 볼 수 있다. 국가가 모든 것을 계획하는
사회주의경제체계의 비효율성이나 케인스경제학에서 중시하는 정부주도경제에 대항하는 논리다.
신자유주의는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주창한 '보이지 않는 손'으로서 시장에 대한 믿음을 공고히
한 것이다.

신자유주의이론의 주창자인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는 "인간이성은 본질적으로 불완전한
것이며 무지한 인간이 세우는 완벽한 계획은 없다"고 얘기한다. 대신 자생적 질서체계인 시장이 이
불완전함을 매워줄 것으로 보았다.

이같은 그의 생각은 통화주의경제학의 태두 밀턴 프리드먼에 의해 현실정책에 적용되는 경제사상으로
발전했다. 레이거노믹스로 불리는 미국의 1980년대 공급위주경제정책은 급격한 규제완화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의 탄력성을 높였다. 이것이 오늘날 미국경제를 경쟁력있게 만든 요인이라고
보는 학자가 많다. 또 영국에서는 대처총리 시절 정부기업을 민간에 파는 공기업민영화의 이론적
기반이 됐다. 이 덕분에 영국은 고질적인 복지지상주의 영국병을 치유하고 경제가 다시 활성화됐다.

IMF가 금융위기를 겪은 나라에 내린 처방도 신자유주의에 이론적 바탕을 두고 있다. 자본및
실물시장개방, 환율자유화, 민영화, 기업구조조정, 은행폐쇄등의 조치도 모두 신자유주의의
시장기능중시이론이 깔려있다. 경제위기를 겪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런 정책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고
있어 신자유주의는 여기서 현실적 타당성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