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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한국경제위기와 장기전망

나나크 카크와니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 교수)


한국 경제위기는 사회경제적.인구학적으로 모든 계층에 영향을 미쳐서 일부 계층은 더 큰 고통을 겪었으며 거시경제정책만으로 이들 계층의 고통을 경감시킬 수는 없었다. 실업자에 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정보를 바탕으로 정부는 실업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 정부의 한정된 자원으로 일부의 목표집단을 효율적으로 돕는 정책(efficient targeting policy)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경제위기는 남성과 여성 노동자 모두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 남성 실업률이 1997년 2.9%에서 1998년에는 7.6%로 급증한 반면 여성의 경우는 1997년 2.4%에서 1998년 5.6%로 증가하였다. 경제위기 결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급격히 하락했는데,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하지 않았다면 실업률이 더욱 악화되었을 것이다.

한국의 실업문제는 단기적 성격을 띠고 있다. 1998년 146만 실업자 중에서 119만이 단기실업자이고 15만명이 장기실업자였는데 이는 한국의 실업대책의 방향과 문제를 제시해 주고 있다. 경제위기의 충격이 장기실업자에게 더 큰 고통으로 작용함에 따라 정부정책의 우선순위는 이들에게 집중되었다. 그러나 장기실업자수가 전체 실업자수와 비교하여 훨씬 작아 이들에게 고용기회를 주는 데 많은 재원이 소용되지는 않았음을 시사한다. 신규진입자의 실업은 현저히 감소하였는데 이는 많은 기업들이 비효율적인 노동력을 노동시장의 신규진입자로 대체하였기 때문이다.

경제위기는 일반적으로 직업의 안정성을 저해하고 이는 다시 발병빈도를 증가시키지만 한국은 예외적이다. 그러나 질병에 따른 결근이 1990~97년 사이 연 3.8%의 증가세를 보인것은 주목할 만하며 이는 근로자의 복지에 중요한 시사점을 주기 때문에 더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 단, 경제위기로 노사분규가 증가함에 따라 근로일수 손실(결근)이 매우 컸음은 사실이다.

경제위기 전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은 고도성장의 수익이 여가 증가라는 형태로 근로자에게 확산되면서 근로시간이 태폭적으로 단축되었다. 경제위기 이후 여성보다 남성근로자를 중심으로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근로시간 단축이 일어났으며 그 결과 소득의 감소를 초래했다.

경제위기 전 한국은 총 취업자가 연간 2.14%씩 증가해 왔다. 이러한 증가는 도시지역 취업자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도시지역 취업증가율은 3.49%로 농촌지역 취업감소 2.02%보다 높았다. 이에 따라 농촌지역 취업비중이 급격히 감소하였으며 이는 도시화에 따른 심각한 문제를 시사하고 있다.

경제위기 이후 15~19세 연령층의 실업률이 1997년 10.8%에서 1998년 20.7%로 급증하여 10대 실업에 대한 정부정책의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경제위기 전에는 710만명이 정규직 근로자로서 전체취업자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였으나 경제위기로 정규직 근로자는 18.21% 감소하여 1998년 644만명을 기록하였다. 정규직 근로자의 고용안전성을 회복시키는 정책이 필요하지만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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