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경제(New Economy)의 골자는 △ 기술혁신 △ 이와 결합된 기업활동 및 금융시스템의 글로벌화가 생산성 향상을 추동해 경제구조 전반을 변형시키고 있다는 것임
― 이러한 신경제 하에서는 과거와 달리 경제가 급성장해도 인플레가 발생하지 않고
※ △ 생산성 향상에 따른 비용 감소 △ 새로운 시장 출현과 경쟁 격화에 따른 가격 및 임금 상승 억제 등이 주원인으로 작용
― 경기순환이 소멸한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을 것으로 평가
※ 전통적인 경제학자들은 美 경제가 단지 경기순환주기 상의 상승국면에 있는 것일 뿐이라면서 인플레 상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해왔음
※ 이들의 논리는 틀린 것으로 판명됐음. 지난 5년간 실질 GDP 성장률은 연률 기준으로 평균 4% 이상을 기록했으며 생산성 향상률도 10년전에 비해 두배나 높아졌음. 반면 경기팽창 국면이 사상 최장기인 10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물가는 매우 안정돼 있음
□ 그러나 비즈니스 위크誌의 경제분야 편집장인 마이클 J. 만델은 최근 발표한 「임박한 인터넷 불황」(The Coming Internet Depression)에서 기술분야의 경제적 비중이 높아진 만큼 이 부분이 쇠퇴하기 시작하면 경제 전체가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
― 만델 논리의 요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음
※ 현재 둔화되고 있는 기술관련 투자지출이 더 감소하게 되고 신기술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제공해온 벤처 캐피탈의 규모도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 생산성 향상률도 낮아지게 되고 그 결과 경제 전반의 성장률도 하락하게 됨
※ 생산상 향상률 둔화로 인플레를 억제하는 것도 더이상 불가능해짐. 물가상승과 달러貨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연준리는 금리를 인상하게 되고 그 결과 경기둔화 폭은 더욱 커지게 됨
※ 이러한 과정을 거쳐 美 경제는 심각하고 장기간에 걸친 경기후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됨
― 비즈니스 위크誌의 다른 편집장들은 이러한 만델의 논리에 동의하지 않음
※ 그들은 기술지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위기상황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 즉, 모바일 인터넷 같은 새로운 유망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이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얘기
※ 또한 경기둔화가 곧장 인플레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으며 설명 그렇다고 해도 연준리가 정책상의 오류를 범하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
□ 비즈니스 위크誌는 10.9(月)字 최신호에서 스페셜 리포트 「The Next Downturn : Will a New Economy bust follow the New Economy boom?」을 통해 이러한 양대 논리를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이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음
1. 낙관론자들의 시각 ... Slower growth but still strong
□ 지난 수십년간 반도체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기술관련 산업의 경기는 3∼4년 간격으로 호황과 불황이 교차하는 롤러 코스터에 타고 있는 것과 같은 양상을 나타내왔음
― 그런데 지난 37 분기 동안에는 이러한 경기순환 법칙이 적용되지 않았음. 美 경제가 사상 최장의 강력한 경기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기술산업의 선전 때문
― 그러나 점차 이러한 양상이 더이상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세를 얻어가고 있음
※ 최근 2주 동안 인텔의 시가총액이 40%(2,150억 달러) 이상 급감한 것이 한가지 사례가 될 수 있음
□ 하지만 수많은 애널리스트, 경제학자, CEO 및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美 금융시장이 폭락하고 세계경제가 심각한 후퇴국면으로 접어들지 않는 한 기술산업의 후퇴로 경제전반이 불황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으로 판단됨
― 불길한 징후가 없는 것은 아님
※ 1월 이후 36개 이상의 인터넷 신생기업들이 퇴출됐고 이로 인해 닷컴 기업 종사자들중 17,000명이 직장을 잃었음(Challenger, Gray & Christmas社)
※ PC 매출 증가율은 올해 17%에서 내년에는 12%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2002년에는 훨씬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
※ AT&T, 스프린트, 베리존 등 많은 정보통신 업체들도 올해 수익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업들의 수가 점점 더 증가할 기미를 보이고 있음. 가장 최근에는 9.27(水) 프라이스라인 닷컴이 올 3/4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3,000만 달러 하회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음. 당일 同社의 주가는 42% 속락
― 그러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긴 하지만 성장기반 자체는 여전히 양호한 것으로 평가됨
※ 정보기술 부문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년대에는 GDP의 2.5%에 불과했지만 오늘날에는 5.3%나 됨
※ 전세계 컴퓨터, 네트워킹 및 소프트웨어 관련 지출은 올해 전년비 10.4% 늘어난 9,75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됨. 내년에도 증가속도가 다소 둔화된다고는 해도 10.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IDC)
※ e비즈니스의 경우 기술제품은 선택이 아닌 필수품으로 자리잡았음. 시간, 공간,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기술제품에 대한 수요를 확대할 수 밖에 없음
― 전문가들의 대다수가 아직 인터넷이 초래한 기술혁신의 초기단계가 진행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러한 사례들에 근거함
□ 설령 경기후퇴가 발생한다고 해도 경쟁적 압력으로 인해 기업들의 기술투자가 예전만큼 큰 폭으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낙관론의 한가지 근거가 됨
― 과거에는 기업수익이 감소할 때 자본투자도 같이 줄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
※ 기술투자 비중을 축소하는 기업들은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임. 따라서 자본지출 일반에 비해 기술관련 투자의 감소폭은 훨씬 더 적을 것임(모건스탠리의 리차드 B. 버너)
※ "정보기술 분야가 경제전반과 마찬가지 속도로 둔화될 것인가? 그렇지 않다. 인터넷은 너무나 펀더멘틀하기 때문(The Internet is too fundamental.)" (컴팩 CEO 마이클 D. 캐펄라스)
― 경기후퇴시에도 기업투자의 대다수는 e비즈니스 분야로 집중될 것임. 살로먼 스미스 바니 증권이 지난 8월에 발표한 50명의 CIO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8%가 내년에도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관련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대답
※ 유무선 기술을 사용한 네트워크 장비의 성능 개선에 대한 기업지출은 99년 310억 달러에서 2003년에는 890억 달러로 늘어나게 될 것임(Dell"Oro Group). 웹 관련 기업투자 규모는 99년 860억 달러, 2000년 1,190억 달러를 거쳐 2003년에는 2,840억 달러로 증가하게 될 것임(IDC)
□ 그렇다고 기술 산업의 모든 분야가 똑같지는 않을 것임
― 특히 정보통신 분야가 가장 우려됨. 분석가들은 순익 둔화로 인해 전화 회사들의 장비관련 지출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수 있음을 걱정하고 있음
※ 정보통신 관련 기업들의 회사채 및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지난 8월 8억 9,500만 달러로 줄어든 것이 이를 가장 잘 드러내줌
― 금리 상승 및 에너지 위기로 인해 세계경제가 후퇴할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보통신 산업에 대한 우려는 기술부문 전체로 확산될 수도 있음
※ 이에 샌포드 번스타인社의 애널리스트인 바딤 즐로트니코프는 내년 기술부문의 순익 증가율이 컨센서스 24%보다 훨씬 낮은 18%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 그는 경제적 충격의 정도에 따라서는 한자리 수의 순익 증가율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
□ 기술산업 전반이 불황국면으로 접어든 가장 최근의 시기는 지난 85년
― PC 수요의 급격한 감소와 그로 인한 반도체 및 디스크 드라이브의 공급과잉으로 기술산업 전반이 완연한 불황기를 체험했던 것임
※ 당시 실리콘 밸리에서만 12,000명의 근로자가 직장을 잃어 실리콘 밸리는 데쓰 밸리로 불리기도 했음
□ 그러나 당시와는 달리 기술산업의 분야가 훨씬 더 광범위해지고 다양해졌기 때문에 수요 전반이 둔화될 가능성은 매우 적어졌음
― 최근 매출 둔화 전망을 발표했던 인텔도 그 원인이 유로貨 약세에 있다고 했을 뿐 펀더멘틀 상의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 세계 최대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도 수요물량의 70%를 공급하고 있을 뿐이라며 경기둔화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음
― 또한 기술혁신(기술제품에 대한 궁극적인 수요 기반)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없어 보임
※ 전국벤처캐피탈협회(NVCA)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美 벤처업계가 투자한 자금이 지난해 전체와 맞먹는 540억 달러에 달함
※ 벤처 자금의 지원을 받은 업체의 수도 올 상반기에 전년동기비 70% 가량 증가했으며 평균 투자금액도 마찬가지로 늘어났음
― 따라서 부문별로는 후퇴 조짐이 있더라도 기술산업 전반의 경기후퇴 가능성은 매우 적은 것으로 판단됨.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기술산업의 분야별 상황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음
□ 정보통신 서비스 (Telecom Services)
― 이들 업체들의 수익구조는 무선통신이나 인터넷 등 새로운 시장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인해 악화되고 있음
※ 지난 5년간 이들 업체들의 자본투자는 연평균 26%씩 증가해왔으며 올해에는 1,0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됨. 반면 매출은 연평균 11%의 속도로 늘어났는데 올해에는 3,2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됨. 따라서 자산수익률(ROA)는 96년 12.5%에서 올해에는 8.5%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됨(리만 브라더스 추정)
―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후퇴가 발생하면 同 부문의 매출 증가율이 둔화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낙관하기만은 어려움
※ 지난 9.20(水) 스프린트社는 3/4분기 매출 증가율(전년동기비) 예상치 7%를 하회한 4%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음
□ 정보통신 및 네트워크 장비 (Telecom and Networking Gear)
― 지난 수년간 투자자들은 "정보통신 장비업체들은 경기순환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왔음
※ 이들은 일종의 무기딜러들과 같아 정보통신 서비스 업체들 간의 경쟁에서 누가 승리하든 건재할 것으로 예상돼 왔음
― 그러나 지금은 정보통신 서비스 업체들의 매출이 감소할 경우 이들 업체들의 앞날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음
※ 이로 인해 루슨트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최고치에 비해 64% 가량 속락했으며 시스코 시스템스의 주가도 올해초 기록한 사상최고치에 비해 30% 가량 떨어진 상태
※ 정보통신 서비스 업체들의 순익 감소 전망이 우선 이들 업체들의 정보통신 장비 관련 지출 삭감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기 때문. 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년비 20% 증가한 3,160억 달러를 기록했던 서비스 업체들의 장비 투자지출이 올해에는 19%, 내년에는 17%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됨
□ 반도체 (Chips)
― 인텔의 매출 둔화 경고에도 불구, 반도체 산업 전반의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인 것으로 파악됨
※ 전미반도체협회(SIA)가 매달 발표하는 통계에 따르면 同種 업계의 매출 규모는 매월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설비가동률도 여전히 100%에 육박하고 있음
― 그러나 내년 전망이 그렇게 낙관적이지 만은 않음
※ SIA는 반도체 산업의 매출증가율이 올해 31%에서 내년에는 25%(매출액은 2,440억 달러)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 지금과 같은 설비가동속도가 지속될 경우 내년에는 공급과잉 상황도 배제할 수 없음
― 따라서 내년 이후에는 업체들에 따라 실적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됨
※ 메모리 업체들의 경우에는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워보이며 네트워킹이나 통신 장비에 사용되는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실적이 가장 양호할 것으로 전망됨. 아날로그 디바이스社의 경우가 대표적임
□ PC
― 10년간 호조를 보였던 PC 산업의 매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음. 판매 대수는 17%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올해 매출 증가율은 12%에 그칠 것으로 전망됨(IDC의 로저 케이)
― 가정용 PC의 경우에는 수요가 감소한다고 해도 그래도 양호할 것으로 보임
※ 이 분야의 매출 증가율은 올해 34%에서 내년에는 18%로 감소할 것임(IDC의 로저 케이)
― 그러나 기업용 PC의 매출 증가율은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社가 윈도우 2000판을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와 내년 모두 9%에 그칠 것으로 전망됨
※ 이는 2∼3년 단위로 업무용 PC를 교체했던 기업들의 관행이 바뀌고 있기 때문임. 예컨데 유리 제조업체인 필킹턴社는 비용 절감을 위해 PC 사용기간을 3년에서 4년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남
□ 컴퓨터 서버 및 저장 (Computer Servers and Storage)
― 서버시장은 계속해서 급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됨
※ 지난 2/4분기 유닉스 서버 시장은 전년동기비 2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남(체이스 H&Q의 월터 위니츠키)
※ 서버 생산 업체들이 당면한 가장 큰 리스크는 내년에 올해와 같은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이 실망할 수 있다는 점에 있음
― 저장장치에 대한 수요도 강세를 지속할 것임
※ 기업들의 하드웨어 투자예산에서 저장장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 25%에서 최근에는 50%로 높아졌으며 2003년까지는 75%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가트너 그룹)
― 따라서 이 분야의 선두 주자들의 경우에는 앞으로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됨
※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의 경우에는 향후 2분기 동안 40% 가량의 성장세를 보일 것임(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존 B. 존스 Jr.)
□ 소프트웨어
― 인터넷의 확산으로 소프트웨어 산업도 순항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됨
□ 결국 일부 업종의 경우 우려할 만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나 기술산업 전반적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됨
― 따라서 「기술지출 확대 → 생산성 향상 → 경제성장」이라는 善순환 고리는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경제적 충격이 발생할 경우에도 예전의 경기주기에서와는 달리 성장률 감속에도 불구, 기술 산업이 심각한 침체국면으로 접어드는 일은 나타나지 않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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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경제 몰락할 것인가(下) ... 인터넷 파국론의 논리
2000.10.02
2. 인터넷 파국론의 논리
□ 이제까지 우리는 성장률 감속에도 불구, 기술 산업이 심각한 불황국면으로 접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자들의 견해를 살펴봤음
― 다음은 비즈니스 위크誌의 편집장인 마이클 J. 만델이 최근 펴낸 『The Coming Internet Depression』에서 전개하고 있는 인터넷 불황론의 논리를 살펴볼 차례
□ 95년 이후 美 경제의 실적은 60년대 황금시대에 견줄 만함
― △ GDP 성장률 연평균 4.4% 달성 △ 실업률 4% 수준으로 하락 △ 생산성 향상률 연률 2.8% 등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안정된 상태를 유지했음
― 그러나 △ 경기둔화 징후 △ 高유가 등으로 이러한 호황 뒤에 찾아올 상황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음
□ 정보통신 혁명으로 인해 경기순환주기의 변동성이 완화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임
― △ 공급망 자체가 컴퓨터화됨으로써 실시간 재고관리가 가능해졌다는 점 △ 생산성 향상률 가속과 경쟁 격화로 인한 물가 안정 등이 대표적인 논거로 지적될 수 있음
― 그 결과 가장 비관적인 사람들조차도 "온건한 형태의 경기후퇴"(mild recession)을 예상하고 있을 뿐이며 그것도 앞으로 수년 뒤에나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음
□ 그러나 新경제는 기술혁명의 산물인 동시에 금융혁명의 결과이기도 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변동성을 안고 있음
― 분석가들이 90년대 美 경제의 잠재적 성장력을 과소평가해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불황 국면이 미래에 다가올 가능성도 경시되고 있음
□ 모든 경기순환에는 고유의 약한 고리가 존재함
― 舊경제 경기순환주기에서는 자동차와 주택 부문의 역할이 가장 중요했고 新경제 경기순환 주기에서는 기술산업과 금융시장의 비중이 매우 큼
― 기술산업의 주기가 상승세를 나타낼 경우에는 △ 低물가 상태의 장기지속 △ 기술관련 투자지출 급증 △ 급속한 기술혁신 속도 △ 증시 활황 등에 의해 별다른 리스크없이 순항할 수 있었음
― 이러한 기술산업의 주기가 하락세로 반전될 경우에는 지금까지의 경기순환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극심한 불황국면이 도래할 우려가 큼
※ 즉, 기술관련 투자와 기술혁신이 정체되고 증시가 속락하면서 경기후퇴 폭이 과거에 비해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얘기
2.1 기술 부문의 호황 배경
□ 기술산업이 사상 유례없는 "리스크(를 회피하지 않는) 자본"에 의해 추동돼왔다는 점도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음
― △ 이노베이션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는 일련의 금융기관들이 사상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탄생했으며 △ 뛰어난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기업가들이 기존 기업들에 버금가는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공간을 갖게 된 것도 처음있는 일이었음
― 이런 점에서 볼 때 기술이 新경제의 엔진이라면 금융은 연료(fuel)인 셈
※ 지난 10년간 벤처 캐피탈의 규모는 연평균 50억 달러씩 늘어나 지금은 1,000억 달러에 달함. 시스코 시스템스, 아마존 닷컴, 야후, e베이, 카머스 원 등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사업 초창기에 막대한 벤처 자금의 수혜를 누릴 수 있었고 이후에는 증시 활황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기 때문
― 따라서 금융의 도움이 없었다면 인터넷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훨씬 더 늦은 속도로 찾아왔을 것임
※ △ 온라인 비즈니스가 전개됐다고 해도 기존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그쳤을 것이며 △ 전자상거래의 발전 속도도 훨씬 느렸을 것이고 △ 그 결과 新경제의 전반적 규모는 지금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을 것임
<美 벤처 캐피털 증가 추이>
□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가능성"(availability of financing)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부자(富者)가 될 수 있는 기회"(opportunity to get rich from new idea)야말로 이노베이션이 과거에 비해 한층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말할 수 있음
― 이러한 이노베이션에 힘입어 높은 생산성 향상률, 低물가 및 투자확대가 가능해지면서 미국이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기술혁명에 따른 수혜를 더 많이 누릴 수 있게 됐음
※ 獨·日 등도 동일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었지만 미국에 비해 금융시장이 낙후돼 리스크의 과감한 수용이 어려웠기 때문에 뒤쳐질 수 밖에 없었음
□ 하지만 新경제는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고 있음
― 경기하강이 시작되면 「증시 활황 → 기술혁신에 필요한 자금 증가」라는 90년대의 善순환 효과는 더이상 유지되기 어려우며 그 대신 「증시 속락 → 리스크 성향이 높은 자본의 감소 → 신생 기업의 어려움 가중 → 기술 혁신 및 생산성 향상률 둔화 → 증시 속락 → 투자지출 감소 및 인플레 상승」의 惡순환이 나타날 것임
― 연준리가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한다면 기술산업의 경기후퇴는 훨씬 더 완만하고 단기간에 그칠 것임
※ 그러나 만약 정책 당국의 대응이 실기(失期)할 경우에는 경기후퇴폭은 훨씬 더 커질 뿐만 아니라 재앙에 가까운 것이 될 수도 있음. 이른바 인터넷 불황(Internet Depression)의 도래 가능성!
― 이러한 인터넷 불황은 우선 기술부문에서 시작돼 경제 전반을 파국으로 몰고 갈 것임
※ 정부의 사회안전망에 힘입어 30년대 대공황기와 같이 실업률이 25%로 급등할 우려는 적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더 심각한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음
□ 불행하게도 정책적 오류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 상황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어렵게 만들고 있음
― 新경제의 성격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지 않다는 점이 정책적 오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 평가됨
― 또한 기술부문의 침체와 더불어 나타나게 될 생산성 둔화와 물가 상승이 연준리의 금리인하를 더욱 어렵게 만들 우려도 있음
※ 특히 美 기술 산업의 침체가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로 나타날 경우에는 달러貨 속락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연준리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
2.2 경기후퇴의 모멘텀
□ 기술부문의 경기후퇴는 물론 하룻밤새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은 아님
― △ 막대한 벤처 자금 △ 심리적인 안정감("buy on the dips"가 대표적) 등 경기후퇴에 따른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을 갖고 있다는 것임
※ 따라서 美 증시가 올 초에 고점을 지난 것으로 확인된다고 해도 경기후퇴가 본격화되기 까지는 2년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임
― 더욱이 장기추세는 여전히 정보통신 관련 산업의 전망을 유망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임
※ 대공황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자동차 산업이 종전후에도 경제 전반을 주도했던 것처럼 하이테크 산업도 단기적으로는 타격을 받더라도 장기적인 성장세에는 변화가 없을 것임
―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경기후퇴 폭을 줄일 수 있는 지지요인이 될 수 있을 것임
▷ 美 벤처 캐피탈의 發展史
· 현대적인 증권시장은 철도, 유틸리티 등 대규모 업체들의 자본조달을 돕기 위해 1800년대에 탄생. 그러나 당시만 해도 기술혁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소형 업체들의 경우에는 자본시장 접근이 쉽지 않았음. 그 결과 신생 업체들의 자금 조달은 매우 어려웠음
· 미국식 벤처캐피탈 시장은 이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발전하기 시작했음. 지난 46년 최초의 벤처 캐피탈 업체인 ARD(American Research & Development)가 탄생했지만 상당한 기간동안 그 경제적 의미는 미미했음. 88년(80년대 최대치 기록)에도 벤처 자금의 규모는 50억 달러에 불과했음(당시 美 R&D 규모는 1,340억 달러).
· 그러나 지금은 R&D 투자 규모와 맞먹는 수준으로 성장했음. 올 상반기에만 벤처 자금의 규모는 평균 1,000억 달러로 전체 R&D 투자 규모의 40%에 달함. 더욱이 실제 벤처자금의 효과는 이러한 수치가 나타내는 것 이상으로 막대함. 98년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벤처자금 1 달러 투자에 따른 특허 신청건수는 R&D 1 달러 투자의 3∼5배에 달함
□ 벤처 캐피탈이 R&D 투자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장化하는 점에서는 대단한 강점을 지니고 있음
― 벤처 캐피털의 지상과제는 시장 점유율 유지가 아닌 이윤 극대화에 있음. 또한 국가적 안보나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도 별다른 관심이 없음. 그 결과 벤처 자금은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벤처 기업들로 집중될 수 있었음
― 급속한 기술혁신이 가능했던 것도 바로 이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음. 신생기업의 성공적인 출발은 정보통신, 헬스케어, 보험, 금융서비스, 유틸리티, 부동산, 미디어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 새로운 경쟁자를 만들어내기 때문
※ 기존 기업들도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기술혁신을 가속화시킬 수 밖에 없었고, 더 많이 투자해야 했으며, 경쟁력 유지를 위해 가격인상을 자제해야 했음
※ 휴먼 지놈 프로젝트가 벤처 기업들의 참여로 예상보다 훨씬 빨리 올 봄에 발표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기술혁신에 힘입은 바가 큼
□ 그러나 급속한 기술혁신이 이러한 벤처 캐피탈의 발전에 힘입어 가능했다는 점 자체가 문제의 근원임
― 벤처 캐피탈은 경기와 증시에 매우 민감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음
※ 증시가 불안하게 되면 기업공개시장이 사실상 마비되고 뒤이어 약 1년의 시차를 두고 벤처 캐피탈 업계도 침체를 겪게 됨
※ 예컨대 87년 증시 붕괴후 벤처 자금 규모는 87년에서 91년간 약 50% 이상 감소했음
― 증시가 붕괴되지 않고 "지속적인 약세"(sustained decline) 국면에 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날 것임. 벤처 자금이 하룻밤 사이에 말라버리지는 않겠지만 투자수익률이 감소하면서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크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
2.2.1 기술혁신과 생산성
□ 무선 통신 등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상품이 계속 등장하고 있지만 신생기업들이 출현하지 못할 경우 미국은 新경제의 가장 큰 특징인 "아이디어의 시장化"(from idea to market)라는 장점을 상실하게 될 것임
― 노동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95∼98년 동안 생산성 향상분의 절반 이상은 급속한 기술혁신의 결과였음
― 이 과정에서 벤처 캐피탈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했는 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근 몇년간 벤처 캐피탈이 IPO를 주도한 기업들은 대다수가 성공적이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음
2.2.2 기업투자
□ 90년대 후반기 동안 자본투자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연률 11%의 속도로 증가해왔음. 이는 지난 5년간 투자재 가격 하락에 기인한 바 크지만 기술 산업 내부의 경쟁이 격화됐기 때문이기도 했음
― 기술산업의 경기가 후퇴한다고 해도 정보기술 및 인터넷 관련 투자는 의미가 있음. 하지만 기술혁신 속도와 성장률이 떨어지는 상태에서는 컴퓨터와 정보통신 체계를 업그레이드할 유인이 줄어들게 됨. 또한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려운 부분에 대한 투자도 쉽지 않게 될 것임
※ 기술 부문 투자가 총 기업투자의 40%, 교통부문을 제외한 장비투자의 63%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후퇴할 경우 우선 삭감 대상이 될 것임
<총 기업 투자에서 기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
2.2.3 인플레이션
□ 기술산업의 경기후퇴 초기 국면에서는 역설적으로 인플레 리스크가 더 높아질 것임
― 노동 및 재화시장의 경직성이 여전할 것이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률의 둔화와 기업투자의 감소는 상품가격을 올리지 않고서는 임금인상 압력을 해소하기 어렵게 만들 것임
※ 대기업들도 더이상 신생기업들과의 경쟁을 우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가격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물가상승요인
― 기술혁신 속도의 둔화는 기술제품 가격 하락 속도 둔화를 통해 직접적인 물가상승압력으로도 작용할 것임
※ 90년대 후반기 동안 소프트웨어 및 정보통신제품 가격의 하락은 물가상승률을 0.5% 포인트 인하하는 효과를 가져왔음. 그러나 기술혁신이 둔화될 경우 이러한 효과는 줄어들 것임
2.2.4 고용
□ 90년대 후반기 동안 늘어난 일자리 수의 60%는 관리직이나 전문가 직종과 관련돼 있음
― 따라서 기술부문의 경기후퇴가 본격화될 경우 이들이 일차적인 피해자가 될 것임
※ 이미 올들어 현재까지 닷컴 관련 기업들에서만 총 17,000명의 실직자가 발생했음
― 또한 임시직 기술 노동자, 독립적인 컨설턴트, 프리랜서, 프로그래머, 웹 디자이너 등도 고용불안에 직면하게 될 것임
2.2.5 증시
□ 新경제에서 증시를 빼놓고 기술부문의 순환을 설명하기는 어려움
― 기술산업의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증시는 급락하게 될 우려가 높음
□ 이러한 상황이 도래할 경우 연준리가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지만 문제는 정책 당국자들의 대응이 실기(失期)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 있음
― △ 20년대 후반과 30년대 초반 연준리의 긴축정책이 증시 붕괴와 대공황을 유발했던 것이나 △ 日本銀行의 금리인상으로 90년 日 증시가 몰락한데 이어 91년 경기침체가 본격화됐던 것과 △ 高금리 처방으로 97년 아시아 위기를 심화시킨 IMF의 오류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음
― 연준리 내부적으로도 이른바 新경제론이 컨센서스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정책적 오류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만듬
※ 기술부문의 경기후퇴(그 폭이 커진다고 해도)를 90년대의 경기과열에 따른 정상적 조정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견해도 나타날 것임
― 또한 경기후퇴로 달러貨 가치가 떨어질 경우 연준리의 금리인상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임
※ 달러貨 가치가 하락하면 美 기업투자의 23%를 차지하는 해외자금의 유입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
<美 기업 투자와 외국인 자금>
□ 물론 인터넷 불황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가능한 한 조기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임
― 舊경제는 자동차와도 같아서 예상 밖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브레이크를 밟기만 하면 되지만 新경제는 비행기와 비슷해 계속 날 수 있기 위해서는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만 함. 즉, 새로운 투자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속도를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
― 이러한 신경제 하에서는 과거와 달리 경제가 급성장해도 인플레가 발생하지 않고
※ △ 생산성 향상에 따른 비용 감소 △ 새로운 시장 출현과 경쟁 격화에 따른 가격 및 임금 상승 억제 등이 주원인으로 작용
― 경기순환이 소멸한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을 것으로 평가
※ 전통적인 경제학자들은 美 경제가 단지 경기순환주기 상의 상승국면에 있는 것일 뿐이라면서 인플레 상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해왔음
※ 이들의 논리는 틀린 것으로 판명됐음. 지난 5년간 실질 GDP 성장률은 연률 기준으로 평균 4% 이상을 기록했으며 생산성 향상률도 10년전에 비해 두배나 높아졌음. 반면 경기팽창 국면이 사상 최장기인 10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물가는 매우 안정돼 있음
□ 그러나 비즈니스 위크誌의 경제분야 편집장인 마이클 J. 만델은 최근 발표한 「임박한 인터넷 불황」(The Coming Internet Depression)에서 기술분야의 경제적 비중이 높아진 만큼 이 부분이 쇠퇴하기 시작하면 경제 전체가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
― 만델 논리의 요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음
※ 현재 둔화되고 있는 기술관련 투자지출이 더 감소하게 되고 신기술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제공해온 벤처 캐피탈의 규모도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 생산성 향상률도 낮아지게 되고 그 결과 경제 전반의 성장률도 하락하게 됨
※ 생산상 향상률 둔화로 인플레를 억제하는 것도 더이상 불가능해짐. 물가상승과 달러貨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연준리는 금리를 인상하게 되고 그 결과 경기둔화 폭은 더욱 커지게 됨
※ 이러한 과정을 거쳐 美 경제는 심각하고 장기간에 걸친 경기후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됨
― 비즈니스 위크誌의 다른 편집장들은 이러한 만델의 논리에 동의하지 않음
※ 그들은 기술지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위기상황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 즉, 모바일 인터넷 같은 새로운 유망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이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얘기
※ 또한 경기둔화가 곧장 인플레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으며 설명 그렇다고 해도 연준리가 정책상의 오류를 범하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
□ 비즈니스 위크誌는 10.9(月)字 최신호에서 스페셜 리포트 「The Next Downturn : Will a New Economy bust follow the New Economy boom?」을 통해 이러한 양대 논리를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이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음
1. 낙관론자들의 시각 ... Slower growth but still strong
□ 지난 수십년간 반도체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기술관련 산업의 경기는 3∼4년 간격으로 호황과 불황이 교차하는 롤러 코스터에 타고 있는 것과 같은 양상을 나타내왔음
― 그런데 지난 37 분기 동안에는 이러한 경기순환 법칙이 적용되지 않았음. 美 경제가 사상 최장의 강력한 경기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기술산업의 선전 때문
― 그러나 점차 이러한 양상이 더이상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세를 얻어가고 있음
※ 최근 2주 동안 인텔의 시가총액이 40%(2,150억 달러) 이상 급감한 것이 한가지 사례가 될 수 있음
□ 하지만 수많은 애널리스트, 경제학자, CEO 및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美 금융시장이 폭락하고 세계경제가 심각한 후퇴국면으로 접어들지 않는 한 기술산업의 후퇴로 경제전반이 불황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으로 판단됨
― 불길한 징후가 없는 것은 아님
※ 1월 이후 36개 이상의 인터넷 신생기업들이 퇴출됐고 이로 인해 닷컴 기업 종사자들중 17,000명이 직장을 잃었음(Challenger, Gray & Christmas社)
※ PC 매출 증가율은 올해 17%에서 내년에는 12%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2002년에는 훨씬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
※ AT&T, 스프린트, 베리존 등 많은 정보통신 업체들도 올해 수익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업들의 수가 점점 더 증가할 기미를 보이고 있음. 가장 최근에는 9.27(水) 프라이스라인 닷컴이 올 3/4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3,000만 달러 하회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음. 당일 同社의 주가는 42% 속락
― 그러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긴 하지만 성장기반 자체는 여전히 양호한 것으로 평가됨
※ 정보기술 부문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년대에는 GDP의 2.5%에 불과했지만 오늘날에는 5.3%나 됨
※ 전세계 컴퓨터, 네트워킹 및 소프트웨어 관련 지출은 올해 전년비 10.4% 늘어난 9,75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됨. 내년에도 증가속도가 다소 둔화된다고는 해도 10.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IDC)
※ e비즈니스의 경우 기술제품은 선택이 아닌 필수품으로 자리잡았음. 시간, 공간,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기술제품에 대한 수요를 확대할 수 밖에 없음
― 전문가들의 대다수가 아직 인터넷이 초래한 기술혁신의 초기단계가 진행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러한 사례들에 근거함
□ 설령 경기후퇴가 발생한다고 해도 경쟁적 압력으로 인해 기업들의 기술투자가 예전만큼 큰 폭으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낙관론의 한가지 근거가 됨
― 과거에는 기업수익이 감소할 때 자본투자도 같이 줄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
※ 기술투자 비중을 축소하는 기업들은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임. 따라서 자본지출 일반에 비해 기술관련 투자의 감소폭은 훨씬 더 적을 것임(모건스탠리의 리차드 B. 버너)
※ "정보기술 분야가 경제전반과 마찬가지 속도로 둔화될 것인가? 그렇지 않다. 인터넷은 너무나 펀더멘틀하기 때문(The Internet is too fundamental.)" (컴팩 CEO 마이클 D. 캐펄라스)
― 경기후퇴시에도 기업투자의 대다수는 e비즈니스 분야로 집중될 것임. 살로먼 스미스 바니 증권이 지난 8월에 발표한 50명의 CIO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8%가 내년에도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관련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대답
※ 유무선 기술을 사용한 네트워크 장비의 성능 개선에 대한 기업지출은 99년 310억 달러에서 2003년에는 890억 달러로 늘어나게 될 것임(Dell"Oro Group). 웹 관련 기업투자 규모는 99년 860억 달러, 2000년 1,190억 달러를 거쳐 2003년에는 2,840억 달러로 증가하게 될 것임(IDC)
□ 그렇다고 기술 산업의 모든 분야가 똑같지는 않을 것임
― 특히 정보통신 분야가 가장 우려됨. 분석가들은 순익 둔화로 인해 전화 회사들의 장비관련 지출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수 있음을 걱정하고 있음
※ 정보통신 관련 기업들의 회사채 및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지난 8월 8억 9,500만 달러로 줄어든 것이 이를 가장 잘 드러내줌
― 금리 상승 및 에너지 위기로 인해 세계경제가 후퇴할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보통신 산업에 대한 우려는 기술부문 전체로 확산될 수도 있음
※ 이에 샌포드 번스타인社의 애널리스트인 바딤 즐로트니코프는 내년 기술부문의 순익 증가율이 컨센서스 24%보다 훨씬 낮은 18%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 그는 경제적 충격의 정도에 따라서는 한자리 수의 순익 증가율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
□ 기술산업 전반이 불황국면으로 접어든 가장 최근의 시기는 지난 85년
― PC 수요의 급격한 감소와 그로 인한 반도체 및 디스크 드라이브의 공급과잉으로 기술산업 전반이 완연한 불황기를 체험했던 것임
※ 당시 실리콘 밸리에서만 12,000명의 근로자가 직장을 잃어 실리콘 밸리는 데쓰 밸리로 불리기도 했음
□ 그러나 당시와는 달리 기술산업의 분야가 훨씬 더 광범위해지고 다양해졌기 때문에 수요 전반이 둔화될 가능성은 매우 적어졌음
― 최근 매출 둔화 전망을 발표했던 인텔도 그 원인이 유로貨 약세에 있다고 했을 뿐 펀더멘틀 상의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 세계 최대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도 수요물량의 70%를 공급하고 있을 뿐이라며 경기둔화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음
― 또한 기술혁신(기술제품에 대한 궁극적인 수요 기반)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없어 보임
※ 전국벤처캐피탈협회(NVCA)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美 벤처업계가 투자한 자금이 지난해 전체와 맞먹는 540억 달러에 달함
※ 벤처 자금의 지원을 받은 업체의 수도 올 상반기에 전년동기비 70% 가량 증가했으며 평균 투자금액도 마찬가지로 늘어났음
― 따라서 부문별로는 후퇴 조짐이 있더라도 기술산업 전반의 경기후퇴 가능성은 매우 적은 것으로 판단됨.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기술산업의 분야별 상황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음
□ 정보통신 서비스 (Telecom Services)
― 이들 업체들의 수익구조는 무선통신이나 인터넷 등 새로운 시장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인해 악화되고 있음
※ 지난 5년간 이들 업체들의 자본투자는 연평균 26%씩 증가해왔으며 올해에는 1,0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됨. 반면 매출은 연평균 11%의 속도로 늘어났는데 올해에는 3,2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됨. 따라서 자산수익률(ROA)는 96년 12.5%에서 올해에는 8.5%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됨(리만 브라더스 추정)
―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후퇴가 발생하면 同 부문의 매출 증가율이 둔화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낙관하기만은 어려움
※ 지난 9.20(水) 스프린트社는 3/4분기 매출 증가율(전년동기비) 예상치 7%를 하회한 4%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음
□ 정보통신 및 네트워크 장비 (Telecom and Networking Gear)
― 지난 수년간 투자자들은 "정보통신 장비업체들은 경기순환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왔음
※ 이들은 일종의 무기딜러들과 같아 정보통신 서비스 업체들 간의 경쟁에서 누가 승리하든 건재할 것으로 예상돼 왔음
― 그러나 지금은 정보통신 서비스 업체들의 매출이 감소할 경우 이들 업체들의 앞날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음
※ 이로 인해 루슨트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최고치에 비해 64% 가량 속락했으며 시스코 시스템스의 주가도 올해초 기록한 사상최고치에 비해 30% 가량 떨어진 상태
※ 정보통신 서비스 업체들의 순익 감소 전망이 우선 이들 업체들의 정보통신 장비 관련 지출 삭감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기 때문. 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년비 20% 증가한 3,160억 달러를 기록했던 서비스 업체들의 장비 투자지출이 올해에는 19%, 내년에는 17%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됨
□ 반도체 (Chips)
― 인텔의 매출 둔화 경고에도 불구, 반도체 산업 전반의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인 것으로 파악됨
※ 전미반도체협회(SIA)가 매달 발표하는 통계에 따르면 同種 업계의 매출 규모는 매월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설비가동률도 여전히 100%에 육박하고 있음
― 그러나 내년 전망이 그렇게 낙관적이지 만은 않음
※ SIA는 반도체 산업의 매출증가율이 올해 31%에서 내년에는 25%(매출액은 2,440억 달러)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 지금과 같은 설비가동속도가 지속될 경우 내년에는 공급과잉 상황도 배제할 수 없음
― 따라서 내년 이후에는 업체들에 따라 실적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됨
※ 메모리 업체들의 경우에는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워보이며 네트워킹이나 통신 장비에 사용되는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실적이 가장 양호할 것으로 전망됨. 아날로그 디바이스社의 경우가 대표적임
□ PC
― 10년간 호조를 보였던 PC 산업의 매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음. 판매 대수는 17%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올해 매출 증가율은 12%에 그칠 것으로 전망됨(IDC의 로저 케이)
― 가정용 PC의 경우에는 수요가 감소한다고 해도 그래도 양호할 것으로 보임
※ 이 분야의 매출 증가율은 올해 34%에서 내년에는 18%로 감소할 것임(IDC의 로저 케이)
― 그러나 기업용 PC의 매출 증가율은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社가 윈도우 2000판을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와 내년 모두 9%에 그칠 것으로 전망됨
※ 이는 2∼3년 단위로 업무용 PC를 교체했던 기업들의 관행이 바뀌고 있기 때문임. 예컨데 유리 제조업체인 필킹턴社는 비용 절감을 위해 PC 사용기간을 3년에서 4년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남
□ 컴퓨터 서버 및 저장 (Computer Servers and Storage)
― 서버시장은 계속해서 급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됨
※ 지난 2/4분기 유닉스 서버 시장은 전년동기비 2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남(체이스 H&Q의 월터 위니츠키)
※ 서버 생산 업체들이 당면한 가장 큰 리스크는 내년에 올해와 같은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이 실망할 수 있다는 점에 있음
― 저장장치에 대한 수요도 강세를 지속할 것임
※ 기업들의 하드웨어 투자예산에서 저장장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 25%에서 최근에는 50%로 높아졌으며 2003년까지는 75%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가트너 그룹)
― 따라서 이 분야의 선두 주자들의 경우에는 앞으로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됨
※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의 경우에는 향후 2분기 동안 40% 가량의 성장세를 보일 것임(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존 B. 존스 Jr.)
□ 소프트웨어
― 인터넷의 확산으로 소프트웨어 산업도 순항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됨
□ 결국 일부 업종의 경우 우려할 만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나 기술산업 전반적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됨
― 따라서 「기술지출 확대 → 생산성 향상 → 경제성장」이라는 善순환 고리는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경제적 충격이 발생할 경우에도 예전의 경기주기에서와는 달리 성장률 감속에도 불구, 기술 산업이 심각한 침체국면으로 접어드는 일은 나타나지 않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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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경제 몰락할 것인가(下) ... 인터넷 파국론의 논리
2000.10.02
2. 인터넷 파국론의 논리
□ 이제까지 우리는 성장률 감속에도 불구, 기술 산업이 심각한 불황국면으로 접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자들의 견해를 살펴봤음
― 다음은 비즈니스 위크誌의 편집장인 마이클 J. 만델이 최근 펴낸 『The Coming Internet Depression』에서 전개하고 있는 인터넷 불황론의 논리를 살펴볼 차례
□ 95년 이후 美 경제의 실적은 60년대 황금시대에 견줄 만함
― △ GDP 성장률 연평균 4.4% 달성 △ 실업률 4% 수준으로 하락 △ 생산성 향상률 연률 2.8% 등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안정된 상태를 유지했음
― 그러나 △ 경기둔화 징후 △ 高유가 등으로 이러한 호황 뒤에 찾아올 상황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음
□ 정보통신 혁명으로 인해 경기순환주기의 변동성이 완화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임
― △ 공급망 자체가 컴퓨터화됨으로써 실시간 재고관리가 가능해졌다는 점 △ 생산성 향상률 가속과 경쟁 격화로 인한 물가 안정 등이 대표적인 논거로 지적될 수 있음
― 그 결과 가장 비관적인 사람들조차도 "온건한 형태의 경기후퇴"(mild recession)을 예상하고 있을 뿐이며 그것도 앞으로 수년 뒤에나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음
□ 그러나 新경제는 기술혁명의 산물인 동시에 금융혁명의 결과이기도 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변동성을 안고 있음
― 분석가들이 90년대 美 경제의 잠재적 성장력을 과소평가해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불황 국면이 미래에 다가올 가능성도 경시되고 있음
□ 모든 경기순환에는 고유의 약한 고리가 존재함
― 舊경제 경기순환주기에서는 자동차와 주택 부문의 역할이 가장 중요했고 新경제 경기순환 주기에서는 기술산업과 금융시장의 비중이 매우 큼
― 기술산업의 주기가 상승세를 나타낼 경우에는 △ 低물가 상태의 장기지속 △ 기술관련 투자지출 급증 △ 급속한 기술혁신 속도 △ 증시 활황 등에 의해 별다른 리스크없이 순항할 수 있었음
― 이러한 기술산업의 주기가 하락세로 반전될 경우에는 지금까지의 경기순환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극심한 불황국면이 도래할 우려가 큼
※ 즉, 기술관련 투자와 기술혁신이 정체되고 증시가 속락하면서 경기후퇴 폭이 과거에 비해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얘기
2.1 기술 부문의 호황 배경
□ 기술산업이 사상 유례없는 "리스크(를 회피하지 않는) 자본"에 의해 추동돼왔다는 점도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음
― △ 이노베이션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는 일련의 금융기관들이 사상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탄생했으며 △ 뛰어난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기업가들이 기존 기업들에 버금가는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공간을 갖게 된 것도 처음있는 일이었음
― 이런 점에서 볼 때 기술이 新경제의 엔진이라면 금융은 연료(fuel)인 셈
※ 지난 10년간 벤처 캐피탈의 규모는 연평균 50억 달러씩 늘어나 지금은 1,000억 달러에 달함. 시스코 시스템스, 아마존 닷컴, 야후, e베이, 카머스 원 등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사업 초창기에 막대한 벤처 자금의 수혜를 누릴 수 있었고 이후에는 증시 활황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기 때문
― 따라서 금융의 도움이 없었다면 인터넷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훨씬 더 늦은 속도로 찾아왔을 것임
※ △ 온라인 비즈니스가 전개됐다고 해도 기존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그쳤을 것이며 △ 전자상거래의 발전 속도도 훨씬 느렸을 것이고 △ 그 결과 新경제의 전반적 규모는 지금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을 것임
<美 벤처 캐피털 증가 추이>
□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가능성"(availability of financing)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부자(富者)가 될 수 있는 기회"(opportunity to get rich from new idea)야말로 이노베이션이 과거에 비해 한층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말할 수 있음
― 이러한 이노베이션에 힘입어 높은 생산성 향상률, 低물가 및 투자확대가 가능해지면서 미국이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기술혁명에 따른 수혜를 더 많이 누릴 수 있게 됐음
※ 獨·日 등도 동일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었지만 미국에 비해 금융시장이 낙후돼 리스크의 과감한 수용이 어려웠기 때문에 뒤쳐질 수 밖에 없었음
□ 하지만 新경제는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고 있음
― 경기하강이 시작되면 「증시 활황 → 기술혁신에 필요한 자금 증가」라는 90년대의 善순환 효과는 더이상 유지되기 어려우며 그 대신 「증시 속락 → 리스크 성향이 높은 자본의 감소 → 신생 기업의 어려움 가중 → 기술 혁신 및 생산성 향상률 둔화 → 증시 속락 → 투자지출 감소 및 인플레 상승」의 惡순환이 나타날 것임
― 연준리가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한다면 기술산업의 경기후퇴는 훨씬 더 완만하고 단기간에 그칠 것임
※ 그러나 만약 정책 당국의 대응이 실기(失期)할 경우에는 경기후퇴폭은 훨씬 더 커질 뿐만 아니라 재앙에 가까운 것이 될 수도 있음. 이른바 인터넷 불황(Internet Depression)의 도래 가능성!
― 이러한 인터넷 불황은 우선 기술부문에서 시작돼 경제 전반을 파국으로 몰고 갈 것임
※ 정부의 사회안전망에 힘입어 30년대 대공황기와 같이 실업률이 25%로 급등할 우려는 적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더 심각한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음
□ 불행하게도 정책적 오류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 상황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어렵게 만들고 있음
― 新경제의 성격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지 않다는 점이 정책적 오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 평가됨
― 또한 기술부문의 침체와 더불어 나타나게 될 생산성 둔화와 물가 상승이 연준리의 금리인하를 더욱 어렵게 만들 우려도 있음
※ 특히 美 기술 산업의 침체가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로 나타날 경우에는 달러貨 속락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연준리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
2.2 경기후퇴의 모멘텀
□ 기술부문의 경기후퇴는 물론 하룻밤새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은 아님
― △ 막대한 벤처 자금 △ 심리적인 안정감("buy on the dips"가 대표적) 등 경기후퇴에 따른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을 갖고 있다는 것임
※ 따라서 美 증시가 올 초에 고점을 지난 것으로 확인된다고 해도 경기후퇴가 본격화되기 까지는 2년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임
― 더욱이 장기추세는 여전히 정보통신 관련 산업의 전망을 유망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임
※ 대공황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자동차 산업이 종전후에도 경제 전반을 주도했던 것처럼 하이테크 산업도 단기적으로는 타격을 받더라도 장기적인 성장세에는 변화가 없을 것임
―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경기후퇴 폭을 줄일 수 있는 지지요인이 될 수 있을 것임
▷ 美 벤처 캐피탈의 發展史
· 현대적인 증권시장은 철도, 유틸리티 등 대규모 업체들의 자본조달을 돕기 위해 1800년대에 탄생. 그러나 당시만 해도 기술혁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소형 업체들의 경우에는 자본시장 접근이 쉽지 않았음. 그 결과 신생 업체들의 자금 조달은 매우 어려웠음
· 미국식 벤처캐피탈 시장은 이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발전하기 시작했음. 지난 46년 최초의 벤처 캐피탈 업체인 ARD(American Research & Development)가 탄생했지만 상당한 기간동안 그 경제적 의미는 미미했음. 88년(80년대 최대치 기록)에도 벤처 자금의 규모는 50억 달러에 불과했음(당시 美 R&D 규모는 1,340억 달러).
· 그러나 지금은 R&D 투자 규모와 맞먹는 수준으로 성장했음. 올 상반기에만 벤처 자금의 규모는 평균 1,000억 달러로 전체 R&D 투자 규모의 40%에 달함. 더욱이 실제 벤처자금의 효과는 이러한 수치가 나타내는 것 이상으로 막대함. 98년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벤처자금 1 달러 투자에 따른 특허 신청건수는 R&D 1 달러 투자의 3∼5배에 달함
□ 벤처 캐피탈이 R&D 투자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장化하는 점에서는 대단한 강점을 지니고 있음
― 벤처 캐피털의 지상과제는 시장 점유율 유지가 아닌 이윤 극대화에 있음. 또한 국가적 안보나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도 별다른 관심이 없음. 그 결과 벤처 자금은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벤처 기업들로 집중될 수 있었음
― 급속한 기술혁신이 가능했던 것도 바로 이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음. 신생기업의 성공적인 출발은 정보통신, 헬스케어, 보험, 금융서비스, 유틸리티, 부동산, 미디어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 새로운 경쟁자를 만들어내기 때문
※ 기존 기업들도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기술혁신을 가속화시킬 수 밖에 없었고, 더 많이 투자해야 했으며, 경쟁력 유지를 위해 가격인상을 자제해야 했음
※ 휴먼 지놈 프로젝트가 벤처 기업들의 참여로 예상보다 훨씬 빨리 올 봄에 발표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기술혁신에 힘입은 바가 큼
□ 그러나 급속한 기술혁신이 이러한 벤처 캐피탈의 발전에 힘입어 가능했다는 점 자체가 문제의 근원임
― 벤처 캐피탈은 경기와 증시에 매우 민감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음
※ 증시가 불안하게 되면 기업공개시장이 사실상 마비되고 뒤이어 약 1년의 시차를 두고 벤처 캐피탈 업계도 침체를 겪게 됨
※ 예컨대 87년 증시 붕괴후 벤처 자금 규모는 87년에서 91년간 약 50% 이상 감소했음
― 증시가 붕괴되지 않고 "지속적인 약세"(sustained decline) 국면에 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날 것임. 벤처 자금이 하룻밤 사이에 말라버리지는 않겠지만 투자수익률이 감소하면서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크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
2.2.1 기술혁신과 생산성
□ 무선 통신 등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상품이 계속 등장하고 있지만 신생기업들이 출현하지 못할 경우 미국은 新경제의 가장 큰 특징인 "아이디어의 시장化"(from idea to market)라는 장점을 상실하게 될 것임
― 노동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95∼98년 동안 생산성 향상분의 절반 이상은 급속한 기술혁신의 결과였음
― 이 과정에서 벤처 캐피탈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했는 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근 몇년간 벤처 캐피탈이 IPO를 주도한 기업들은 대다수가 성공적이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음
2.2.2 기업투자
□ 90년대 후반기 동안 자본투자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연률 11%의 속도로 증가해왔음. 이는 지난 5년간 투자재 가격 하락에 기인한 바 크지만 기술 산업 내부의 경쟁이 격화됐기 때문이기도 했음
― 기술산업의 경기가 후퇴한다고 해도 정보기술 및 인터넷 관련 투자는 의미가 있음. 하지만 기술혁신 속도와 성장률이 떨어지는 상태에서는 컴퓨터와 정보통신 체계를 업그레이드할 유인이 줄어들게 됨. 또한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려운 부분에 대한 투자도 쉽지 않게 될 것임
※ 기술 부문 투자가 총 기업투자의 40%, 교통부문을 제외한 장비투자의 63%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후퇴할 경우 우선 삭감 대상이 될 것임
<총 기업 투자에서 기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
2.2.3 인플레이션
□ 기술산업의 경기후퇴 초기 국면에서는 역설적으로 인플레 리스크가 더 높아질 것임
― 노동 및 재화시장의 경직성이 여전할 것이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률의 둔화와 기업투자의 감소는 상품가격을 올리지 않고서는 임금인상 압력을 해소하기 어렵게 만들 것임
※ 대기업들도 더이상 신생기업들과의 경쟁을 우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가격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물가상승요인
― 기술혁신 속도의 둔화는 기술제품 가격 하락 속도 둔화를 통해 직접적인 물가상승압력으로도 작용할 것임
※ 90년대 후반기 동안 소프트웨어 및 정보통신제품 가격의 하락은 물가상승률을 0.5% 포인트 인하하는 효과를 가져왔음. 그러나 기술혁신이 둔화될 경우 이러한 효과는 줄어들 것임
2.2.4 고용
□ 90년대 후반기 동안 늘어난 일자리 수의 60%는 관리직이나 전문가 직종과 관련돼 있음
― 따라서 기술부문의 경기후퇴가 본격화될 경우 이들이 일차적인 피해자가 될 것임
※ 이미 올들어 현재까지 닷컴 관련 기업들에서만 총 17,000명의 실직자가 발생했음
― 또한 임시직 기술 노동자, 독립적인 컨설턴트, 프리랜서, 프로그래머, 웹 디자이너 등도 고용불안에 직면하게 될 것임
2.2.5 증시
□ 新경제에서 증시를 빼놓고 기술부문의 순환을 설명하기는 어려움
― 기술산업의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증시는 급락하게 될 우려가 높음
□ 이러한 상황이 도래할 경우 연준리가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지만 문제는 정책 당국자들의 대응이 실기(失期)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 있음
― △ 20년대 후반과 30년대 초반 연준리의 긴축정책이 증시 붕괴와 대공황을 유발했던 것이나 △ 日本銀行의 금리인상으로 90년 日 증시가 몰락한데 이어 91년 경기침체가 본격화됐던 것과 △ 高금리 처방으로 97년 아시아 위기를 심화시킨 IMF의 오류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음
― 연준리 내부적으로도 이른바 新경제론이 컨센서스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정책적 오류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만듬
※ 기술부문의 경기후퇴(그 폭이 커진다고 해도)를 90년대의 경기과열에 따른 정상적 조정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견해도 나타날 것임
― 또한 경기후퇴로 달러貨 가치가 떨어질 경우 연준리의 금리인상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임
※ 달러貨 가치가 하락하면 美 기업투자의 23%를 차지하는 해외자금의 유입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
<美 기업 투자와 외국인 자금>
□ 물론 인터넷 불황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가능한 한 조기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임
― 舊경제는 자동차와도 같아서 예상 밖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브레이크를 밟기만 하면 되지만 新경제는 비행기와 비슷해 계속 날 수 있기 위해서는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만 함. 즉, 새로운 투자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속도를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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