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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취업

삼성전자 면접후기

삼성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회사를 하나만 골라야 하기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특히 저는 화재냐 전자냐의 갈등에서 ‘못 먹어도 고’라는 심정으로 전자를 선택했습니다.

그 후 서류전형에서 무사히 통과하고, SSAT를 보았습니다.
SSAT에서 많이 떨어진다는 얘기에 쫄아있었는데,
학교 취업정보센터에서 좋은 정보를 줘서 대충의 유형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막상 쳐보니,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시간이 조금 모자랄 뿐입니다.
상식은 평소에 신문을 꾸준히 읽고, 삼성전자 홈페이지에서 중요하다 싶은 용어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언어영역은 수능과 비슷했고, 계산 및 추리는
평소에 암산을 잘 하는 사람이라면 부담없이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면접가서 물어보니, SSAT의 당락에 시험만 관계된 것이 아니라,
학점과 토익도 약간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면접은 서울연수소에서 보았습니다.
시간대별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도착하고, 출석 부르고, 주의사항 듣고,
또 다른 면접대기장소로 다시 끌려갑니다. 거기 가면 조를 맞춰서 앉는데, 4인 1조입니다.
기다리다가 문제를 선택합니다. 이때에는 다른 사람과 얘기할 수 없습니다.
일단 빈 종이를 나눠주고, 3개의 문제가 적힌 종이를 나눠주고 고르라 합니다.
다시 걷어간 후, 1번(인터넷마케팅), 2번(브랜드이미지), 3번(경영전략파트)을
선택한 사람 각각에게 세부질문이 적힌 문제(A4 반 장, 케이스 문제)를 다시 나눠줍니다.
이것을 보고, 빈 종이에 자신이 프리젠테이션할 내용을 정리합니다. 시간은 5분정도.
그리고 바로 조별로 면접장 앞으로 이동합니다.
면접장 앞에서는 옆 사람과 인사도 하고, 물도 한잔 마실 수도 있습니다.
7분 발표에 7분 질의응답이었습니다. 너무 긴 발표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저는 짧게 한 것 같습니다. 짧게 하니까 역시나 질문이 팍팍 들어오더군요.
많이 당황하지 않으면 대답할 수 있을 듯 했습니다. 발표한 것에 대해 꼬투리를 잡았습니다.
▓ 엘시디페널인 와이즈-뷰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자 하는데,
▓ 현재는 기술력에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지만 경쟁업체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고,
▓ 기존의 제품와 싱크마스터와 완성품 업체 브랜드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 이런 상황에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방법은?
저는 swot 분석, ad 전략, 브랜드 확장 등 3가지로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화이트보드에 제목만 간단하게 적고 말을 시작했는데,
긴장해서 들고 있던 종이가 덜덜 떨렸습니다.
주로 ad 전략에 대해서 질문이 많았습니다.
인텔펜티엄이나, 윈도우즈엑스피만큼 성공할 수 있겠느냐?
기술적 비교우위가 없어졌을 경우의 전략은? 등등.

프리젠테이션이 끝나면 다시 면접대기장소로 돌아옵니다.
이번에는 저희 옆의 조와 한팀을 이뤄 8인 1조의 토론면접을 준비합니다.
분위기 조성을 위해 옆의 조 사람들과 인사하고
프리젠테이션 뭐 나왔냐는 둥 이것저것 말하면서 친해지려고 했습니다.
저희 조는 우리 학교 경제학과, 경영학과, 사회학과와 동아대 경영학과 이렇게 4명이었고,
옆의 조는 성균관대, 외대 등 모두 서울말을 쓰는 ^^ 서울소재 대학출신이었습니다.
토론면접 역시, 주제는 주되, 5분간 옆 사람과 얘기하지 못하고
빈 종이에 내용을 정리하고 바로 이동합니다. 이동하는 동안 계단에서
찬반을 나누자고 제안했으나, 각자 생각대로 하자는 분위기여서 대세를 따랐습니다.
▓ 3년에 걸친 연구로 새로운 휴대폰용 반도체칩을 개발했으나,
▓ 치명적인 버그가 있음을 알았다.
▓ 새 반도체는 휴대폰에 새로운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나
▓ 그 기능이 소비자가 좋아할 지 않을 지는 미지수이며,
▓ 버그를 수정하는데 6개월이 걸리며, 경쟁사도 곧 그것을 개발할 것이라고 한다.
▓ 휴대폰 조립업체 엔지니어에게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인데,
▓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이 주제로 토론했습니다. 먼저 각자 의견을 차례대로 말하고 토론하는데,
먼저 서울분들 4명 모두 프로모션을 중단하고 버그를 수정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말하려고 했는데, 저까지 그러면 토론이 재미없을 듯 했습니다.
그 때 구원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5번째 주장은 사회학과 분의 프로모션 찬성이었습니다.
저도 찬성에 손을 들어 결과적으로 6:2로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는 면접이라는 생각보다는 토론에 더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서로서로 주장에 대해 치열하게 공방을 주고 받았습니다.
다행히 저희 조에 토론의 달인이 있어서 방향성을 잃은 토론을 바로잡아주어
정해진 시간안에 무사히 양측에서 모두 한 발 물러선 결론을 낼 수 있었습니다.
정말 100분토론 못지 않은 토론이었던 것 같습니다. ^^
마지막 학기에 기업윤리을 듣고 있었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토론이 마치자마자 영어면접이 시작되었습니다.
원어민의 등장과 함께 주제가 적힌 종이가 각자 앞에 놓여졌습니다.
▓ 한국여성이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는 것에 대한 토론이었습니다.
저는 정말로 영어를 잘 못합니다.
시작하자라는 원어민의 말 이후 잠깐의 침묵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승부수를 썼습니다.
인 마이 오피니언, 댓츠 코리안 트래디셔날, 음, 코리안 트래디션. 댓츠 올.
모두들 웃었고, 저는 좀 쪽팔렸고, 안타까웠지만 면접에 대해서 마음을 비우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다른 분들은 제가 알아들을 수 없는 유창한 영어로 의견을 말했고,
저는 찌그러져 있었습니다. 짧은 토론이 끝나고 개별적으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 여기에 뭐 타고 왔냐? 마치고 어디 갈거냐? 쇼핑 좋아하는냐?
▓ (연수갔다오신 분에게) 영국과 이탈리아를 비교하면? 취미는?
▓ 그리고 저에게는 좋아하는 스포츠는?
저는 족구라고 대답했고, 그분은 족구가 뭔지 몰랐습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영어로 설명했고 그분은 끝까지 이해를 못 하셨습니다. 한국말을 모르는 면접관님은 영어로 간단한 질문을 던지고 대답에 대해 다시 또 몇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 합격통지를 받았고, 인성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인성면접에서는 뭐 특별한 것을 물어보시진 않으셨습니다.
▓ 가족사항은? 다른 직무에서 일할 수 있느냐? 노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 자기소개서에 단점과 관련하여 어떤 경우냐? 싫어하는 과목은? 정도였습니다.
상경계열은 인성면접에서도 많이 불합격한다기에 마음을 많이 졸였었는데,
다행히 합격하였습니다. 더욱더 기쁜 것은 저희 조 경상도 4명은 모두 합격하였고,
토론에서 같은 조였던 4명 중 3명이 합격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중 한 분은 상반기에 물산 최종면접에서 떨어지고, 하반기에 전자에 최종합격했습니다.
한번 떨어지면 무조건 다른 삼성계열은 안 된다는 얘기는 절대적인 것이 아닌가 봅니다.
아무튼 저는, 신체검사도 다행히 한번에 통과하고, 설이 지나면 연수를 시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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