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제 691호 2002.09.04
금융비용 하락 등의 요인으로 올 상반기 상장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었고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기업의 비중도 20%로 줄었다. 그러나 실적의 편중화, 양극화 현상은 여전했고 부실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은 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12월 결산 국내 상장기업의 당기순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기업들의 실적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경기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외환위기 이후 지속되어온 구조조정과 수익성 중시의 경영이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결과로 보인다. 특히 기업실적 개선은 그 동안 우리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던 기업부실 해결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12월 결산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실적 변화의 특징을 살펴 보았다.
매출부진에도 이익 급증
최근 상장기업의 실적에서 나타나고 있는 두드러진 현상은 매출부진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관리대상종목과 하이닉스반도체를 제외한 12월 결산 비금융 상장기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50조원으로 작년 상반기의 245조원에 비해 2.1%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에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7.3조원을 기록하여 작년 상반기 당기순이익 9.6조원에 비해서 80.6%나 증가하였다. 이와 같이 매출이 크게 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효율성 제고, 비용절감 노력 등으로 영업활동의 수익성이 높아졌고, 금리하락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감소하는 등 외부환경도 기업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상장기업의 전체적인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었다. 올해 상반기 상장기업 전체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8.04%를 기록하였고, 매출액경상이익률과 매출액순이익률은 각각 9.12%, 6.90%를 기록하여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서 월등히 높아졌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의 개선 정도에 비해 매출액경상이익률의 개선 정도가 매우 높아 금용비용 부담의 감소가 상장기업의 수익성 개선에 커다란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기업의 매출이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90년 들어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던 국내 기업의 매출은 외환위기 이후에 현저하게 둔화되었다. 외환위기 이전 기간인 1990~1996년 동안 연평균 18.2%를 기록하였던 매출액증가율은 외환위기 이후인 1998~2000년 동안에는 절반 수준인 9.1%로 하락했다. 특히 2001년부터는 매출이 거의 제자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성장지형적 경영은 과도한 투자와 차입을 유발하여 기업부실의 원인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지나치게 보수적인 경영에도 문제는 존재한다. 향후 매출이 늘지 않는다면 향후 투자의 재원이 되는 이익규모가 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금리가 상승하는 등 외부적인 충격이 가해졌을 때에는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실적 편중화 현상 여전
상장기업의 실적에서 나타나고 있는 또 다른 특징은 실적의 편중화 현상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하다는 것이다. 분석대상 상장기업 중에서 매출액 상위 10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 46.1%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42.9%로 하락하여 외환위기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에 이익의 비중은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상위 10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2.1%, 경상이익 상위 10위 기업의 비중은 59.3%, 당기순이익 상위 10기업은 58.4%의 비중을 차지했다. 상위 5대 기업의 경우, 영업이익은 41.3%, 경상이익은 48.9%, 당기순이익은 48.1%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 수에 있어서 분석대상 기업의 상위 1%가 전체 이익의 50% 정도, 상위 2% 기업이 전체 이익의 60% 정도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익의 편중현상이 심하다는 것은 실적이 좋은 우량기업의 경우 높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얻고 있는 반면에 실적이 좋지 못한 기업의 실적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반적인 기업의 실적 개선이 일부 기업에 국한되어 주도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우량기업의 높은 실적 개선으로 상장기업의 평균적인 수익성이 실제보다 더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수익성 지표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자.
상대적 격차는 더 벌어져
수익성이 높은 기업과 낮은 기업을 살펴보면,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저수익 기업의 수익성은 크게 높아지지 못했으며 고수익 기업과의 편차는 확대되고 있다. 매출액영업이익률 기준으로 매출액 백분율 순위 75위 기업(순위가 높을수록 실적이 좋은 기업)은 올해 상반기 10.97%를 기록한 반면에 백분율 순위 25위 기업은 3.45%를 기록하여 7.52%p의 격차를 보였다. 외환위기 이전 5%대이었던 격차가 2%p 정도 확대되었으며, 2001년에 비해서도 0.66%p 확대되었다. 백분율 순위 25위 기업의 매출액순이익률과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백분율 순위 상위 75위 기업과의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전체적인 기업의 수익성 개선과 저수익 기업의 수익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고수익 기업과 저수익 기업의 수익성 격차가 확대되고 있으며 저수익성 기업의 수익성 자체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부정적인 측면이다. 최근의 수익성 개선이 기업의 본질적인 활동인 영업활동에서 수익성이 높아지기 보다는 기업 외부적 요인인 금리하락에 상당한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할 경우 특히 저수익 기업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될 위험은 상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 20%로 감소
이자보상배율을 통해 상장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을 살펴보면,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상장기업의 부채상환능력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기업 전체의 이자보상배율은 올해 상반기 3.56를 기록하여 큰 폭으로 개선되었다. 지난해의 1.89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아져 부채상환능력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부채상환능력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의 비중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1998년 51.9%를 기록했던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점차 낮아져 올해 상반기에는 20.1%를 기록하였다.
이자보상배율과 관련된 특징적인 현상은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과 금리하락에 힘입어 부채상환능력이 높은 기업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이전 10%대에 머물던 이자보상배율 3 이상인 기업의 비중이 올해 상반기에는 47.3%로 늘어났다. 이와 같이 이자보상배율이 낮은 기업의 비중이 줄고 있고 이자보상배율이 높은 기업의 비중이 늘고 있어 전반적인 국내기업의 부실화 가능성은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서 휠씬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부채상환능력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져
전반적인 기업부실화의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아직 안심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의 비중이 줄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올해 상반기 중에도 평균 5개 기업 중에서 1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다.
더욱더 심각한 것은 이들 부실기업들의 부채상환능력이 전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균적인 이자보상배율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오히려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중앙값 기준)은 외환위기 이전 0.6, 외환위기 직후에는 0.4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전반적인 기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더욱 낮아져 2001년에 0.03, 올해 상반기에는 0.10을 기록하였다. 반면에 이자보상배율 3 이상인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외환위기 이전 4.7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8.4로 높아졌다. 비록 기업의 수는 줄었지만 부실기업들의 부채상환능력은 개선되지 못하고 오히려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분석대상 기업은 12월 결산 상장법인 중에서 부실화가 이미 드러난 관리대상종목 등을 제외한 기업이다. 즉 부실화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기업 중에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 기업이 20% 정도에 이르고 있고, 특히 이들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점은 여전히 이들 기업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남아 우리경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전반적인 실적개선과 부채상환능력의 향상에도 불구하고 기업부실의 문제는 심각성의 정도는 줄었지만 여전히 잠복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경기위축 → 매출부진 → 수익성 양극화 심화 → 부실기업 증가의 악순환 고리가 완전하게 차단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
수익성과 성장성의 조화 필요
이처럼 전반적인 기업실적의 개선과 부채상환능력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업부실의 문제가 재발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기업부실이 더이상 우리경제의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는 단기적인 경기변동과 상관 없이 시장원리에 의해 구조조정이 지속되도록 제도적 정비에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기업의 노력도 요구된다. 재무구조 및 내부적인 효율성 개선으로 국내 기업의 질적 성장의 토대는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여전히 부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업은 더욱 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여야 할 것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이룬 우량기업들은 현재와 같이 수익성에만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고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비용 하락 등의 요인으로 올 상반기 상장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었고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기업의 비중도 20%로 줄었다. 그러나 실적의 편중화, 양극화 현상은 여전했고 부실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은 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12월 결산 국내 상장기업의 당기순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기업들의 실적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경기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외환위기 이후 지속되어온 구조조정과 수익성 중시의 경영이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결과로 보인다. 특히 기업실적 개선은 그 동안 우리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던 기업부실 해결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12월 결산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실적 변화의 특징을 살펴 보았다.
매출부진에도 이익 급증
최근 상장기업의 실적에서 나타나고 있는 두드러진 현상은 매출부진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관리대상종목과 하이닉스반도체를 제외한 12월 결산 비금융 상장기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50조원으로 작년 상반기의 245조원에 비해 2.1%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에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7.3조원을 기록하여 작년 상반기 당기순이익 9.6조원에 비해서 80.6%나 증가하였다. 이와 같이 매출이 크게 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효율성 제고, 비용절감 노력 등으로 영업활동의 수익성이 높아졌고, 금리하락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감소하는 등 외부환경도 기업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상장기업의 전체적인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었다. 올해 상반기 상장기업 전체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8.04%를 기록하였고, 매출액경상이익률과 매출액순이익률은 각각 9.12%, 6.90%를 기록하여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서 월등히 높아졌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의 개선 정도에 비해 매출액경상이익률의 개선 정도가 매우 높아 금용비용 부담의 감소가 상장기업의 수익성 개선에 커다란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기업의 매출이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90년 들어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던 국내 기업의 매출은 외환위기 이후에 현저하게 둔화되었다. 외환위기 이전 기간인 1990~1996년 동안 연평균 18.2%를 기록하였던 매출액증가율은 외환위기 이후인 1998~2000년 동안에는 절반 수준인 9.1%로 하락했다. 특히 2001년부터는 매출이 거의 제자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성장지형적 경영은 과도한 투자와 차입을 유발하여 기업부실의 원인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지나치게 보수적인 경영에도 문제는 존재한다. 향후 매출이 늘지 않는다면 향후 투자의 재원이 되는 이익규모가 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금리가 상승하는 등 외부적인 충격이 가해졌을 때에는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실적 편중화 현상 여전
상장기업의 실적에서 나타나고 있는 또 다른 특징은 실적의 편중화 현상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하다는 것이다. 분석대상 상장기업 중에서 매출액 상위 10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 46.1%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42.9%로 하락하여 외환위기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에 이익의 비중은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상위 10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2.1%, 경상이익 상위 10위 기업의 비중은 59.3%, 당기순이익 상위 10기업은 58.4%의 비중을 차지했다. 상위 5대 기업의 경우, 영업이익은 41.3%, 경상이익은 48.9%, 당기순이익은 48.1%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 수에 있어서 분석대상 기업의 상위 1%가 전체 이익의 50% 정도, 상위 2% 기업이 전체 이익의 60% 정도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익의 편중현상이 심하다는 것은 실적이 좋은 우량기업의 경우 높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얻고 있는 반면에 실적이 좋지 못한 기업의 실적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반적인 기업의 실적 개선이 일부 기업에 국한되어 주도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우량기업의 높은 실적 개선으로 상장기업의 평균적인 수익성이 실제보다 더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수익성 지표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자.
상대적 격차는 더 벌어져
수익성이 높은 기업과 낮은 기업을 살펴보면,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저수익 기업의 수익성은 크게 높아지지 못했으며 고수익 기업과의 편차는 확대되고 있다. 매출액영업이익률 기준으로 매출액 백분율 순위 75위 기업(순위가 높을수록 실적이 좋은 기업)은 올해 상반기 10.97%를 기록한 반면에 백분율 순위 25위 기업은 3.45%를 기록하여 7.52%p의 격차를 보였다. 외환위기 이전 5%대이었던 격차가 2%p 정도 확대되었으며, 2001년에 비해서도 0.66%p 확대되었다. 백분율 순위 25위 기업의 매출액순이익률과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백분율 순위 상위 75위 기업과의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전체적인 기업의 수익성 개선과 저수익 기업의 수익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고수익 기업과 저수익 기업의 수익성 격차가 확대되고 있으며 저수익성 기업의 수익성 자체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부정적인 측면이다. 최근의 수익성 개선이 기업의 본질적인 활동인 영업활동에서 수익성이 높아지기 보다는 기업 외부적 요인인 금리하락에 상당한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할 경우 특히 저수익 기업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될 위험은 상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 20%로 감소
이자보상배율을 통해 상장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을 살펴보면,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상장기업의 부채상환능력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기업 전체의 이자보상배율은 올해 상반기 3.56를 기록하여 큰 폭으로 개선되었다. 지난해의 1.89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아져 부채상환능력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부채상환능력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의 비중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1998년 51.9%를 기록했던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점차 낮아져 올해 상반기에는 20.1%를 기록하였다.
이자보상배율과 관련된 특징적인 현상은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과 금리하락에 힘입어 부채상환능력이 높은 기업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이전 10%대에 머물던 이자보상배율 3 이상인 기업의 비중이 올해 상반기에는 47.3%로 늘어났다. 이와 같이 이자보상배율이 낮은 기업의 비중이 줄고 있고 이자보상배율이 높은 기업의 비중이 늘고 있어 전반적인 국내기업의 부실화 가능성은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서 휠씬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부채상환능력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져
전반적인 기업부실화의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아직 안심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의 비중이 줄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올해 상반기 중에도 평균 5개 기업 중에서 1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다.
더욱더 심각한 것은 이들 부실기업들의 부채상환능력이 전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균적인 이자보상배율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오히려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중앙값 기준)은 외환위기 이전 0.6, 외환위기 직후에는 0.4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전반적인 기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더욱 낮아져 2001년에 0.03, 올해 상반기에는 0.10을 기록하였다. 반면에 이자보상배율 3 이상인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외환위기 이전 4.7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8.4로 높아졌다. 비록 기업의 수는 줄었지만 부실기업들의 부채상환능력은 개선되지 못하고 오히려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분석대상 기업은 12월 결산 상장법인 중에서 부실화가 이미 드러난 관리대상종목 등을 제외한 기업이다. 즉 부실화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기업 중에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 기업이 20% 정도에 이르고 있고, 특히 이들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점은 여전히 이들 기업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남아 우리경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전반적인 실적개선과 부채상환능력의 향상에도 불구하고 기업부실의 문제는 심각성의 정도는 줄었지만 여전히 잠복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경기위축 → 매출부진 → 수익성 양극화 심화 → 부실기업 증가의 악순환 고리가 완전하게 차단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
수익성과 성장성의 조화 필요
이처럼 전반적인 기업실적의 개선과 부채상환능력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업부실의 문제가 재발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기업부실이 더이상 우리경제의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는 단기적인 경기변동과 상관 없이 시장원리에 의해 구조조정이 지속되도록 제도적 정비에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기업의 노력도 요구된다. 재무구조 및 내부적인 효율성 개선으로 국내 기업의 질적 성장의 토대는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여전히 부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업은 더욱 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여야 할 것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이룬 우량기업들은 현재와 같이 수익성에만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고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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